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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와인 마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와인 마개

Eva Moon 2021년 7월 6일

우리는 와인 마개를 보고 그 와인의 가격이나 품질을 먼저 판단하는 때가 많습니다. 호주의 유명한 와인 펜폴즈(Penfolds)에서는, 화이트 와인은 스크루 마개를 이용하고, 레드 와인은 수출 지역에 따라 다른 코르크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호주에서 판매되는 레드 와인은 화이트 와인처럼 스크루 마개를 사용하지만, 미국에 수출되는 물량에는 내추럴 코르크를 사용하는 것처럼요. 세계적으로 많은 생산자들이 점점 더 다양한 와인 마개를 시도해보고 있음에도 미국은 물론 소비국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와인 마개에 대한 인식과 편견이 결국 최종 형태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시는 와인의 마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와인 마개 / 일러스트: Anjana PRABHU-PASEBAND (instagram.com/musingsofabrush)

천연 코르크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코르크는 가장 오랫동안 이용된 소재입니다. 하지만 이 형태의 코르크가 지금과 같이 널리 이용된 큰 이유는 와인 오프너가 판매되기 시작하면서라고 합니다. Quercus suber라 불리는 코르크 오크 나무의 껍질로 만들어진 코르크는 그 생산지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엄격히 보호되어 있습니다. 약 200년 이상 자랄 수 있는 하나의 나무에서 9-10년에 한 번씩 껍질을 벗겨내 와인병을 막는 코르크로 생산됩니다. 코르크가 가진 특유의 탄성 덕분에 와인병 안의 와인은 새어 나가지 않는 반면, 외부의 산소는 들어오지 못하게 막습니다. 한편 극소량의 공기를 아주 천천히 통과시키기 때문에 에이징으로 맛과 향이 발전할 수 있는 와인의 마개로 천연 코르크가 많이 쓰입니다. 코르크 나무 숲은 깎아낸 표피를 재생시키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니 상대적으로 지구의 환경 보호에 이상적인 마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연 코르크 소재를 이용한 다양한 코르크

천연 코르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무에서 껍질을 벗겨낸 후 코르크로 탄생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은 ‘끓이기’ 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껍질은 부드럽고 평평해지는데 오염을 막기 위해 깨끗한 물을 몇 번이고 바꿔가며 각 뱃지별로 끓입니다. 이후 코르크의 등급을 매기고 천연 코르크 혹은 그 외의 코르크로 작업 될지 운명이 결정됩니다. 손으로 모양을 찍어낸 후 눈으로 다시 한번 검수를 거치면 고급 코르크로, 가격은 개당 1유로가 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기계를 사용하면 그보다 저가의 코르크가 되는데 코르크를 찍어낸 후 나머지 부분은 분쇄해 결합 코르크의 재료로 씁니다.

천연 코르크가 가진 단점과 고민
2,4,6-트리클로로아니솔(trichloroanisole) 혹은 TCA라고 불리는 화학결합물은 나무 소재에 영향을 줍니다. 나무의 껍질에서 벗겨내어 만든 코르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천연 코르크를 탈색하는 과정에서 염소가 쓰이고, 코르크 세포벽과 반응해 트리클로로페놀이 생성되면 곰팡이와 유기물이 이를 휘발성분자인 TCA로 바꿉니다. 이 화합 물질은 와인으로 전파되어, 와인에서 젖은 상자나 하수구, 웅덩이에서 나는 기분 나쁜 향으로 와인 본연의 맛과 향을 가리는데, 입장 차이에 따라 여러 논란이 있지만, 코르크 업계에 따르면 코르크의 약 1~2퍼센트가 오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천연 코르크는 일반 스크루 마개에 비해 약 3배 정도 비싸며 생산자와 모델에 따라 그 공기 투과성에 차이를 보여 생산자가 그 특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인이 세워져 보관될 경우 건조된 천연 코르크가 와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와인을 오픈할 때 코르크가 바스러져 와인에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와인과 직접 닫는 멀티 피스 코르크의 한 부분

