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은 종종 30도를 넘어가지만 저녁이면 아직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의 초입이다. 이 시기를 지나는 와인 애호가들에게 테라스에 앉아 스파클링이나 로제 한 잔을 마시는 것보다 즐거운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적당히 뜨거우면서도 아직은 가벼운 ...
프랑스에 살던 2년 남짓, 일주일에 못 해도 세 개의 빈 병을 배출하며 성실히 와인을 마셨다. 내가 뭘 마시는지 잘 모를 때였다. 묵직하고 떫은 레드를 좋아하는 취향만 있었고 대체로 보르도나 론 와인이 내 입에 맞는다는 정도의 ...
와인의 수많은 미덕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은 음식의 맛은 풍부하게, 분위기는 무르익게 해준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가벼운 한 잔으로 기분과 입맛을 돋운 후에는 조금 더 진득한 술을 곁들이며 깊숙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그런 ...
와인 애호가들에게 좋은 가격에 좋은 와인을 구하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다른 취미가 모두 그렇듯 와인을 즐기는 데는 돈이 들고, 다양한 와인을 접하며 경험의 폭을 늘리는 일에는 그보다 조금(?) 더 큰 돈이 든다. 마음 ...
3월 중순을 막 넘기자 집 앞에 개나리가 피었다. 개나리의 통상적인 개화 시기는 4월이라고 하니, 예년보다 이르게 개화한 모양이다. 산림청에서는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지구 온난화로 4월이면 이미 싹이 트고 잎이 피는데, 그 전에 ...
“파워풀하고… 그러면서 녹아내리는 듯한 단맛과 톡 쏘는 듯한 신맛이 확 밀려오는 느낌이야. 그거야말로 퀸의 보컬의 달콤하고도 허스키한 목소리를…중후한 기타와 묵직한 드럼으로 감싸는 듯한….뭐랄까, 클래식 같지만 그렇지도 않아. 이건 보다 모던한 느낌. 역시 ‘퀸’이에요.” 이제껏 와인을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했던가. 그러나 해가 바뀌고 그 숫자에 1이 더해지면 어쩐지 위기감이 엄습하고, 연말까지 흥청거리던 사람도 연초에는 또렷한 정신으로 생산적인 일상을 보내려고 애쓰게 마련이다. 영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1월 한 달 동안 아예 금주하는 ...
유난히 힘들었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원한 생맥주 한 잔,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간 뮤직 페스티벌에서 마시는 레드불 칵테일, 조용하고 어두운 바에서 연인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음미하는 싱글몰트위스키… 이 모든 것의 소중함을 여실히 깨달은 한 ...
프랑스 유학 기간에 가장 많이 마신 술은 단연 와인이었다. 동네 마트에만 가도 한쪽 벽면이 빼곡히 와인으로 채워져 있고, 카페에도 식당에도 항상 여러 종의 와인이 구비되어 있었기 때문. 그렇다고 프랑스인들이 늘 와인만 달고 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
지금껏 와인을 마셔오면서 가졌던 가장 큰 편견은 ‘스위트 와인은 맛이 없다’는 것이었다. 강렬한 단맛은 부족한 풍미를 가리기 위한 트릭이고, 끈적한 당도가 혀를 마비시켜 곁들이는 음식의 맛조차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스위트 와인은 디저트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