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투어는 하루면 된다.’

4년 전 파리 근교 여행지를 찾을 때마다 접하던 말이다. 가깝기도 하거니와, 관광지를 포함한 유명 샴페인 하우스가 시가지에 몰려있어서다. 실제로 파리에서 테제베(프랑스 고속 전철)로 40분이면 샴페인의 심장 랭스(Reims)에 도착한다. 직접 찾아보기 전까지는 정말 하루면 다 둘러볼 줄 알았다. 와인 공부를 할 때도 보르도나 루아르보다 월등히 작아서 막연히 볼거리가 적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왜인걸. 막상 방문할 곳을 찾아보니 갈 곳이 너무도, 정말 너무도 많았다.

샴페인 AOC 지역의 대부분은 행정구역인 샴페인 아덴(Champagne-Ardenne)에 속한다. 이 구역 중에서도 마른과 오브에 샴페인 AOC가 몰려있고, 마른의 랭스와 에페르네, 오브의 트로이가 그중에서도 핵심 지역이다. 이 세 지역만 하루씩 잡고 방문하더라도 3일이 필요하다. 갈 수 있는 모든 샴페인 하우스며 개인 와이너리를 찾아가겠다면 3일은커녕 일주일도 모자랄 것이다. 현재 샴페인 하우스의 수만 320개에 달하니 말이다.

고르고 골라 샴페인 지역을 갈 때 들러볼 만한 의미 있는 샴페인 하우스 7곳을 추려보았다. 특별한 파리 근교 여행이나 프랑스 와이너리 투어를 생각하는 독자에게 아래의 대표적인 샴페인 하우스를 추천한다.

랭스(Reims)

랭스 기차역에서 가까운 거리순으로 간다면 멈, 테탱제, 포메리, 뵈브 클리코 순으로 방문하는 게 좋다.

1.멈(Mumm)

출처: https://www.mumm.com/en

멈의 역사는 2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멈은 1761년에 독일의 라인 계곡에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멈 가문에서 시작되었는데, 이후 샴페인 지역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멈 가문의 세 아들이 독일에서 이주하여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이후 이들의 아들 중 한 명인 조지 헤르만 멈(Georges Hermann Mumm)이 와이너리를 상속하여 G.H.Mumm이라는 지금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1852년부터 시작했다. 현재 랭스에 위치한 하우스에는 200년도 더 된 셀라가 있는데, 이 안에 2천 5백만 병이 보관되어 있다.

위치: 34 rue du Champ de Mars 51100 Reims

투어 시간: 75분

비용: 20€~39€

사이트: https://www.mumm.com/en

2.테탱제(Taittinger)

출처: https://www.taittinger.com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을 맛보고 싶다면 꼭 가봐야만 하는 곳이다. 하늘하늘한 맛을 보여주는 가장 높은 등급의 와인 콩트 드 샹파뉴 와인을 시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32년에 시작한 이 하우스는 샴페인 자체의 품질 뿐 아니라 뛰어난 마케팅으로도 유명한데, 1983년부터 현대 화가들에게 의뢰하여 빈티지 샴페인에 특별 라벨을 입히는 것이 한 예이다. 여러모로 즐길거리가 많은 샴페인 하우스다. 

위치: 9 Rue Saint-Nicaise, 51100 Reims, France

투어 시간: 60분

비용: 9€~45€

사이트: https://www.taittinger.com

3.포메리(Pommery)

출처: https://www.champagnepommery.com/en/champagne-pommery/history-pommery-champagne

포메리는 슬픔 속에서 역사가 시작된다. 알렉산더 포메리가 와이너리를 설립한 지 1년 만에 세상을 떠나자 부인인 루이스 포메리가 1858년부터 와이너리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녀는 샴페인 브랜딩부터 홍보 전반을 총괄하며 럭셔리한 상품을 만들어냄으로써 많은 이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전의 사업 운영 경험이 없었음에도 그녀의 뛰어난 지휘로 포메리는 샴페인 지역에서 가장 큰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포메리는 또한 1874년 최초로 브뤼(Brut) 샴페인을 내놓기도 했다.

