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이나 바의 와인 리스트에서 가장 쉽게 눈에 띄는 화이트 품종은 아마 샤르도네(Chardonnay)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일 것이다. 두 품종 모두 세계 각지에서 재배되어 와인으로 만들어지고, 그 스타일은 기후와 토양, 양조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와인 입문자로서 소비뇽 ...
나는 복불복 게임이 싫다. 물론 도박도 마찬가지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자에게만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윤리적 믿음 때문은 아니다. 내 잘잘못과 관계없이 순전히 운 때문에 손해 볼 가능성을 안 그래도 불확실한 인생에 추가하고 싶지 ...
유난히 길고 지루한 장마였다. 막걸리와 부침가루 매출이 늘어났다는 기사를 보며 한국인들이 얼마나 먹고 마시는 일에 진심인지를 다시금 깨달았고, 회색 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색의 미미한 지분에도 가슴이 설렜다. 어두운 날들을 지나 드디어 제습기를 틀지 않고도 빨래가 ...
나는 자타 공인 길치다. 방향감각도 엉망이고 이 길이 어떻게 저 길과 이어지는지 도무지 그려내지 못한다. 얼마 전에는 방 정리를 하다가 고등학교 때 했던 적성검사 결과지를 발견했는데, 공간적 시각화 영역 백분위가 무려 12였다. (나보다 공간적 시각화가 ...
좋은 와인을 완벽한 상태로 서브하는 일은 좋은 와인을 완벽한 가격에 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페어링할 음식부터 온도, 날씨, 품종에 어울리는 잔과 함께 마시는 이들의 컨디션까지 일일이 신경 쓰다 보면 마시기도 전에 지쳐버리기 일쑤다. 와인의 섬세한 잠재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