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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와 해장

숙취와 해장

Eva Moon 2022년 1월 4일

우리는 아쉽게도 예년보다 조심해야 하는 연말과 연초를 맞이하고 있지만, 이맘때면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인들과의 모임이 잦아집니다. 술을 평소 즐기는 이들이라면, 사람들과 모여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는 때가 더 많아지는데요. 숙취 해소제나 꿀물, 혹은 다른 해장음식 등의 도움을 받는 한국처럼, 외국에서도 숙취에서 빨리 회복하기 위한 방법이 존재할까요?

<푸짐한 아침을 먹는 영국>

런던에 존재하는 펍의 수만 해도 3,500여 개로, 업무 후에는 근처의 펍에서 꼭 맥주 한잔을 해야 하는 영국 사람들은 주위의 유럽국가들에 비해서도 와인이나 위스키와 같은 다른 술도 더 많이 자주 즐기는 이들입니다. 이들이 과음 후 특별히 챙겨 먹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매우 풍성한 영국식 전통 아침 식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계란, 콩, 구운 토마토와 버섯, 해시 브라운과 토스트에 소시지나 베이컨이 더해진 꽉 찬 접시의 아침 식사, 여기에 케첩이나 HP 소스를 듬뿍 얹어 먹으면 전날의 숙취를 더 빨리 없앨 수 있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독일에선 절인 청어와 피클, 그리고 빵>

탄산음료, 주스, 맥주, 무엇이든 많은 양을 마신다는 독일인들이 마시는 맥주 축제, 뮌헨의 옥토버페스트에 간다면 다음날 독일식으로 해장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 온종일 같이 간 친구들과, 또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건배를 하고 맥주를 끊임없이 비우고 나면, 다음 날 Katerfrühstück라고 불리는 양파를 얹은 빵에 초절임한 청어와 오이피클을 같이 먹곤 한답니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해장음식의 종류일지 모르지만, 엄청난 맥주를 마시고 난 후의 숙취엔 특효일지도 모릅니다.

<에스프레소 : 최고로 간단한 이탈리아식 해장>

무척이나 풍성하게 파스타를 포함한 진미를 즐기는 이탈리아의 명절. 음식뿐 아니라 맥주와 와인도 마음껏 즐기게 됩니다. 이탈리아에서 위와 가슴이 꽉 찰 정도로 많이 마시고 먹은 후 속을 다스리는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들이키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라고 합니다. 에스프레소의 카페인이 숙취와 과식의 여파를 잠재우고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니, 커피는 이곳에서 만병통치약 같은 역할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양 내장요리에 허브를 가득 얹어 숙취를 다스리는 터키>

터키의 유명한 술, 라키(Raki)는 사자의 우유라고 불리기도 하는 아니스 베이스의 술입니다. 물이나 얼음을 넣어 희석해 마시는 술로 사랑받지만, 라키를 마신 후 숙취는 엄청나다고 합니다. 사자가 데려온 숙취는 풍성한 양 내장요리로 물리칩니다. Kokoreç이라고 불리는 이 요리는 상큼한 토마토와 고추를 올린 양 내장 요리로 숙취에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불가리아에서는 삼겹살 해장국을>

친구, 친지들과의 식사와 마시는 모임을 좋아하는 불가리아 사람들은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그들의 삼겹살 해장국을 먹습니다. 칼칼하고 시원한 한국의 해장국과는 매우 달라 상상하기 힘들지만, 삼겹살을 푹 끓인 탕에 식초, 마늘, 고춧가루, 식용유와 우유를 섞어 쭉 들이키고 나면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를 본다고 합니다.

<해장에 중요한 피클 : 폴란드>

이탈리아만큼이나 매우 간편한 해장 음식이 폴란드에 존재합니다. 바로 피클의 시큼한 주스를 들이켜는 것인데요, 상쾌하고 시큼한 피클 주스를 마시면 숙취가 바로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1/4컵 이상은 꼭 마셔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국가를 상징하는 푸틴은 캐나다의 만병통치 음식>

프렌치프라이를 가득 담아 몽글몽글한 치즈를 듬뿍 올리고 그레이비 소스를 얹은 푸틴은 캐나다의 퀘벡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자 캐나다에서 온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늦게까지 영업하는 음식점이 많지 않은 캐나다이지만 푸틴을 파는 곳만큼은 이곳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과음을 한 후 푸틴을 한번 먹어보라고, 캐나다인 친구는 그 효과를 자신하는군요.

<호랑이 우유를 마시는 페루 사람들>

놀라셨겠지만, Leche de Tigre(호랑이의 우유)라는 뜻을 가진 이 음식은 실제 호랑이의 우유가 아닙니다. 세비체로 전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은 중남미 미식의 나라 페루 출신으로 유명해진 우윳빛 라임향 가득 새콤한 주스를 일컫는 단어이지요. 페루와 칠레의 유명한 술 피스코(Pisco)로 엉망이 된 위는 세비체와 레체데티그레를 먹어 다독인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국물은 속을 진정시켜주는 해장 음식>

독어를 쓰고 독일에 가까운 오스트리아이지만, 대표적인 해장 음식은 굴라쉬 수프와 소시지입니다. 평소에도 즐겨 먹는 이 음식을 그대로 먹는 것이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멕시코도 참여하는 해장국 문화>

사람들과 두루 어울리고 파티하기를 즐기는 멕시코인들은 데킬라와 여러 술로 숙취를 경험하는 순간이 많겠죠. 이들이 숙취를 다스리는 방법은 메누도(Menudo)라는 해장국을 먹는 것입니다. 소의 뼈와 위를 푹 끓인 국물에 홍고추를 얹어 먹는 이 음식은 보통 다진 양파와 오레가노, 레몬주스 등을 더해 먹고 옥수수 또르띠야가 빠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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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Moon

파리 거주 Wine & Food Curator 음식과 술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한국과 프랑스에 멋진 음식과 술,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 oli@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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