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맥주는 간단하게 ‘밀로 만든 맥주’라는 뜻으로, 국내 크래프트 맥주 스타일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스타일이며 특유의 부드러움과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수제 맥주 입문자나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이번에는 그러한 밀맥주에 대한 내용과 국가별 특징, 사소한 오해에 대하여 말씀드리려 합니다.
맥주는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을수록 부드럽게 느껴지는데, 밀은 보리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밀맥주의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에 더하여 탄산음료의 거품은 일찍 사라지지만, 맥주의 거품이 지속력 있는 이유도 단백질이 중간에 거품이 달아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밀맥주는 다른 맥주들에 비하여 단백질이 많아 거품이 많이 형성되고 유지력도 좋은 편입니다.
그럼 밀맥주를 ‘밀이 중심이 되는 맥주인가요?’라고 한다면 정답은 아닙니다. 이름과는 연관되지 않겠지만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밀맥주는 대부분 효모가 주가 되는 맥주로 맛의 대부분이 효모로부터 옵니다.
맥주는 발효하는 과정 중 발효부산물을 배출하는데, 이 발효부산물은 바나나, 사과, 배 등의 과일 캐릭터나 후추, 정향 등 향신료 같은 알싸한 맛들이 나타나게 합니다. 또한 효모의 종류에 따라 특유의 맛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같은 밀맥주지만 국가에 따라 전혀 다른 캐릭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국가별 밀맥주의 특징과 맛, 차이점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에 설명하는 맥주들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맛보실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1. 바이젠(Weizen) – 독일
바이젠(Weizen) 또는 바이스비어(Weissbier)라 불리는 이 스타일은 국내에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로 독일식 정통의 밀맥주입니다. 효모 특유의 바나나 캐릭터와 은은한 정향의 캐릭터가 나타나는 맥주로, 제조사마다 약간의 맛 차이는 있으나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체로 위와 같은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효모의 맛들은 실제 입문자가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부분이어서, 대부분 부드럽다는 정도만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혹시 편의점이나 마트에 간다면, 4캔 만원 행사상품의 거의 필수상품이기에 가볍게 한번 마셔보는 것도 추천해드립니다.
2. 윗 비어(Witbier) – 벨기에
이 맥주는 벨기에 밀맥주로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호가든이 이 스타일에 해당합니다. 벨기에는 독일과는 다르게 부재료에 대하여 아주 관대하여 마약 외에 모든 부가 재료를 맥주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꿀, 딸기, 사과 등을 첨가하여 맛을 더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 밀맥주에도 그런 부재료의 특징이 나타납니다.
바로 ‘고수 씨앗(코리앤더)’과 ‘오렌지껍질’입니다. 어떤 분들은 호가든을 마시고 ‘비누 맛’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고수 씨앗의 캐릭터를 느낀 경우이며, 과일 향을 느낄 때는 효모의 과일 향과 오렌지껍질 캐릭터가 나타나 그렇게 느끼는 경우입니다.
3. 아메리칸 위트(American Wheat) – 미국
이름 그대로 미국의 밀맥주를 뜻하는데, 미국에서 생산되는 효모들은 다른 국가의 효모에 비하여 발효부산물이 낮게 나타나 깔끔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다른 국가의 밀맥주에 비하여 밀 함량이 적어 부드러움이 잘 느껴지진 않습니다. 만약 독일식 밀맥주를 기대하고 드셨던 분들은 ‘이게 밀맥주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 깔끔한 효모 덕에 홉의 산뜻한 캐릭터가 나타나 가볍고 깔끔한 맥주를 드시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추천해 드리는 맥주로, 최근 편의점에 4캔 만원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니 국가별 밀맥주를 구매하여 비교 시음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