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취(Off-flavor)는 맥주에서 나타나면 안 되는 향 또는 맛을 뜻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쉽게 느낄 수 있지만, 이취의 종류는 다양하며 특정 스타일에서는 인정되는 특징 때문에 스타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취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첫 번째는 맥주 보관 및 서빙을 잘 못 했을 때 일어나는 이취이며, 두 번째는 양조 과정 중에 발생하는 이취입니다. 양조 과정 중의 내용은 양조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래에는 맥주 보관 및 서빙의 경우에 발생하는 이취들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펍을 운영하거나 근무 중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스컹키(Skunky)
‘스컹키’라 불리는 이 이취는 스컹크의 방귀 냄새와 유사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아마 소개되는 이취 중에 가장 접근성이 좋은 이취입니다. 이 이취는 맥주에 자외선이 닿을 경우 발생하는 이취로, 병맥주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병맥주의 색은 갈색, 초록색, 투명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병색에 따라 투과율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갈색 병의 경우 99%를 차단하며, 초록색은 20%, 투명색은 0%를 방어합니다. 즉, 갈색 병에 비하여 초록색 병과 투명색의 병을 가진 맥주들이 위와 같은 이취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심지어 이 자외선은 햇빛뿐만 아니라 냉장고 안의 불빛이나 형광등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니, 병맥주를 취급하는 업장에서는 꼭 쇼케이스 냉장고 내부의 불을 끄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그럼 굳이 왜 맥주회사 중 일부는 투명한 병을 고집할까요? 투명한 병의 경우 맥주가 시각적으로 노출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하여 자외선으로 차단하기 위해 병 내부에 얇은 필름을 설치하거나 개량된 홉을 사용하여 스컹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합니다.
2. 오염(Contamination)
신맛은 맥주가 오염됐을 때 나타나는 맛으로 생맥주 장비 청소를 잘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합니다. 특히, 오래된 맥줏집을 방문하게 되면 생맥주 라인을 청소하지 않아 불투명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 추출된 생맥주를 드시면 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조 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맥주를 관리하고 서빙하는 순간에도 맥주는 쉽게 오염됩니다. 따라서 항상 청결을 유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3. 산화(Oxidation)
산화(Oxidation)란 맥주가 산소와 접촉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양조 과정이나 맥주를 추출하는 단계에서도 일어납니다. 더하여 이 산화는 스타일에 따라 조금은 다르게 나타나는데, 대게 알고 있는 라거 맥주에 산화가 일어날 경우 종이나 젖은 박스 같은 풍미가 나타납니다.
더하여 산화가 일어날 경우 토피(Toffee)나 캐러멜과 같이 진한 맥아의 풍미가 나타나거나 경우에 따라 쓴맛과 떫은맛이 강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자가분해(Autolysis)
마지막으로 자가분해(Autolysis)는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를 잘못 보관할 경우 발생하는데, 특히 홈브루잉 맥주(집에서 만든 맥주)의 경우에 자주 발생합니다. 이는 효모가 발효가 끝난 후 휴식을 취하여야 할 때 무리하게 활동할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효모가 살아있는 생맥주는 꼭 냉장 보관하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만약 자가분해가 발생할 경우 강한 감칠맛을 가집니다. 특히, 흑맥주에서는 간장과 같은 풍미를 가지게 되는데 이는 부정적인 맛으로, 만약 이런 맛이 나타난다면 적절히 보관하지 않은 맥주라 판단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