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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스의 당도 전쟁

제인 앤슨이 알자스 와인의 당도 분쟁을 들여다보고 여전히 평화 협정을 맺지 못하고 있는 양측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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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알자스의 보르부르그 그랑 크뤼 포도원 / 사진 제공: 도멘 뮈레

“엄밀히 말하자면 논의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질러대고 있다는 말이 더 옳지요.” 장-프레더릭 휘겔이 말한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가장 그림 같은 테이스팅 룸이라 부를만한 곳에 앉아 있다. 고색창연한 리크위르라는 마을 중간쯤에 위치한 휘겔 에 퓌스 와이너리는 절반은 목재로 만들어지고 노란색으로 페인트칠된 건물로, 이 마을에 늘어서 있는 무수히 많은 멋들어진 건물들 중 하나다. 건물 가장자리마다 화분이 매달려 있고, 안뜰에는 차양이 쳐져 있으며, 오래된 우물과 내닫이창이 아주 많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관광객이 몰려들어 도시 전체가 북적댄다. 하지만 오늘은 가볍게 보슬비가 내려 관광객이 적어서 우리는 비교적 한가로운 키치적 분위기 속에 마음껏 와인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알자스 와인의 당도라는 주제가 나오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우리는 그 전날 참석했던 브랑 그랑 크뤼 테이스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투르크하임이라는 마을 가까이에 위치한 브랑은 곳곳의 진흙과 석회석 지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진트-훔브레이트, 조스메이어, 샤를 바우어, 알베르트 복슬러를 비롯하여 이 지역 최고 생산자들 중 상당수를 포함한 13곳의 생산자들이 북적대고 있다. 그 와인들을 테이스팅하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많은 와인이 프랑스 와인 생산지 중 가장 북쪽인 이 지역에서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리슬링의 잠재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모두가 리슬링 포도를 쓰긴 했지만 브랑이라는 와인의 고유한 특징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테이스팅에 나온 와인의 당도가 완전한 드라이(조스메이어, 리터 당 2그램 미만)에서부터 리터 당 9그램(프랑수아 바우아)까지 너무나도 다양했기 때문이다.

와이너리 셀러에서든 각 가정에서든, 알자스에서는 이런 현상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와인 라벨에 많은 정보가 담겨 있지 않다는 사실 역시 도움이 안 된다. 그리고 이것이 이런 열띤 논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당도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바로 알자스의 정체성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각자 자기만의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절반은 그것이 나쁘다고 이야기하고, 절반은 그것이 우리 와인의 전통적인 특징이라고 생각하죠.” 휘겔이 지적한다.
도멘 슐럼베르거의 세버린 베이동-슐럼베르거는 약간의 당도(그녀는 리터 당 5그램 정도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가 남지 않으면 최종 생산된 와인에서 그녀의 세링 그랑 크뤼의 테루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도 완전한 드라이 와인을 생산한 적이 몇 번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했더니 리슬링이 너무 메마르게 느껴져 진정한 특징을 가리더군요. 당도가 약간 있는 것이 광물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봅니다.” 그녀가 내놓은 훌륭한 와인을 수평 테이스팅하는 도중 들은 말이다.

조스메이어의 와인메이커 이사벨 조스메이어는 이와 정반대로 당도가 테루아의 특징을 나타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코웃음을 치며 오래 전부터 ‘진짜’ 드라이 리슬링을 표방해왔다. 진트-훔브레이트의 스코틀랜드 출신 와인메이커 폴 매커디는 당분이 알코올로 완전히 바뀌든 아니든, 효모가 자연적으로 활동을 멈출 때까지 발효하게 놔두는 방식을 쓴다.

이 세 가지 와인 모두 바이오다이내믹 방식으로 포도를 재배하고(슐럼베르거의 경우 과정 전체는 아니지만), 모두가 매우 훌륭한 와인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들은 당도에 관한 한 매우 다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 잠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와인은 본디 모두 포도 덩굴에 매달린 포도의 달콤한 즙에서부터 시작되어 어느 정도 당분을 갖는다. 양조 과정(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효모의 활동)을 통해 이 당분이 알코올로 바뀌지만 진정한 당도 0퍼센트 드라이 와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당도가 리터 당 2그램(2퍼센트) 미만으로 내려가면 더 이상 단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 산도, 포도 품종, 아로마의 강도, 와인의 숙성 정도, 태닌, 다른 쓴 맛… 이 모두가 합쳐져 와인의 단맛을 느끼는 우리의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 와인을 마시는 온도까지 말이다.