위치: 5, place Général Gouraud 51 100 Reims

투어 시간: 60분

비용: 17€

사이트: https://www.champagnepommery.com/en/

4.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

출처: https://www.veuveclicquot.com/en-kr/our-champagne/yellow-label-brut-champagne

만일 7월 4일에서 8일 신사동 카페 애술린 앞의 노란 풍선 더미를 보았다면, 뵈브 클리코 팝업스토어를 지나쳤음이 틀림없다. 실제 샴페인하우스는 태탱저에서 몇 블록 남쪽으로 떨어진 곳에 있다. 노란빛 가득한 라벨 외에도, 뵈브 클리코는 샴페인 병을 거꾸로 세워 숙성하는 도구 푸피트르(pupitres)를 고안한 곳으로 유명하다. 푸피트르의 발명은 샴페인 역사에 있어 획기적이었던 사건 중 하나로 꼽히므로 샴페인의 제조방법과 역사를 짚어보기에 좋은 곳이다.

투어 시간: 1시간, 1시간 30분, 2시간

비용: 25€, 50€, 120€

사이트: https://www.veuveclicquot.com/en-int

에페르네(Épernay)

랭스에서 차로 30분, 기차로 40분 거리에 있다. 에페르네역 중심으로도 많은 와이너리가 있으나 자가용 또는 차를 타고서도 갈 만한 곳을 포함하여 소개한다.

5.모엣&샹동(Moët & Chandon)

출처: https://www.countryandtownhouse.co.uk/culture/10-best-selling-champagne-brands/

영국의 잡지 ‘the Drinks Business’에 따르면, 모엣&샹동 임페리얼 NV는 작년 한해에 가장 많이 팔린 샴페인이다. 2초에 한 병씩 팔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는 오랜 역사 속에서 쌓여온 이야기(1743년에 설립되었다)와 자회사인 LVMH의 막강한 마케팅의 결과로 보인다. 샴페인 하우스에 방문하면 거대한 미로처럼 설계된 지하 셀러와 나폴레옹이 왔다간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역사가 있는 만큼 다양한 이야기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위치: 20 avenue de Champagne 51200 Épernay

투어 시간: 45분, 1시간

비용: 24€~76€

사이트: https://www.moet.com/

6.니콜라 푀야트(Nicolas Feuillatte)

출처: https://www.nicolas-feuillatte.com/en/

프랑스에서는 1위로, 전 세계에서는 3위로 잘 팔리는 샴페인이다. 1976년에 세워져, 젊은 샴페인 브랜드 중 하나에 속한다. 대규모 브랜드가 아닌 소규모 샴페인 생산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브랜드라는 점이 새롭다. 협동 조합인 CV-CNF(Centre Vinicole – Champagne Nicolas Feuillatte)등 82개의 협동업자는 포도 공급의 다양성을 확보하며 안정적으로 공급해왔다. 이들은 또한 5000여 명이 넘는 포도 재배자들로부터 품질이 포장된 포도를 받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콜라 푀야트는 또한 현대 예술작품을 후원하여 소장하고 있는 미술 작품을 관광객에게 개방한다. 다만 웹사이트에서 바로 예약을 할 수 없으므로, 따로 연락을 취하여 방문 일정을 잡아야 한다. 에페르네 시가지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위치: CD 40A – “PLUMECOQ” 51530 Chouilly

투어 시간 및 비용: 개별 문의

사이트: https://www.nicolas-feuillatte.com/en/

7.자크 셀로스(Jacques Selloss)

출처: https://www.selosse-lesavises.com/hotel-restaurant-en-champagne/anselme-corinne-selosse.html

샴페인 계의 ‘로마네 콩티‘라고 불리는 최고 샴페인으로 평가된다. 자크 셀로스 와이너리는 코트 데 블랑의 중심지인 아비즈에 자리 잡고 있는데, 아비즈는 18세기부터 블랑 드 블랑 와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지역이다. 1949년에 현재 운영자인 앙슬렘 셀로스(Anselme’s Selosse)의 아버지 자크 셀로스(Jacques Selosse)가 설립했으며, 1974년부터는 앙슬렘과 그의 아내 코린(Corinne)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와이너리뿐 아니라 호텔과 레스토랑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이 호텔에 묵는다면 오로지 자크 셀로스만을 즐기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단, 와이너리 투어는 일주일에 한 번뿐이며 웹사이트에 따로 공지되지 않으므로 미리 연락하여 방문일정을 잡아야 한다. 에페르네 중심지에서 남쪽으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위치: 59, rue de Cramant 51190 Avize

투어 시간 및 비용: 개별 문의

사이트: https://www.selosse-lesavis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