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소믈리에’, 맥주에도 ‘소믈리에’를 양성하는 자격증이 있습니다. 그중 오늘은 ‘씨서론’에 대하여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소믈리에는 손님의 취향에 맞는 술을 추천하고 먹고 있는 음식과 페어링하여 소개하기, 술을 시음하여 서빙하기에 적절한지, 장비에 이상은 없는지 등을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업무를 합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 만족도를 느끼게 하여 단골을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씨서론은 이러한 소믈리에의 개념이 맥주에 적용되는 자격증으로,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디까지나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과 내용에 대해 다루다 보니, 아주 깊은 양조지식을 요구하는 시험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을 이해하고 감별하는 능력에 중점을 둡니다.
그리고 첫 번째 단계인 ‘Certified Beer Server’부터 두 번째 ‘Certified Cicerone’, 3단계 ‘Advanced Cicerone’, 4단계 ‘Master Cicerone’까지 총 4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1단계는 한국어로도 가능하며 인터넷으로 응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700여 명이 취득하고 있습니다. 혹시 맥주에 관련하여 취미 삼아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초보자도 약간의 공부와 시간을 투자하면 취득할 수 있으니 도전해보시는 것도 추천해드립니다.
씨서론에서 다루는 내용은 1. 맥주 장비 관리(Keeping and Serving) / 2. 맥주 스타일(Beer Style) / 3. 맥주 맛과 평가(Beer flavor and Evaluation) / 4. 맥주 재료와 양조 과정(Beer Ingredients & Brewing Process) / 5. 푸드페어링(Food Pairing with Beer)으로 크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맥주에서 꼭 필요한 주제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1단계인 비어서버에서는 맥주 장비 관리를 가장 많이 다루고 있으며, 손님에게 적절한 추천을 위해 맥주 스타일에 대한 내용을 두 번째로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맥주 맛과 평가, 맥주 재료를 다루기는 하나, 많은 내용이 나오지는 않고 기초적인 부분을 요구합니다. 그 외에 양조 과정과 푸드페어링은 전혀 다루지 않습니다.
평소에 맥주를 다양하게 접하거나 펍에서 근무하신 경력이 있다면 더 쉽게 취득하실 수 있고, 유튜브나 구글에 자료가 많이 있으니 접근성도 좋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1단계를 주제로 6주차 과정을 만들어 강의를 몇 회 진행했는데, 취미로 수강하여 맥주를 잘 모르는 분들도 교육 후에는 취득하시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2단계인 Certified Cicerone은 국내에 41명이 취득하고 있습니다. 1단계보다는 훨씬 더 많은 내용을 요구하고 영어로 응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국내에서는 많이 취득한 상태는 아닙니다. 제가 취득했던 3년 전에는 7명이었던 이 단계는 어느덧 41명까지 늘어난 것을 보면, 크래프트 맥주 업계가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시험은 국내에서 1년에 3~4회 정도 오프라인으로 응시할 수 있습니다. 필기와 실기로 나눠지는데, 필기는 모두 주관식으로 주어지며 3개의 에세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기는 맥주를 시음하고 스타일 구분하기, 이취(Off-flavor)를 구분하고 피드백 주기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카메라 앞에서 기자재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에 대하여 설명과 같이 촬영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이 단계부터는 푸드페어링에 대한 비교적 깊은 내용을 요구하고, 최근에는 이 푸드페어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혹시 별도로 푸드페어링에 대하여 공부하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Beer Pairing’이라는 도서를 추천해드립니다.
3단계는 2015년에 생겨나 현재 136명이 취득했습니다. 심화된 양조 지식과 푸드페어링, 그리고 감별 능력을 요구하며, 국내에서는 응시할 수 없어 아직 국내에서 취득한 사람은 없습니다. 마지막 4단계에 대해서는 많은 자료가 노출되어 있지 않아 확인되지 않지만, 취득자가 전 세계에 19명뿐이라고 하니 매우 어려운 시험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맥주를 마시고 즐기는 데 있어 자격증은 절대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 술은 언제나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즐기면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여기기에 더욱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알고 싶거나 직업으로 생각하신다면, 필수라고는 할 수 없으나 권유 정도는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