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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좋아했던 그가 중국으로 찾아와 준다면 : 중국 가정식 전문 食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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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좋아했던 그가 중국으로 찾아와 준다면 : 중국 가정식 전문 食堂

임지연 2016년 12월 27일

 

중국에 거주하는 이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눠집니다. 하나는 재중 주재원으로 한국의 모 회사로부터 파견되어 중국에 장단기로 거주하는 이들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의 답답한 사회 생활이 몹시 견디기 힘들어, 자유를 찾아 해외로 떠나온 이들 등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죠.

필자는 중국에서 한국의 모 연구소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선 경우에 속하기도 하고, 죽도록 일만 하다가 늙어 죽을 것만 같았던 20대의 어느 날 문득, 저녁 있는 새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디론가 떠나야겠다는 ‘깨우침’ 탓에 무작정 사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후자에 속하기도 합니다. 그 이후 중국에서의 첫 1년은 ‘여행이야 말로 지상 최대 목표’라고 여기며 이 곳 저 곳을 기웃된 경험이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속하다보니, 이 곳에서 만나는 이들의 표정만 마주해도 긴 타향살이의 이유를 지레 짐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고백합니다.

이유야 제 각기 다르겠지만, 해외에 정착해 살다보니 한국에서 맺었던 소중한 인연들이 종종 중국을 찾아주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중국의 진짜 맛을 보여주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이는 중국 음식이라면 으레 기름에 볶고, 튀긴 것이 전부라는 일부 지인들의 지나친 편견에 맞서고 싶은 감정 탓이죠.

때문에 이 때마다 ‘맛 집’이라며 지인들을 대동하는 곳이 있는데, 이 ‘맛 집’들은 특별한 음식이 아닌 그저 ‘가정식’이라는 간판을 써 붙이곤 당당히 “우리 집 가정식이 최고다”고 자부하는 곳 들입니다.

정갈한 반찬 덕분에 지인들에게 언제나 맛 집으로 칭찬이 자자한 곳이죠. 마치 한국의 가정식 백반과 같은 음식을 전문으로 내놓는 기사식당과 같은 곳일 뿐이지만, 아는 사람만 찾아올 수 있다는 숨은 맛 집, 그 곳을 지금 소개합니다.

① ‘우다코우(五道口)’의 숨은 맛 집

베이징에는 약 10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한국인이 거주하는 도시답게 두 곳의 대표적인 한인 타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로 주재원들과 10년 이상 이곳에 거주 중인 한인들이 거주하는 ‘왕징(望京)’과 베이징대학, 칭화대, 인민대 등 유수 대학이 인접한 덕분에 유학생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우다코우’가 대표적인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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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식 식단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식당, ‘궈린쨔창차이(郭林家常菜)’의 내외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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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필자가 좋아하는 곳은 젊은이들이 주로 오가는 젊음의 거리 ‘우다코우’에 자리한 식당, ‘궈린쨔창차이(郭林家常菜)’입니다.

베이징 지하철 13호선 우다코우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이 곳은 특별한 식단 없이 오로지 ‘중국식 가정식’을 판매하는 식당입니다.

주말 저녁 시간대에는 몰려온 고객들로 인해서 대기표를 받고 긴 줄을 서야 할 만큼 동네에서는 내로라하는 맛 집이지만, 특별한 메뉴는 없이 오로지 가정식 식단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집에서 판매하는 메뉴 중 가장 유명한 식단은 익힌 두부피에 채 썬 파와 춘장 소스, 볶은 돼지고기를 적당히 올려 쌈을 싸서 먹는 ‘징장로쓰(京酱肉死, 28위안)’라는 중국 전통 음식입니다.

