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었다. 시원한 실내에 있더라도 푹푹 찌는 날씨에는 무거운 바디감과 높은 알코올 도수의 레드 와인에는 선뜻 손을 뻗지 않게 된다. 냉장고에서 막 꺼내서 차갑게 마실 수 있는, 상큼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 간절한 여름이 왔다.
이번 픽커스 테이블을 위해 ‘여름에 즐기는 라이트 바디 와인’이라는 주제로 엄선된 6종의 와인이 준비되었고, 이를 함께 평가할 20여 명의 패널들이 모였다. 다양한 품종의 화이트 와인과 로제 스파클링 와인, 최초의 스파클링 생산법으로 만든 내추럴 스타일의 펫낫, 그리고 여름 대표 음료인 상그리아까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이들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와인으로는 강렬하게 퍼지는 상큼한 과실 풍미로 모두의 입맛을 저격한 ‘마리에따 알바리뇨(Marieta Albarino) 2018’이 꼽혔다. 올해 당신의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가볍게 즐기기에 좋은 6종의 와인을 소개한다. 얼음 가득한 아이스 버킷에 꽂아둔 이 와인들과 함께라면,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도 전혀 무섭지 않다.
1. 마리에따 알바리뇨(Marieta Albarino) 2018
생산 지역. 스페인 > 리아스 바이사스 / 품종. 알바리뇨 / 수입처. 케이엔제이 와인앤스피리츠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는 대서양의 영향으로 스페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서늘하고 습한 기후를 가짐으로써 화이트 와인 생산에 특화되었다. 리아스 바이사스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99%가 화이트 와인이며, 재배가 허용된 12개의 품종 가운데 알바리뇨(Albarino)가 96% 이상을 차지한다. 알바리뇨 와인은 드라이하며, 시트러스와 핵과류의 과실 풍미와 미네랄리티함을 느낄 수 있고, 높은 산도와 12% 정도의 적정한 알코올을 보인다.
# 알바리뇨 특유의 모과, 레몬, 꽃 아로마가 잘 피어나며, 달콤한 풍미와 새콤한 여운이 입맛을 돋워 주는 와인. 입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풍미가 좋아서 어떤 음식과도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고, 꿀을 찍은 고르곤졸라 피자와 궁합이 딱일것 같아요! _이승철
# 상큼한 시트러스 향에 살짝 기포감이 느껴지니 ‘이게 바로 여름 와인이다!’ 라고 외치는 느낌이에요. 한강 공원에 가서 어떤 배달음식을 시켜도 무난하게 잘 어울릴 것 같은 천하무적 와인입니다. 알바리뇨 품종을 너무 좋아하는데, 좋은 가격의 와인을 발견했어요. _이명하
2. 까잘 가르시아, 상그리아(Casal Garcia, Sangria) NV
생산 지역. 포르투갈 > 비뉴 베르데 / 품종. 로우레이로, 아린투, 과일 및 향신료 에센스 / 수입처. 올빈와인
여름 파티에 빠질 수 없는 상그리아(Sangria)는 레드 와인과 과일 주스, 신선한 계절 과일, 그리고 브랜디나 다른 스피리츠를 추가하여 주정을 강화하기도 한다. 1800년대부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농부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나온 재료를 사용하여 즐겨 마시던 음료로 알려져 있으며, 2004년 유럽 의회에 의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생산된 제품에 한하여 ‘상그리아’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8% abv 정도의 낮은 알코올에 다양한 과일과 향신료 풍미가 은은하게 표현되며, 얼음을 넣어 차갑게 즐기는 여름 대표 음료다.
# 향을 맡는 순간, 바로 장미꽃잎이 팡팡 날리는 듯한 파우더리한 느낌과 핑크빛 과일들이 마구마구 떠오릅니다. 맛도 향만큼 정직하게 달콤한데, 노마골드와 분홍색 탄산음료 등 어린 시절의 무언가를 떠올리게 해줘요. 여자친구들과 너저분한 침대에 모여 미국 하이틴 영화를 보면서 떠들며 마시기 좋을 듯해요. _이유림
# 외국에서 수입한 믹스베리 주스마냥 달달한 향이 폭발합니다. 입에서도 풍선껌을 처음 씹었을 때처럼 단물이 쫙 뿜어져 나오는 느낌! 달달한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과 식후에 디저트로 즐기고 싶은 와인이에요. 얼음에 온더락으로 즐겨도 좋을 듯합니다. _김강욱
3. 수이 리에비티(Sui Lieviti) 2017
생산 지역. 이탈리아 > 에밀리아 로마냐 / 품종. 피뇰레토, 알바나, 리슬링 / 수입처. 카보드
‘자연적으로 발생한 거품’을 뜻하는 프랑스어 Pétillant Naturel을 줄여 부르는 펫낫(Pét-Nat)은 최근 유행하는 내추럴 와인 중에서도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는 와인 스타일이다.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는 최초의 방법인 메쏘드 앙세스트랄(Methode Ancestrale)을 사용하여, 부드러운 탄산과 생생한 과실 풍미가 살아있는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1차 발효가 완전히 완료되기 전에 병입하여 배출되지 못한 이산화탄소가 와인에 녹아들게 되며, 추가적인 효모 제거 과정을 거치지 않기에 효모 찌꺼기가 뿌옇게 남는다.
