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 밸리(Napa Valley)?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와인 산지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고, 그리고… 또…

와인을 즐기지 않는 이조차 그 이름은 아주 익숙할 정도로, 나파 밸리는 모두가 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파 밸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생산량에 있어 전 세계의 0.4%,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4%에 불과한 나파 밸리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가 되었을까?

오늘 26일, 이 궁금증을 해결해준 귀한 시간이 있었다. 더 플라자 호텔에서 나파 밸리 빈트너스(Napa Valley Vintners)와 메이버그 와인 미디어(Meiburg Wine Media), 그리고 와인비전이 공동 주최하는 나파 밸리 와인 마스터 클래스가 열렸다. 나파 밸리 주요 AVA의 떼루아를 샅샅이 파헤치는 와인비전 방문송 원장의 강의와 함께 한국에 수입되는 프리미엄 나파 밸리 와인을 한자리에서 시음하며 나파 밸리에 한 발 더 깊숙이 빠져들 수 있었다.

나파 밸리는 1981년에 캘리포니아 최초로 선정된 포도 재배 지역(AVA)으로 노출, 기후 및 토양의 다양성으로 인해 16개의 하위 AVA가 위치한다. 지역 규모는 프랑스 보르도의 1/6 수준이며, 와이너리의 95%는 가족 소유로 운영되고 나파밸리 와이너리 무역기구(NVV) 회원의 78%는 해마다 각 10,000 케이스 미만을 생산할 정도로 소규모 생산자로 이뤄져 있다.

나파 밸리 빈트너스의 코너 베스트(Connor Best) 글로벌 마케팅 수석 이사는 “나파 밸리를 차별화하는 3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기후를 꼽습니다. 이곳의 따뜻한 여름은 포도를 충분히 숙성시키고, 시원한 밤은 산을 유지하고 밸런스를 만들며, 여름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병충해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파 밸리에는 언덕과 계곡 바닥의 포도원, 동쪽과 서쪽을 향한 경사면을 비롯한 매우 다양한 토양과 지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혁신적이고 협력적인 훌륭한 와인 메이커 커뮤니티가 나파 밸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나파 밸리는 1억 5천만 년 동안의 활발한 지각판 운동과 강력한 화산 활동으로 지금의 지형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로 인해 33가지의 매우 다양한 토양이 조성되었으며, 나파 밸리의 포도 재배자가 품종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산맥의 영향과 태평양과의 근접성으로 나파 밸리의 기후는 포도 재배를 위한 완벽한 지중해성 기후를 가지며, 이는 지구 표면의 단 2%를 차지하는 독특한 기후로, 빈티지의 일관성을 부여하는 이점이 있다. 포도의 재배 기간에 화창하고 따뜻하며 건조한 날이 이어져 포도가 천천히 고르게 익을 수 있으며, 질병 및 곰팡이 위험을 줄인다. 또한, 저녁에는 서늘하여 큰 일교차로 인해 포도의 산도 유지에 도움을 준다.

나파 밸리 와인이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요소는 토양과 기후만이 아니다. 포도 재배와 양조 과정에서 적용되는 최신 기술과 디테일함을 놓치지 않는 관리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나파 밸리의 와인 메이커들은 더 뛰어난 퀄리티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항상 새로운 기술을 시도한다.

나파 밸리의 대표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 메를로, 소비뇽 블랑, 피노 누아, 진판델, 카베르네 프랑, 프티 시라, 시라 등이다. 그중에서도 카베르네 소비뇽은 나파 밸리 와인 생산량의 51.9%를 담당하며, 나파의 전체 작물 가치의 무려 70%를 차지한다. 뛰어난 품질로 이곳의 카베르네 소비뇽 톤당 평균 가격은 $8,000로, 메를로의 2배, 피노 누아의 거의 3배에 이른다.

코너 베스트 씨는 “일반적으로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은 풍부하고 과일 향이 두드러진 와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이는 여름에 충분히 쏟아지는 태양 덕분이죠. 그리고 서늘한 밤은 자연스러운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나파는 또한 다양한 토양과 기후 지역으로 인해 다양한 스타일의 카베르네를 생산합니다. 예를 들어, 남부 나파 밸리의 계곡 바닥 쪽에서 자란 카베르네는 일반적으로 하웰 산(Howell Mountain)의 언덕에서 자란 카베르네에 비해 바디, 알코올 및 타닌이 더 가볍습니다.”라며,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에 대한 나파 밸리의 자신감을 전했다.

최고의 자리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나파 밸리는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진 기후 변화에 대해 코너 베스트 씨는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는 나파 밸리의 재배자와 와인 생산자에게 큰 관심사입니다. 우리는 농사 방식을 조정하여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부들은 가뭄에 강한 대목으로 다시 심고, 더 많은 그늘을 제공하도록 포도나무의 캐노피를 조정하고, 관개 프로토콜을 개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포도원과 와이너리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폐기물과 물 사용을 줄이며, 병 크기를 줄이는 등 기후 변화의 영향을 늦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오늘날 나파의 가장 큰 발전 중 하나는 품질에 대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과 그 원천인 포도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입니다. 오늘날의 와인 메이커들은 진정한 농부입니다. 우리의 와인은 점점 더 이를 반영하여 근원적인 장소의 특성을 온전히 와인에 담는다고 생각합니다.”는 그의 말에 나파 밸리의 반짝이는 미래는 엿볼 수 있었다.

세미나의 후반부는 한국에 수입되는 프리미엄 나파 밸리 와인을 시음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11종 모두 카베르네 소비뇽이 주 품종으로 사용되었으며, 주요 AVA의 떼루아 특징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시음 와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TRUCHARD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2019 / Los Carneros AVA / 수입처. 와인투유코리아

2. TREFETHEN FAMILY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2019 / Oak Knoll AVA / 수입처. 신동와인

3. GRGICH HILLS ESTATE OLD VINE CABERNET SAUVIGNON 2018 / Yountville AVA / 수입처. 나라셀라

4. SHAFER VINEYARDS HILLSIDE SELECT 2018 / Stags Leap District AVA / 수입처. 신세계L&B

5. GROTH VINEYARDS & WINERY CABERNET SAUVIGNON 2018 / Oakville AVA / 수입처. 롯데주류

6. S. R. TONELLA CELLARS CABERNET SAUVIGNON 2018 / Rutherford AVA / 수입처. 빈티지코리아

7. CHATEAU MONTELENA ESTATE CABERNET SAUVIGNON 2017 / Calistoga AVA / 수입처. 나라셀라

8. GIRARD CALISTOGA CABERNET SAUVIGNON 2019 / Diamond Mountain AVA / 수입처. 동원와인플러스

9. GALLICA CABERNET SAUVIGNON 2016 / Oakville AVA / 수입처. 까브드뱅

10. OVID CABERNET SAUVIGNON 2017 / PRITCHARD HILL / 수입처. 하이트진로

11. ROBERT CRAIG CABERNET SAUVIGNON 2017 / Howell Mountain AVA / 수입처. 에노테카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