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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비건(Vegan) 와인

[와인바 Talk] 비건(Vegan) 와인

Emma Yang 2021년 6월 29일

서른다섯 번째 와인바 Talk, 비건(Vegan) 와인

최근 와인 업계에 내추럴(natural) 와인, 오가닉(organic) 와인 바람이 불며 자연주의 와인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는데, 이것과 더불어 요즘 비건(vegan)을 위한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건(vegan)이란, 고기는 물론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일부 사람의 경우 실크나 가죽같이 동물에게서 원료를 얻는 제품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적으로 비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비건이 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지만, 와인에서는 ‘비건 와인’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을 찾아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럼 포도만이 유일한 재료인 와인은 비건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대부분의 와인은 양조 시에 와인에 떠 있는 부유물을 걷어내고 와인을 맑고 깨끗하게 만드는 청징(fining)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청징의 재료로 쓰이는 물질을 청징제(fining agent)라고 하여 여러 가지 물질이 사용되지만, 사용되는 것 중 대다수가 동물성 재료이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이 포도로만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모든 와인이 비건 와인이 될 수는 없다.

[와인의 레이블에서 여러 인증 표시를 확인할 수 있다.]

포도가 발효되어 와인이 만들어지면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이물질이 섞여 뿌옇게 되어버려 바로 마시기는 어렵기 때문에, 와인이 상품화되기 전에는 반드시 정제(clarification)라는 과정을 거친다. 이물질이 중력에 의해 자연적으로 가라앉도록 해 걸러내는 내추럴 와인도 있지만, 대부분의 와인은 와인에 흡착력이 있는 물질인 청징제를 사용하여 정제 과정을 거쳐 와인을 한층 더 맑게 만들어준다.

청징제로 사용되는 여러 물질은 각각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데, 정제하는 와인의 스타일이나 성질에 따라 쓰임이 조금씩 다르다. 오래전부터 많이 사용해왔던 방법인 계란 흰자는 와인에 정교한 맛을 부여해줘 고급 레드 와인의 청징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유 단백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세인(casein)이나 동물성 단백질에서 추출되는 젤라틴(gelatin)도 침전물을 흡착하여 와인의 쓰고 떫은맛이나 거친 느낌들을 제거해준다.

벤토나이트(bentonite)는 화산토의 일종으로 물을 흡수하면 팽창하여 단백질과 결합해 침전물을 형성한다. 동물성 재료가 아닌 벤토나이트나 점토 등을 사용하여 청징하는 경우 비건 와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청징제는 한 가지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함께 사용하며 와인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청징제가 쓰였는지 정확히 확인해야 비건도 안심하고 와인을 마실 수 있다.

[각국의 비건 인증 표시]

일반인이 와인마다 양조 과정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확인하여 와인을 고르기는 참 어렵다. 본인이 비건이라면 와인을 고를 때 몇 가지를 확인하여 선택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와인 레이블을 살펴보고 비건 인증 마크가 있는 것 위주로 고르는 것이 제일 안심이 된다. 비건 인증 마크는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잘 확인한다.
2. 와인 중 청징을 하지 않았다거나(no-fining) 필터링을 하지 않았다고(no-filtering) 쓰여 있는 것을 고른다.
3. 내추럴 혹은 오가닉 와인이라면 청징이나 필터링을 하지 않은 것 중에 고른다.
4. 와인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회사에서는 청징이나 정제 과정에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여 시간과 수고가 드는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와인 위주로 확인해본다.
5.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방식으로 만들어진 와인도 동물성 청징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잘 확인해 본다.
6. 비건 인증 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와인을 검색한 후에 구매한다.(예. www.barnivore.com)
7.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엄격하게 만들어지는 코셔 와인(Kosher wine)의 경우 카제인(casein) 이나 계란 흰자 같은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맥락상 비건 와인에 가까워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많은 와인이 비건 인증 마크를 붙여 비건 소비자에게 선택의 권한을 높이고 있지만, 국가마다 마크 부착에 대한 법적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비건 표시를 하는 것이 와인 생산자들의 재량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비건뿐만 아니라 무슬림(Muslim)처럼 술 자체를 마시면 안 되지만 무알코올(non-alcohol), 할랄(halal) 인증 표시가 있다면 충분히 와인을 마시는 것에 도전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인증 마크이다.

세상이 변화하는 것에 발맞추어 와인 생산자도 자신의 와인이 여러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레이블에 와인에 대한 더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소비자가 즐거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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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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