천연 코르크 소재를 이용한 다양한 코르크
결합 코르크(Agglomerated Cork)는 내추럴 코르크 조각을 풀과 압력을 이용해 붙여 만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부스러지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구입 후 빨리 소비해야 하는 와인에 주로 쓰입니다.
멀티 피스 코르크(Multi-piece Cork)는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조각을 풀을 이용해 만듭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지역은 샴페인으로, 한번 코르크를 제거하면 병에 다시 넣을 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스틸 와인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코르크 나무 껍질의 남은 부분을 결합 코르크와 와인이 닫는 부분에 붙여 내구성을 높인 제품입니다.
Colmated Cork는 중간 이하 등급의 내추럴 코르크의 빈틈을 내추럴 코르크 파우더로 채워 만듭니다. 와인을 오픈할 때 좀 더 부드럽게 빠져나오는 느낌이 들며 몇 년간의 숙성도 견딜 수 있습니다.

합성 코르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합성 코르크는 플라스틱이나 설탕, 사탕수수를 주원료로 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를 녹여 내추럴 코르크와 유사한 크기와 형태를 잡아 만듭니다. 내추럴 코르크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여, 와인병을 세워 보관해도 문제가 없고 공기 투과율을 예측할 수 있으며, 와인 코르크 훼손을 걱정하지 않고 와인을 오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내추럴 코르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며 스크루 캡보다도 더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스크루 마개와 크라운 캡 / 사진 출처: pexels by Terje Sollie

스크루 마개의 시작
알루미늄 스크루 마개는 1964년 오염된 내추럴 코르크로 반품되는 와인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Yalumba라는 호주 와이너리에서 근무하던 Peter Wall에 의해 개발되었지만, 1970년 후반에 상용화되었습니다. 이후 호주 와이너리의 대부분은 알루미늄 덮개에 플라스틱이 더해진 스크루 마개를 대대적으로 사용해 코르크 업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킵니다. TCA에 의한 코르크 오염의 가능성이 없고 산소의 투과율이 내추럴 코르크 이용 시에 비해 적으므로 병입 전 아황산염을 비롯한 산화 방지제의 사용량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천연 코르크를 고집하는 생산자와 전문가들은 스크루 마개가 공기의 유입을 지나치게 막기에 와인의 에이징에 따른 와인의 자연스러운 발전을 저해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호주의 와인 업계를 비롯한 많은 연구 결과에서는 스크루 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우아한 와인으로 천천히 발전되도록 한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스크루 마개에 대한 우려
환경에 대한 우려가 점점 부각되는 요즘, 스크루 마개 제작을 위해 사용되는 알루미늄의 처리 방식과 그로 인한 공기와 물의 오염은 재활용을 장려한다 해도 쓰레기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내부의 둘레를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플라스틱도 스크루 마개의 재활용을 막는 이유가 됩니다. 또한 마개에 이용되는 플라스틱은 PVDC(Polyvinylidence chloride)를 태울 때 나오는 독성물질로 서유럽에선 사용이 금지되어 있지만 여전히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스크루 마개를 더 많이 쓰고 싶지만..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석유를 이용해 만드는 스크루 마개는 환경 오염의 비난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재활용 로고를 적극적으로 프린트하지 않는다면 와인을 오픈 한 후 재활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은 편입니다.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는 환경 오염의 우려가 덜하지만, 생산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일반적인 플라스틱 소재가 더 널리 쓰입니다. 나무로 된 내추럴 코르크에 비해 오픈이 예상보다 쉽지 않으며, 와인의 맛과 향에 예민한 사람들은 플라스틱의 냄새가 와인의 맛과 향에 주는 미세한 영향을 감지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형태의 와인 마개들
1) 유리마개 : Vinolok 혹은 Vinoseal로도 알려진 유리 마개는 2003년 유럽 시장에 소개되었습니다. 유리 소재에 플라스틱을 둘러 단단히 고정되도록 제작되어 있으며, 트렌디한 바틀을 쓰는 몇몇 생산자를 통해 알려지고 있습니다.
2) 크라운 캡 : 샴페인의 데고쥬망 전까지 그리고 맥주나 탄산음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라운 캡은 펫낫이라 불리는 내추럴 스파클링의 마개로 자주 이용되며, 천연 코르크를 고집하지 않는 생산자들이 스틸 와인을 막는 데 이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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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Moon

파리 거주 Wine & Food Curator 음식과 술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한국과 프랑스에 멋진 음식과 술,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 oli@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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