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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거 맥주는 다 똑같다?

라거 맥주는 다 똑같다?

최준호 2021년 8월 6일

요즘 코로나의 여파로 홈맥이 늘어남에 따라 캔과 병맥주의 소비가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특히 편의점에서 소비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대다수의 소비자는 4캔 만원에 맞춰 구매하는데 실제 행사에 포함되는 맥주들은 흑맥주나 밀맥주의 스타일도 있지만, 대부분은 라거 맥주입니다.

따라서 청량감이 강하고 목 넘김이 좋은 맥주를 보고 일반적인 ‘라거 맥주’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틀린 설명은 아니지만 라거 맥주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는 것 같아, 이번 주제는 라거의 정의와 다양함에 대하여 다뤄볼까 합니다.

맥주의 역할을 하는 효모 / 사진 출처: copyright 2020. BigCommerce All rights reserved

크게 맥주는 2가지로 구분하여 ‘라거 맥주’와 ‘에일 맥주’라 구분됩니다. 이것에 대한 정의를 설명해 드리기 전에 맥주의 주재료를 말씀드리자면, 맥주의 재료는 크게 맥아(보리), 홉, 효모, 물 이렇게 4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라거와 에일의 차이란 위의 주재료 중 효모와 연관된 것으로, 효모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집니다. 바로 ‘라거 효모’와 ‘에일 효모’ 입니다. 즉, 주재료 중 효모를 제외한 나머지 3가지의 재료가 동일한데 ‘라거 효모’를 사용하면 ‘라거 맥주’, ‘에일 효모’를 사용하면 에일 맥주가 됩니다.

이러한 효모는 미생물이다 보니 제각각 자신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다른데, 크게 분류하여 라거는 비교적 낮은 온도(8~12도), 에일은 높은 온도(18~22도) 정도에서 활동합니다. 특히, 라거는 에일보다 발효부산물이 적게 생성되어 깔끔한 경우가 많아 라거 맥주는 깔끔하다는 보편적인 정의가 생겨났지만, 이것은 꼭 그러하다고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41%의 도수를 가진 ‘Sink The Bismarck’ 맥주 / 사진 출처: copyright 2011. Reader All rights reserved

라거 맥주에 대한 오해

1) 라거 맥주는 저도수의 맥주
대부분의 사람은 라거가 깔끔하고 목 넘김이 좋고 도수는 4~5도 정도의 맥주라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이며 맥주의 도수는 효모가 아닌 맥아의 양이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만들고자 하는 맥주의 도수가 높다면 맥아의 함량을 높이면 도수가 올라갑니다.

즉, 맥아를 많이 넣고 효모를 라거 효모를 사용할 경우 고도수의 라거 맥주가 생산되며, 맥아의 함량을 적게 넣고 에일 효모를 사용하면 저도수의 에일 맥주가 생산됩니다. 이처럼 도수와 라거의 관계는 전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라거 맥주 중 도수가 높은 경우에는 30도를 넘어가는 경우가 있으니 더욱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맥주 ‘가펠 쾰쉬’ / 사진 출처: copyright 2011. Wikimedia All rights reserved

2) 라거 맥주는 에일 맥주에 비하여 깔끔하다?
라거 맥주는 에일 맥주에 비하여 깔끔하다는 것은 보편적인 사실이나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일단 깔끔하다는 것은 다른 풍미가 없다는 것으로 이는 발효부산물과 연관이 되는데, 우리가 독일식 밀맥주를 마시고 바나나 또는 정향을 느끼는 것은 발효부산물의 특징입니다. 라거 효모는 에일 효모에 비해 발효부산물이 비교적 적게 생산됨은 맞으므로 대다수가 해당하는 사항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의할 수는 없는 이유는 만약 라거 효모를 에일 환경(높은 온도)에 맞춰 발효할 경우 저온에서보다 발효부산물이 비교적 더 생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에일 효모가 라거 환경(낮은 온도)에서 발효할 경우 깔끔한 풍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맥주를 보고 하이브리드 맥주(Hybrid Beer)라 부르는데, 대표적으로 4캔 만원의 행사제품으로 있는 쾰쉬(Kolsch)라는 제품은 마셔보면 라거 맥주 같지만 에일 맥주를 라거 환경에서 제작한 맥주입니다.

대표적인 국내 라거 맥주인 OB / 사진 출처: copyright 2017. pxhere All rights reserved

오늘은 라거에 대한 간단한 내용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펍에서 라거 맥주에 관해 물어본다면 대다수가 ‘깔끔하고 목 넘김이 좋은 맥주’라 설명하는데, 이는 위의 설명을 다 하기가 어려워 보편적인 설명을 드리는 것으로 틀린 것이라고 할 순 없으나 무조건 정의된 설명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다양한 라거 맥주와 라거 맥주 같은 에일 맥주를 드셔보시는 것도 재미가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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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모두가 자신만의 맥주를 찾는 그 날까지, 세상의 모든 맥주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go@mashij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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