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할리우드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뉴욕에 있는 조니 리 밀러의 아파트를 방문한 것을 인증한 파파라치의 사진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 화제의 사건으로 안젤리나 졸리가 전 남편 조니 리 밀러와 재결합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팬들 사이에서 고조되는 등 이목이 집중된 상태였다. 당시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예상했던 언론 보도는 이날 졸리의 한 손에 들렸던 와인 한 병이 큰 역할을 했다. 평소 할리우드 스타들 중에도 다양한 와인을 섭렵하며 즐기는 것으로 이름난 졸리가 첫 남편이었던 조니 리 밀러와의 애틋한 만남에 와인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졌을 정도다.

그런데 한 때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미국 할리우드의 수많은 스타 중에는 와인과 떼레야 뗄 수 없는 쫀득한 관계의 유명인들이 많다. 더욱이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유명 스타들이 잇따라 와인에 대한 관심을 표하면서 이에 대한 대중이 관심도 높아진 분위기다. 팬들이 가장 쉽게 목격할 수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와인 사랑은 그들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SNS 등을 통해서 이뤄진다. 팬들과 소통의 창으로 활발하게 활용되는 SNS에서 스타들은 공공연하게 다양한 와인들을 즐기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공개해오고 있는 덕분이다. 할리우드 스타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그들의 와인 사랑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의 유명 드라마이자 영화로 제작됐던 ‘섹시앤더시티’의 여주인공 사라 제시카 파커다. 그가 뉴질랜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와인 기업으로 성장한 ‘인비보’(Invivo)와 협업으로 화이트 와인을 출시한 사례인데, 그의 와인 출시는 단순히 그의 명성만을 빌려주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당시 와인 출시를 위해 와인의 혼합부터 라벨 제작 등 세밀한 부분까지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기대가 모이기도 했다.

사라 제시카 파커의 와인 안목은 팬들 사이에서도 이미 유명하다. 그가 선택하고 즐기는 와인에 대해 팬들은 “그는 와인에 대해 누구보다 좋은 안목을 가지고 있다”면서 “마치 그가 선택해왔던 수많은 훌륭한 할리우드 작품들처럼 그의 한 손에 들린 와인은 곧 팬들 사이에서 품질 좋은 제품이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고급 와인이라는 인식을 주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그리고, 그의 뜨거운 와인 사랑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가 최근 본인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여름을 수많은 팬들과 함께 와인을 즐기고,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예고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오는 7~8월경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때도 어김없이 그의 한 손에는 그녀가 출시했던 와인이 들려 있을 것으로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할리우드 스타이자 배우 카메론 디아즈 역시 유기농 포도로 만든 와인을 출시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평소 와인 투어를 즐기는 등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그는 친분이 높았던 여성 사업가 캐서린 파워와 손을 잡고 ‘오가닉 와인’ 브랜드를 오픈했던 것이다.

특히 그가 사업 전면에 나선 와인 제품은 100% 유기농 포도로만 제조된 것으로, 설탕과 공장에서 제조된 화학 농축 성분 등을 배제한 100% 비건 친화 와인이라는 점에서 유명세를 얻어가는 분위기다.

그녀의 이름을 딴 ‘아바리니 로제&화이트 와인’의 포도는 공인된 포도원에서 생산된 유기농 포도만을 엄선해 공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도 생산 농장에서는 일체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건 친화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매니아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역시 최근 프로방스 지역의 와인 농장을 대규모로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보여줄 와인 사업에 대한 구상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최근 그가 구매한 부동산의 규모는 무려 425에이커에 달하는데, 그중 25에이커 규모의 와인 농장이 포함된 것으로 현지 언론을 보도했다. 해당 부동산은 총 약 965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그가 인수한 와인 농장에는 18세기 양식의 고저택과 수영장, 정원, 호수, 숲 등이 포함됐다. 특히 앞서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부부가 공동으로 소유했던 샤토 미라발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지금은 남남이 된 사이이지만, 한때 전 세계 팬들을 설레게 했던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부부는 실제로 이 일대에 약 500헥타르 규모의 와인 농장을 구매해 직접 운영에 참여했던 바 있다. 그리고 이들이 결별을 선언한 이후에도 줄곧 해당 농장에서는 와인 컨설턴트 마크 페인의 지도 하에 옅은 분홍빛의 생동감 있는 향을 가진 로제 와인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근 주민들은 조지 클루니의 농장 인수 소식이 들려오자, 그의 와인 농장 구매가 이 지역 와인 시장 활성화와 관광객 증가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미국의 힙합 전설 스눕 독 역시 자신의 이름을 간판으로 한 와인 브랜드를 출시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얼마 전 호주 와인 브랜드 ‘19 Crimes‘와 공동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Snoop Cali Rosé를 출시, 판매 중이다.

그가 론칭한 와인은 ‘19 Crimes‘가 캘리포니아에서 출시한 첫 와인 제품이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Treasury wine estate)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는 지난 1876년 호주에 세워진, 손꼽히는 글로벌 와인 기업이다. 미국 시장을 제외하고,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판매되는 와인 중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의 와인 판매량은 전 세계 약 4위에 달할 정도의 규모 있는 와인 전문 기업이다. 보기 좋은 핑크빛의 로제 와인에는 진판델과 그르나쉬, 피노 누아가 각각 75%, 29%, 5~6% 수준으로 블랜딩되어 있다.

그 향 역시 장미 향과 딸기향을 담은 달달한 풍선 껌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다. 알코올 도수는 약 10.7% 수준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제품을 창안한 스눕 독은 평소에도 자신의 SNS 등을 통해 팬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한 손에는 다양한 제품의 와인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돼 왔다.

팬들은 그의 와인 출시 행보에 대해 ‘아마도 그가 향 좋고 맛 좋은 와인이 다른 회사에서 출시하기까지를 미처 기다리지 못하고 결국엔 직접 만드는 데 참여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전설적인 래퍼의 한 손에 아기자기한 핑크빛의 와인이 찰랑찰랑 흔들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누구보다 강한 가사를 입으로 뱉는 래퍼의 입안으로 상큼한 핑크빛 로제 와인이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팬들의 마음도 핑크빛으로 물들고 있다’는 등의 기대감을 비추기도 했다.

특히 그가 자신의 이름을 딴 와인 출시를 통해 최근 1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투척하는 등 사회적인 행보도 이어가는 분위기다. 첫 시작일 뿐이지만, 해당 기금이 향후 흑인들의 인권 사업과 피부색으로 인해 차별받아야 했던 미국 사회의 부정의를 바로잡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해졌다.

이 같은 와인에 대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관심은 곧 긍정적인 사회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영리 활동과는 차별화된 영역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그들의 이 같은 긍정적이며 선한 영향력을 가진 활동이 바로 ‘와인’이라는 상품을 통해 시작됐다는 점에서 스타와 와인이라는 특별한 만남에 기대를 거는 팬들이 더 늘어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그들이 공개, 공유해오고 있는 와인에 대한 특별한 사랑은 어쩌면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가진 매력이 와인이 가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매력과 묘하게 닮아 있기 때문일지 모를 일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발명이라는 와인의 맛과 향이 오랜 세월 동안 변치 않는 매력을 이어오듯, 전 세계 팬들 사이에서 변치 않고 반짝이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와인에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