# 오렌지 껍질 풍미가 가장 먼저 두드러지고, 붉은 사과와 시트러스 계열의 레몬, 자몽의 향도 조화롭게 이어집니다. 약간의 효모 향도 느껴지며, 산도와 바디는 중간 이상으로 밸런스가 좋네요. 입안에서의 버블감이 부드러워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것 같습니다. _황채민
# 사우어 맥주와 같은 느낌의 와인! 사과 뉘앙스의 높은 산미를 보여주는데, 피니쉬는 의외로 얌전해서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기름진 생선, 흰살생선 카르파초와 마시고 싶어요. 내추럴 와인 중에서는 다가가기 쉬운 스타일입니다. _조명준
4. 까스텔 미미, 클래식 페테아스카 알바(Castel MiMi, Classic Feteasca Alba) 2017
생산 지역. 몰도바 / 품종. 페테아스카 알바 / 수입처. WS통상
몰도바(Moldova)의 와인 역사는 기원전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작은 국가에서는 총인구의 20%가 와인과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로, 와인은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역사적으로 러시아, 터키 등 주위 강대국으로부터 많은 시련을 받은 몰도바는 국제적인 기준을 맞추면서도 동시에 오래된 전통을 지키는 독특한 와인 생산지로 다시 재기를 꿈꾸고 있다. 토착 품종인 페테아스카 알바(Feteasca Alba)는 핵과류와 열대과일의 풍미를 지닌 아로마틱한 드라이 와인으로 표현된다.
# 미네랄리티함이 돋보이고 은은한 복숭아 향, 멜론 등의 열대 과일과 꽃 향이 느껴집니다. 입안에서 전반적으로 알싸하게 번지는 향이 독특해요. 페테아스카 알바라는 처음 접해보는 품종이지만, 의외로 익숙한 풍미의 와인이에요. 더운 여름에 차갑게 칠링하여 가볍게 마시기 좋은 와인입니다. _권예진
# 와인의 맑은 색이 마시기 전부터 청아한 느낌을 줍니다. 사과, 배, 레몬, 복숭아, 허니 써클, 약간의 바나나 같은 열대과실 향이 올라오고, 산도와 알코올의 밸런스가 약하지가 않아서 좋아요. 훈제 연어, 구운 조개와 같은 감칠맛 풍부한 음식과 마시면 좋을 것 같아요. _김진호
5. 판티니, 피노 그리지오(Fantini, Pinot Grigio) 2018
생산 지역. 이탈리아 > 시칠리아 / 품종. 피노 그리지오 / 수입처. 와이넬
높은 산도와 시트러스의 강한 풍미를 보여주는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는 더운 여름, 한잔의 차가운 레모네이드를 연상시킨다. 1980년대까지도 존재감이 미미했던 피노 그리지오는 기술 발전과 함께 생산된 깨끗하고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유행하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된다. 레몬, 라임, 풋사과, 허니 서클의 풍미를 가지며, 어릴 때 마시기 좋은 심플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이 와인은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 고르게 떨어지는 햇볕, 적당한 강우량으로 와인 생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지중해의 가장 큰 섬, 이탈리아의 시칠리아(Sicily)에서 생산된다.
# 맑은 색을 띠는 와인인데 예상외로 짙게 깔린 스모키함이 느껴집니다. 여기에 리치 등의 과일 향이 오래 이어지고, 부드러운 마무리가 마음에 드네요. 무덥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평상에서 오이를 잔뜩 넣은 메밀면, 그리고 이 와인을 차갑게 준비해서 마시고 싶어요. _노지우
# 밝은 노란 빛을 띠며, 시트러스 류와 미네랄 소금기가 적당히 느껴지고, 온도가 올라가면서 버터와 바닐라 향도 은근히 올라옵니다. 조개류와 같이 페어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중후함이 있습니다. _조민기
6. 스플랜더 로제 스파클링(Splendour Rose Sparkling) NV
생산 지역. 호주 > 빅토리아 / 품종. 샤르도네, 피노 누아 / 수입처. 킹기린
1880년대 호주에서 가장 넓은 와인 생산지였던 빅토리아(Victoria)는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던 1890년대에는 호주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안타깝게도 19세기 후반, 필록세라가 모든 것을 앗아갔으나, 이를 극복하고 1970년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호주 본토에서 가장 서늘한 지역인 빅토리아는 해양 미풍과 다양한 미세기후의 영향으로 고품질의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한 뛰어난 품질의 스파클링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 베리 향이 물씬 느껴져 첫 만남부터 설레는 와인. 입에 머금는 순간, 더 풍부해지는 향에 기분까지 좋아집니다. 약간의 잔당감이 산미를 중화 시켜 주네요. 무거운 와인을 마시기 전, 그 기대감을 배가시키는 식전주로 안성맞춤입니다. 매력적이고 도도하고, 아주 맛있어요! _이설아
# 딸기, 빨간 사과와 그 껍질, 라즈베리, 분홍빛 복숭아 향과 마지막에 살짝 이스트 풍미가 느껴집니다. 입에서는 졸여진 레드 베리류와 체리 콤포트, 오렌지, 자몽과 바닐라, 캐러멜 등의 풍미가 더해져 더 풍성하게 표현됩니다. 알코올, 바디, 산도의 밸런스가 좋아요. _메드비지 이스트반
Tip. 각 와인의 자세한 정보 및 모든 패널들의 리뷰는 AI 기반 주류 검색 서비스 ‘마시자GO 앱’에서 만나볼 수 있다.
[Pickers’ table이란?] 픽커스 테이블은 소비자가 현재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반영한 주제를 선정하여 진행되는 시음회다. 각 주제에 맞춰 선정된 와인을 시음한 패널들의 리뷰는 Wine Pick 기사 컨텐츠와 마시자Go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Wine Pick이란?] 와인 픽은 픽커스 테이블에서 소개된 와인을 하나씩 추천하는 서비스로, 마시자Go를 통해 와인 정보와 소비자의 시음평을 확인하고 예약 서비스를 통해 와인을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