고급 와인 수집가이자 사기꾼으로 악명 높은 하디 로든스톡이 오랜 투병 끝에 76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고 독일 언론이 전했다.
독일 유력 일간지 쥐트도이체 자이퉁에 따르면 로든스톡 – 음악 업계에서 일하다가 오래되고 희귀한 와인을 찾아내는 데 놀라운 실력을 발휘하고 화려한 테이스팅 행사를 열면서 명성을 얻었다 – 이 지난 5월 19일 세상을 떠났다.
로든스톡은 1985년 벽으로 막힌 파리의 한 지하실에서 18세기 와인을 십수 병 “발견”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제퍼슨 와인으로 알려진 이것들은 보르도의 블루칩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것으로 일부 – 1787 샤토 라피트 한 병을 포함 – 는 “Th:J”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로든스톡에 의하면 이 글자는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이 외교관으로 파리에 파견되었을 당시 구입하여 소유했음을 의미한다.
이 와인 세 병 – 1787 라피트, 1784 샤토 디켐, 1784 샤토 마고 하프 보틀 – 은 1980년대 중반 크리스티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하지만 미국 토머스 제퍼슨 재단에서 진품 여부를 두고 의문을 제기했고 이것은 곧 제퍼슨 와인 몇 병을 구매한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예술 작품과 와인 수집가인 윌리엄 코흐로부터 수차례의 소송으로 이어졌다.
로든스톡은 이 와인들이 모두 진품이라고 꿋꿋이 주장하면서도 법정 소송에 참여하거나 그것들을 누구에게서 샀는지, 정확히 몇 병이 어디에서 발견되었는지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이 사건은 벤저민 월러스의 『억만장자가 산 식초(The Billionaire’s Vinegar)』라는 책으로도 출간되었다. 책에 따르면 실험 결과 이 와인은 1960년대 초에 생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후에 크리스티의 전 와인 디렉터이자 베테랑 디캔터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브로드벤트가 명예훼손으로 영국 출판사 랜덤 하우스를 고소하자 출판사는 공식 사과하고 손해배상을 하기도 했다.
이 책은 몇 년 동안 영화화 소문이 돌며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스카 수상 배우인 매튜 매커너히가 그 자리를 꿰찼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