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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초보를 위한 와인 게릴라 특강-1

와인 초보를 위한 와인 게릴라 특강-1

Decanter Column 2017년 8월 25일

와인에 이제 막 입문한 초보를 위한 앤드루 제퍼드의 와인 가이드 1부를 시작한다.

게릴라(명사): 일반적으로 더 규모가 큰 정규군을 상대로 불규칙한 싸움을 펼치는 소규모 독립적 집단의 일원

게릴라(형용사): 보통 허가 없이 즉석에서 실시하는 행동이나 활동을 뜻함

1.

 

1. 포도는 과일이다

키프로스에 위치한 에주사 와이너리에서 붉게 익어가는 마라테프티코 포도 / 사진 제공: 에보이노스, 에주사 와이너리

차는 식물의 잎 맛이 나고, 커피는 불에 구운 콩 맛이, 맥주는 곡물과 식물 수지를 발표시킨 맛이 나며, 와인은 발효시킨 과일 맛이 난다. 따라서 와인 초보자가 느끼기에 와인의 맛은 대부분 과일처럼 새콤하지만 둥글둥글하고, 다양한 과일 풍미가 가득 채워져 있다. 발효한 와인용 포도는 카멜레온과 같다. 다른 과일의 거의 모든 맛을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카멜레온은 척추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알코올이 척추, 그러니까 무게를 잡아주는 뜨끈한 뼈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2. 와인은 향이 난다

와인 초보가 느끼기에도 와인은 좋은 향기가 나야 한다. 물론 그것은 한 마디로 부패한(발효되었으니까) 유기 물질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게 바로 중요한 점이다. 와인 한 병을 사는 데 10달러/파운드/유로를 투자했다고 치면 그중 3달러/파운드/유로는 향기의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와인에서 좋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론 향수처럼 어마어마하고 강렬한 향을 뿜어내진 않는다. 하지만 당신을 향해 손짓하고 미소를 보내는 무언가가 있어야만 한다.

 

3. 레드 와인은 무언가 추가된 것이다

화이트와 핑크 와인은 압착한 포도의 즙으로 만든다. 레드 와인의 경우 여기에 두 가지 재료가 추가로 들어간다. 바로 포도 껍질과 씨(때로는 하나가 더 있다. 바로 포도 열매 줄기다). 원한다면 포도송이 전체가 들어간 와인이라고 보아도 좋다. 레드 와인의 색상은 포도 껍질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색상뿐 아니라 질감을 비롯해 더 많은 것이 들어있다. 때로 레드 와인은 떫다. 쓰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뭐라고 떠들든 반드시 레드 와인을 좋아할 필요는 없다. 그저 마음에 드는 와인을 즐기다가 나중에 생각날 때 다시 한번 돌아와 레드 와인을 시도해보자. 정말로 이름나고 맛좋은 와인, 와인 애호가들이 독식하고 싶어하는 와인은 대부분 레드 와인이니 말이다.

 

4. 와인은 나무 맛이 난다

토스트, 바닐라, 심지어 코코넛. 와인 잔을 들었을 때 갑자기 이런 맛이 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포도가 아니라 나무의 향과 맛이다. 왜 그럴까? 와인, 그중에서도 레드 와인은 병 속에 갇히기 전에 조금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 좋은 것이 바로 다양한 크기의 나무통이다. 나무통이 새로 만든 것일수록, 크기가 작을수록 나무를 베어내고 조금 불에 그슬린, 달콤한 숲 향기가 날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그 향이 너무 뚜렷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초보들은 숲 향기를 편하게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다.

 

5. 와인은 죽은 효모 찌꺼기 맛이 난다

효모가 없으면 와인도 없다. 포도즙 속에서 설탕을 먹어치우고 알코올을 배설하는 것이 바로 효모다. 그러고 나서 효모가 죽어 그 시체(?)가 탱크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 거기서 와인에 맛을 더해주는데특히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부드럽고, 은은하고, 빵이나 견과류 같은 맛을 내니 한 마디로 맛있는 시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을 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아삭아삭하고 상큼한 화이트 와인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와인도 좋다. 이건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바다.

 

6. 와인은 달콤한 맛이 난다

와인은 새콤하지만(pH 4 이하다) 달콤할 수도 있고, 맛이 달콤할수록 덜 새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설탕은 어디에서 올까? 당연히 포도에서 온다. 포도는 애초에 달콤한 과일인데 이것을 늦게 수확하여 조금 말리면 더 달콤해질 수 있고, 심지어는 수확하기 전에 일부러 썩히기도 한다. (나도 안다. 미친 짓 아닌가.) 아니면 반쯤 발효된 와인에 알코올이 강한 스피릿을 첨가하여 당분을 보존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알코올 자체도 약간 달콤한 맛이 나지 않는가. 적절한 경우에 마시면 모스카토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와인이 되기도 한다. 아니면 저녁 식사에 포트를 곁들이는 건 어떤가? 게릴라는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법이니 말이다.

 

7. 모든 포도가 똑같은 건 아니다

소노마 밸리, 단 셀러스 빈야드에서 압착하기 전 껍질과 접촉해 온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 / 사진 제공: 바트 핸슨 인스타그램

사과나 자두, 체리와 마찬가지로 와인을 만드는 포도 역시 매우 다양한 품종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발효 과정을 거침으로써 그런 품종 사이의 차이점이 더욱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전문가들이 당신에게 포도 품종의 이름과 각각의 특징을 배우라고 잔소리를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게릴라들은 그럴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왜냐하면……(다음에 이유가 나온다).

 

8. 와인에는 각각의 악센트가 있다

와인은 단일한 언어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등 다양한 지역의 악센트가 붙는다. 게릴라도 그것이 각 와인 사이의 기본적인 차이점이라는 건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원한다면 각 부족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특정한 기후와 재배 조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동시에 다양한 양조 문화 속 사고방식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니 다양한 나라에서 만든 와인을 마셔보고 그 중 어느 악센트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지 알아보기 바란다.

 

9.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보르도 샤토 셀러에 있는 19세기 초 라피트 와인

이것 역시 이상하다. 와인의 경우에는 적은 게 보통 더 낫다. 최대한의 풍미 같은 건 이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 혹시라도 소위 전문가나 애호가라는 사람들이 비밀리에 즐긴다는 와인을 맛볼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들 모두가 오래되어 그윽한 맛이 난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릴라에게는 낭비할 시간이 없으니 처음부터 알아두기 바란다. 중요한 건 양이나 힘, 소리가 아니라 그것이 조직된 방식이다. 잘 조직된 은은한 풍미가 당신에게 가장 오랜 행복을 줄 것이다.

 

10. 나쁜

와인에도 나쁜 것들이 있다. 축축하게 젖은 종이 상자 같은 냄새가 나면 코르크가 상한 것이다. 토피 사탕 향이 나면 와인이 너무 많은 공기를 접한 것이다. 방귀 냄새가 날 때도 있는데 그건 공기가 너무 부족했다. 하수구 냄새가 나면 완전히 망친 와인이다. 이런 일들이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게릴라는 가차 없다. 심심한 것도 용서치 말자. 미각을 동원해 세심히 귀를 기울이자. 와인이 쓸데없는 헛소리만 지껄인다면 가차 없이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자. 게릴라는 언제나 이동을 멈추지 않는다. 그래도 된다. 이 와인이라는 게임은 다운로드하는 데만 몇 년씩 걸리고, 끝판까지 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말이다.

CREDIT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7.8.7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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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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