물에 적당히 담가 놓아, 쌉쌀한 파 특유의 매운 맛을 제거하고 싱싱한 파 본연의 맛이 달달한 간장 소스를 각종 해물과 함께 졸여 만든 이 집 소스와 함께 어울려 내는 맛은 가히 ‘환상적’인데, 여기에 순살 돼지고기의 씹는 맛이 적절히 어울려내는 탓에 입맛이 없는 날인 종종 찾아,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고 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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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탕수육인 ‘탕수리지’와 알싸하게 매운 맛이 일품인 ‘마파두부’, ‘배추 간장조림’을 단 돈 10~30위안(약 1천 8백원~5천 4백원)에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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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명 메뉴는 한국식 탕수육과 유사한 맛의 ‘탕수리지(糖醋里, 32위안)’입니다. 돼지고기를 길게 잘라낸 뒤, 전분 반죽을 적당히 입혀 뜨거운 기름에 튀겨내는 것까지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탕수육과 동일한데요, 여기에 고기 위에 뿌려내는 소스가 한국의 그것보다 더 달고, 찐득한 맛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뜨거운 고기를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하게 튀겨진 전분 반죽에 놀라고, 전분 위를 단단하게 감싸고 있는 달달한 소스 맛에 황홀함을 느낄 수 있죠. 그 탓에 한국에서 중화요리 집을 찾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탕수육 한 그릇을 시켜 먹었던 이라면, 이 곳의 탕수리지 맛에서 그때의 추억을 느낄 수 있는 탓에 맛은 배가 되곤 합니다.
。주소: 海淀区王庄路15号(西郊宾馆西门对面)
。예약전화: +86 (010)82389996
。가격대: 식사류 20~100위안
분식, 음료 10~20위안

② 베이따 난먼 ‘윈난타이쟈펑웨이(云南傣家风味, 北大南门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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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 소수 민족 태족의 일반 가정식을 그대로 재현한 식당 ‘윈난타이쨔펑웨이(云南傣家风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오래된 주전자에 뜨겁게 끓인 녹차를 담아 내어준다. 그 구수한 맛이 또 일품이어서, 찾는 이들마다 엄치를 치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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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가정식 맛 집을 꼽으라 하면 베이징 대학 남문 먹자 골목 쪽의 ‘윈난타이쨔펑웨이(云南傣家风味)’는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식당입니다.

인도 위로 불법 주차된 자동차들 뒤로 보이는 파란 기와지붕의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는 위난성의 소수민족인 태족(傣族)의 일반 가정식 반찬을 위주로 한 백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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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는 365일 어느 때 찾아가도 (위)돼지고기 마늘볶음, 감자볼, 청경채 고추볶음 등 일반 가정식 ‘집 밥’을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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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향긋한 파 기름에 ‘불 맛’을 제대로 구현된 돼지고기 마늘볶음은 짭조름한 간장 맛 덕분에 밥 반찬으로 하기에 좋죠.

또한 삶은 감자를 잘게 부셔 밀가루 옷을 잘 입힌 뒤, 뜨거운 기름에 노릇하게 튀겨낸 ‘감자볼’은 단백한 맛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좋은 메뉴 중 하나입니다.

그 맛은 어릴 적 시골 외할머니 집에서 직접 키워낸 감자를 뜨거운 후라이팬에 부쳐 먹던 그 맛과 매우 유사한데, 이 곳에서 판매되는 감자볼을 일컬어 현지인들은 ‘마이땅라오(맥도날드의 중국식 표현) 것 보다 낫다’고 평가하곤 합니다.

더욱이 주문하는 음식마다 큰 접시에 한 가득 담아내오는 주인장의 인심 덕분에 주머니 사정 가벼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곳은 종종 베이징 대학 재학생들의 모임의 장소로도 활용됩니다. 학기 초 학생들은 한 학기를 열심히 시작하자는 다짐을 위해 그리고 학기 말에는 지난 한 학기를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의미의 자리를 이 곳 식당에서 진행하는 것이죠.

각종 학회, 동아리 활동이 잦은 학생의 경우, 학기 초와 학기 말 시기가 되면 수 일 동안 매 끼니를 이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모임을 통해 해결할 정도로, 이곳은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은 곳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녁에는 ‘정찬(正餐)’의 메뉴도 제공하고 있는데, 대학 내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학회에 참여한 국내외 학자들이 이곳을 찾아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운이 좋은 날에는 그동안 만나보고 싶었던, 각 분야 유명 인사를 허름하지만, 맛 좋은 이 식당 한 켠에서 마주치는 일도 있죠.
。주소: 北京海淀路中成大厦1层
。예약전화: +86 (010)62647874
。가격대: 가정식 밥 반찬 10~40위안
정찬류 50~100위안
음료 10위안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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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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