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엘리오 알타레와 그의 포도원에 서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린 하비스트(포도의 품질을 위해 일부 송이를 솎아내는 작업) 방식을 도입했을 때 그의 아버지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부르고뉴에 다녀온 뒤 포도를 최대한 많이 수확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그가 1978년에 포도송이를 솎아내기 시작했을 때 그의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냈다. 당연한 일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였고 포도는 곧 영양분이었다. 그런데 수확도 하기 전에 송이를 잘라버리는 건 멀쩡한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엘리오는 또한 화학 비료와 살충제 사용도 중지했다.
그러다가 1983년, 그는 전통적인 캐스크를 버리고 바리크를 새로 들여놓았다. 1985년에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엘리오는 유산 상속에서 완전히 배제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만의 포도원을 새로 시작해야 했다.
프랑스 오크 말고도 그는 윤전발효기를 구입했는데, 이것은 마세라시옹 과정을 짧게 해주면서 동시에 쓰디쓴 타닌이 나오지 않는 효과적인 추출을 가능케 해주었다. 당시만 해도 전통적인 바롤로는 쓴 맛의 타닌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여기에서 상세한 기술적인 부분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게다가 알타레가 향기와 과일 풍미, 숙성 잠재력이 부족한 와인을 만든다고 비난할 사람도 없다. 이런 방식에 확실한 장점이 하나 있다면 – 클레리코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방식을 채택했다 – 와인을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금세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주의자들은 병에서 오랫동안 숙성시킬 필요가 있는 타닌이 강한 와인을 만드는 데 안주하고 있습니다.” 그가 내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달리 숙성되기 전 타닌이 매우 강한 와인이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죠. 시간이 더 흐르면 결과가 매우 비슷해질 수는 있습니다. 와인은 포도 품종과 토양의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필레 스테이크와 같죠. 레어로 익히든, 웰던으로 익히든, 둘 다 필레 스테이크인 것처럼요.”
호리호리하고, 유머감각 있고, 겸손한 엘리오 알타레는 한 세대의 바롤로 생산자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고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해서 멋진 와인을 생산해내고 있다.
-엘리오 알타레, 바롤로 2006
체리와 딸기 향이 매우 향기롭지만 농축되고, 감미롭고, 날카로운 풍미는 달콤한 데서 그치지 않는다. 과도하게 추출되지 않아 강렬하고 길며, 진한 동시에 은은하다. 매우 스타일리시하다. (100점 만점에 92점)
마시면 좋을 시기: 2016-2030년
알코올 도수: 14.5%
-엘리오 알타레, 아르보리나, 바롤로 2009
매우 향긋한 라즈베리 향을 통해 순수한 과일의 매력과 정교함을 보여준다. 미디엄 바디이지만 혀끝에서는 풍부한 타닌이 느껴진다. 농축되었지만 쾌활하고, 우아한 느낌에 여운도 훌륭하다. (100점 만점에 92점)
마시면 좋을 시기: 2016-2035년
알코올 도수: 14.5%
작성자
Stephen Brook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6.09.30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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