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머물던 몬포르테 호텔에서 콘테르노 셀러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조반니 콘테르노(설립자 지아코모 콘테르노의 장남)는 전통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으로, 짧은 캐스크 숙성을 선호했던 동생 알도와 1969년에 갈라서기도 했다.
사실 두 사람 모두 뛰어난 와인메이커들이다. 조반니가 만든 가장 유명한 와인은 몬포르티노로 수확이 좋은 해에만 만들어지며, 한 통을 따로 떼어 캐스크에서 7년 이상 숙성시킨다.
‘트라디지오네’(전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라는 말을 할 때에는 그의 눈빛이 더욱 밝게 빛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현대의 신기술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마세라시옹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온도 조절 기술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도 했다.
아주 좋은 빈티지의 경우 콘테르노 와인은 매우 훌륭하고 그 수명도 길지만 실망스러운 경우도 있다. 특히 오래 되고 빈약한 빈티지가 더욱 그렇다.
그가 만든 바롤로와 몬포르티노를 매우 사랑하긴 하지만 실제로 내가 사고 마셨던 와인은 돌체토(마지막 빈티지 2000)와 바르베라 달바였다. 뼛속까지 전통을 따랐으면서도 풍부한 과일 풍미가 곁들여졌던.
조반니가 2004년에 작고한 뒤 그의 아들 로베르토가 아버지의 스타일을 이어나갔다. 그는 바리크 숙성에 그렇게 심하게 반대하진 않지만 포도원 자체에서 찾을 수 없는 다른 외부의 요소를 와인에 더하고 싶어 하진 않는다.
“저는 사람들이 ‘이 와인 정말 맛있는데 무엇인지 모르겠어’라고 하는 것보다 ‘마음에 들진 않는데 무슨 와인인지는 알겠다’라고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말이다.
-지아코모 콘테르노, 바롤로 2004
뜨끈한 스파이스 향에 체리와 라즈베리 아로마가 더해졌다. 미디엄 바디에 확연한 산도가 붉은 과일의 특징을 더욱 강조한다. 농축되고 타닌이 꽤 강하지만 거칠지는 않고,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신선하다. 신중하고 절제된 와인이지만 그 밑바탕에는 우아함이 깔려 있다. 여운이 길다. (100점 만점에 93점)
마시면 좋을 시기: 2016-2030
알코올 도수: 14.5%
-지아코모 콘테르노, 바르베라 달바 2009
달콤하고, 강렬한 자두 향이 난다. 자두와 붉은 과일 풍미의 공격은 진하고도 톡 쏜다. 발랄한 느낌 덕분인지 높은 알코올 도수는 그렇게 또렷이 느껴지지 않는다. 풍성하지만 무겁지 않고, 여운도 좋다. (100점 만점에 92점)
마시면 좋을 시기: 2016-2025년
알코올 도수: 15%
작성자
Stephen Brook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6.09.30
원문기사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