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테이스팅 노트에 블랙 페퍼(흑후추)와 화이트 페퍼(백후추)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 잘 몰랐던 경우가 있는가? 지금부터 설명해주도록 하겠다.
흑후추와 백후추 모두 같은 후추 열매에서 나오는데 서로 다른 가공 과정이 풍미의 차이를 만든다.
후추 열매는 원래 녹색을 띠는데 흑후추는 햇볕에서 말린 것이고, 백후추는 건조 전이나 후에 바깥 껍질을 제거하고 안의 흰색 씨만 남긴 것이다.
“백후추는 흑후추보다 더 톡 쏘는 향이 납니다. 흑후추가 조금 더 산뜻하고 더 복합적이죠. 식물에서 나타나는 후추 같은 풍미는 로툰돈이라는 성분 때문입니다. 그것은 후추 열매는 물론이고 오레가노 같은 허브나 특정 포도에 함유되어 있지요. 백후추는 흑후추보다 로툰돈 함량이 두 배 정도 됩니다.” 디캔터 월드 와인 어워즈에서 론 지역 책임자이자 디캔터 리테일러 어워즈 심사위원을 지난 매트 월스의 말이다.
와인에서 흑후추
“와인의 후추 향은 와인 양조 과정의 산물이라기보다 특정 포도 품종에서 나온다고 보아야 합니다.” 월스가 말했다.
디캔터의 테이스팅 노트 분석에 따르면 “흑후추 풍미는 보통 흙이나 스파이스 향이 나는 드라이 레드 와인, 특히 시라/쉬라즈 단일 품종이거나 무르베드르와 그르나슈 같은 고전적인 블렌딩을 한 와인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이브 퀴에롱, 바세농, 코트 로티 2012(Yves Cuilleron, Bassenon, Cote-Rotie 2012)를 테이스터는 “붉은 과일, 후추, 고추에 스모키 향이 더해짐”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비달, 레거시 시리즈 시라, 김렛 그레이블스 2010(Vidal, Legacy Series Syrah, Gimblett Gravels 2010)은 “감미로운 후추향이 치고 들어온다”고 묘사되었다.
월스는 흑후추 향을 피노 누아, 가메, 그라시아노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시라만큼 흔히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와인에서 백후추
백후추 – 일반적으로 흑후추보다는 덜 흔한 아로마 – 는 리들, 파플 그뤼너 벨틀리너, 니더외스터라이히 2017(Lidl, Pfaffl Gruner Veltliner, Niederosterreich 2017) 같은 전형적인 그뤼너 벨틀리너의 향이다. 디캔터의 에이미 위슬로키는 이렇게 표현했다. “기가 막힌 그뤼너 벨틀리너다. 열려 있고 표현력 강하며, 어린 그뤼너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백후추 향이 좋다.”
이것은 “함축적인 산도와 아삭아삭한 백후추 향과 함께 유연한 질감”을 갖춘 것으로 표현된 도멘 파파기안나코스, 아시리티코, 아티키 2015(Domaine Papagiannakos, Assyrtiko, Attiki 2015)에서도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