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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세계의 요리술

다양한 세계의 요리술

Eva Moon 2020년 6월 30일

고기를 재울 때 맛술 두 스푼, 수육 삶을 때 소주 한 컵, 케익 반죽에 럼 한 스푼 등, 요리를 위해 다양한 레시피를 찾아보면 와인이나 청주 혹은 위스키까지 다양한 종류의 술이 들어갑니다. 술이 가진 독특한 풍미와 산미는 요리에 맛과 향을 더해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요리를 하면서 청주를 미린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고기를 데칠 때 꼭 술이 넣어야 할지, 아이와 함께 먹는 음식에도 요리술을 쓰는 것이 가능할지, 평소 와인을 자주 마시는 이들이라면 며칠이 지나 마시지 못하고 남긴 와인을 요리에 써도 될지 등의 고민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오늘은 다양한 요리술의 세계 그리고 요리술에 관한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Anjana Prabhu-Paseband / Instagram.com/musingsofabrush

요리술의 역할은 무엇일까?
술의 성분인 알코올은 음식의 맛을 좋게 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겠지만, 요리에 들어가는 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술의 성분인 알코올은 지방, 그리고 물 분자에 결합하여 다양한 아로마나 맛이 붙도록 도와줍니다. 그 대표적인 예는 마리네이드 과정입니다. 마리네이드 재료에 들어가는 술은 고기에 양념의 맛이 흡수되도록 하는데, 소스에 들어간 술 또한 냄새나 맛이 향상되도록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가격이나 품질과 상관없이 어떤 술을 써도 좋을까?
시중에 요리술이라는 레이블을 붙여 판매되는 매우 저렴한 술을 주로 구입하는 것보다는 가능하다면 평소 마시는 용도로 쓰는 술을 쓰는 것이 요리의 향과 풍미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물론 향이나 맛이 아주 풍부한 고급술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열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술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맛과 향이 요리과정에서 날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술을 부어 불을 붙이고 증발시키는 플람베

요리 중 알코올은 어떤 조리법을 쓰든지 모두 사라질까?
알코올에 민감하거나 알코올을 절대 피해야 하는 특별식이 필요한 이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먹는 음식을 하는 경우, 요리에 넣는 술의 안전성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술에 들어간 알코올은 낮은 온도에서 조리해도 맛과 향을 남기고 날아가며, 한두 스푼 정도 들어가는 저도수의 요리술에 대해 큰 고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병 혹은 반병의 와인을 쓰는 서양식이나 위스키나 보드카 등의 알코올 함량이 높은 술을 요리에 쓰는 경우, 아래는 미국 농림부에서 발표한 알코올 잔량에 관한 자료를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끓는 국물 요리에 술을 넣고 바로 불을 끄는 경우 : 85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2) 독주를 부어 불을 붙이는 플람베 요리의 경우 : 75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3) 오븐에서 굽거나 약한 불로 조리하는 요리의 경우 시간에 따른 알코올의 잔량
– 15분 조리 : 40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 30분 조리 : 35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 45분 조리 : 30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 1시간 : 25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 1시간 반 : 20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 2시간 : 10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 2시간 반 : 5퍼센트의 알코올이 남음

갖추면 요리의 맛을 더해줄 다양한 요리술

1) 청주와 사케 : 쌀과 물로만 만들어진 술은 일식과 한식에 주로 쓰입니다. 고기의 연육 작용, 고기와 생선의 잡내를 없애주며 소스에 은은한 단맛을 더하기도 합니다.
2) 미린 : 보통 사케나 청주보다 도수가 낮고 당분이 첨가된 술로 혼미린, 미린, 미린 타입의 술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혼미린은 소주에 쌀과 누룩을 넣어 발효시킨 것으로 대개 14퍼센트의 알코올을 함유해 좀 더 순수한 술에 가깝고 가격도 비싼 편입니다. 미린은 사케에 글루코스 그리고 콘시럽 등의 당을 첨가해 만듭니다. 반명 미린푸라 불리는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미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조미료입니다. 쌀, 식초, 산 등을 섞어 1퍼센트 이하의 알코올 도수를 지닙니다.
3) 샤오싱 와인 : 중국 저장성에서 온 샤오싱 와인은 쌀을 주재료로 만든 술이며, 어두운 색상에 달큰하고 풍부한 향을 가졌습니다. 중국식 볶음 요리나 찜 요리 등에 복잡미묘한 향을 더해줍니다. 샤오싱 와인을 구하기 힘든 경우 스페인의 드라이 셰리를 대신 쓰라는 레시피를 볼 수 있지만, 그 특유의 향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4) 화이트 와인 : 많은 서양식 요리의 재료로 쓰이는 화이트와인은 서양식의 디글레이징에 사용되거나 고기와 생선 요리에 자주 쓰입니다. 특히 닭 요리, 사슴, 생선 요리에 쓰면 맛과 향에 섬세하고 다양한 레이어를 더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5) 레드 와인 : 돼지고기나 소고기 요리에 깊은 풍미를 주는 데 쓰이는 레드 와인은 어떤 품종이든 그 역할을 하며 소스나 양념의 기본 구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타닌이 세거나 오크 풍미가 너무 강한 와인은 쓴맛이나 산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으로 와인의 선정에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셰리 : 감바스 알 아히요와 같은 타파스 요리에 자주 쓰이는 셰리는 일반적인 와인보다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으며 특유의 견과류 풍미를 더 해줍니다.
7) 맥주 : 홉이 주는 쌉쌀함과 몰트의 달큰한 맛은 다양한 요리에 맛을 더합니다. 가볍고 섬세한 요리엔 가벼운 타입의 맥주를, 좀 더 바디감이나 향과 맛이 강한 요리엔 스타우트 계열의 맥주를 쓸 수 있습니다.
8) 럼 : 불을 붙이는 플람베 요리를 한다면 럼만 한 요리술은 없을 것입니다. 크레이프, 과일에 럼을 붓고 불을 붙여 럼 특유의 캐러멜 향을 더하거나 새우나 고기에 달콤한 뉘앙스를 남기고 싶을 때 쓰는 대표적인 술입니다.
9) 그랑 마르니에 : 베이킹, 페이스트리에 자주 쓰이는 리큐르의 일종인 그랑 마르니에는 꼬냑에 오렌지, 오렌지 껍질의 쌉쌀하고 달콤한 향으로 특유의 맛과 향을 더합니다. 쿠앙트로라는 술도 역시 오렌지의 풍미를 주지만 좀 더 가벼운 느낌을 남깁니다.
10) 보드카 : 비교적 특별한 맛이나 풍미를 남기지 않는 매우 중성적인 술이지만 밀가루 반죽에 약간의 보드카를 넣으면 글루텐의 형성과 역할에 영향을 끼쳐 반죽이 구워 질 때 여러 겹을 생성하고 입에서 녹는 듯한 크러스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Eva Moon

파리 거주 Wine & Food Curator 음식과 술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한국과 프랑스에 멋진 음식과 술,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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