하지만 알자스에서는 ‘진짜’ 드라이 스타일이라는 것을 두고 유독 논란이 많은 것 같다. 그곳에 있는 동안 느낀 흥미로운 점 하나는 테이스팅 도중 완전한 드라이 와인에 이르면 꼭 “아, 그건 전문가들을 위한 거죠….”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몇 달 전 줄리앙 샤알이 해준 말이 생각났다. (그는 알자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하는 와인메이커다)

“처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친구들과 함께 내 알자스 리슬링을 마셨을 때 그들은 와인이 너무 달다며 진저리를 쳤어요. 솔직히 말하면 나는 거의 느끼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엘진 계곡에서 샤르도네를 통해 얻고 있던 풍미의 명확성과 강도를 통해 프랑스에서의 와인 제조 과정을 완전히 다시 생각하게 됐죠.”

약간의 당도가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논리 역시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 리즐링은 자연적인 산도가 높다. 그것은 다른 포도 품종에서는 불가능한 당도 조절이 가능함을 의미한다.(거기에 아로마 구조의 복합성까지 더하면 왜 일부 와인 생산자들이 라벨에 정확한 당도를 표기하는 것을 꺼리는지 이해할 법하다.)

표시된 당도에 주의를 기울인 채로 테이스팅을 하면 수치를 미리 보는 것만으로 테이스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 알자스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열띤 논쟁(이미 오래되었다)은 이런 와인 맛의 다양성을 누구보다 열렬히 옹호하는 사람들조차 그 혼란이 소비자와 자신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당도의 영향을 느껴보고 싶다면 마셔보아야 할 와인들

도멘 슐럼베르게 리슬링 세링 그랑 크뤼 2012
미네랄 맛이 아주 강한 훌륭한 와인으로 끝으로 갈수록 풍미의 수축이 일어나 레몬 껍질의 살짝 쓴 맛을 강조하고 앞으로 긴 숙성 기간을 암시한다. 약간의 향신료 아로마로 매우 복합적이다. 당도 리터 당 5그램, 알코올 도수 12.5퍼센트.

트라페-알자스 리슬링 슐로스베르크 그랑 크뤼 2013
주브리 샹베르텡의 도멘 트라페는 정말로 마셔볼 가치가 있는 놀라운 알자스 리슬링을 만들고 있다. 정말로 가볍고 우아하며, 캐러핑 할 필요가 있다. 드라이처럼 느껴지지만 당도가 리터 당 6그램이나 된다. 이 와인을 마셔보면 당도가 테루아를 가린다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 포도에 힘을 전해주는 화강암 토양에서 나왔지만 2013년 빈티지에서는 신선함이 강조되었다. Ph 3.15, 당도 리터 당 6그램, 알코올 도수 12.5퍼센트.

조스메이어 리슬링 브랑 그랑 크뤼 2014
당도가 리터 당 2그램이 채 안 되는 ‘진정한 드라이’ 리슬링으로 놀라운 정밀함을 보여준다. 다른 브랑 그랑 크뤼 와인과 함께 테이스팅했을 때 이 와인의 첫인상이 약간 메마르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지만 잔에 따른 뒤 2분만 지나면 풍미가 더욱 강해지면서 신선한 시트러스에 스모키한 느낌, 점판암 풍미까지, 놀라울 정도로 강렬한 와인을 만나게 된다.

비셰르 & 샤알 리슬링 카스텔베르크 2014
알자스 그랑 크뤼 중 유일한 청색편암 지대에서 생산된 이 와인에는 배와 시트러스 아로마와 함께 혀에서는 복숭아와 팽팽한 향신료 맛을 느낄 수 있다. 완벽한 정점을 지닌 이 와인은 마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대감에 차 더 많이 맛보고 싶게 만든다. 풍미가 매우 강하게 농축되어 숙성 가능성이 명확하다. 당도는 리터 당 2.9그램, Ph 3.02,

마지막으로 당도에 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와인이 남았다.

휘겔 리슬링 셀렉시옹 데 그랭 노블 S 2009
이 와인은 보통 처음 수확을 시작하는 아주 조그만 진흙과 화강암 지대에서 생산되지만 2009년에는 기온이 유달리 높아 포도밭 다른 지역에 집중하고 이곳은 몇 주 동안 그대로 남겨두었었다. 몇 주 뒤 이곳 포도를 수확하러 왔을 때 완벽한 노블롯이 포도를 뒤덮고 있었다. 알자스에서 보낸 기간 중 맛본 가장 강렬하고, 가장 완벽하게 균형 잡힌 와인 중 하나다. 풍부하고, 겹겹이 에워싼 질감에 사프란, 살구, 모과, 꽃사과, 캐러멜, 라임을 느낄 수 있다. 당도가 리터 당 218그램에 달하는데 이 당도로 어떤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정확히 보여준다.

CREDIT

        • 작성자

          Jane Anson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6.06.23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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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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