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달콤한 주정강화 와인인 마데이라 와인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축구팬이라면 유명한 축구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고향이 마데이라인 것을 아실 수도 있겠네요. 전통적인 와인 산지인 유럽에서 와인의 이름은 지역을 따라가는 것이니 마데이라는 와인이 나는 포르투갈 한 지역의 이름일테지만, 과연 어디에 있는 곳일까요?
마데이라는 포르투갈 남쪽에 위치한 화산섬으로, 파리에서도 비행기로 다섯 시간 남짓 걸립니다. 포르투갈의 본토 아래 남서쪽에 위치해 있으니 북아프리카의 한 나라인 모로코에 오히려 더 가깝군요. 프랑스에 살면서 포르투갈의 포르토와, 셰리가 나는 안달루시아, 이탈리아의 마르살라를 다녀오고 나니, 또 하나의 유명 산지인 마데이라까지 한 번 다녀와야 주정강화 와인 그랜드 슬램 달성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던 차에, 마침 그곳에서의 하이킹을 계획한 두 명의 친구들 손에 이끌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비행기 표를 끊게 되었습니다.
마데이라는 연중 온화한 기온을 자랑하고, 가장 추운 겨울에도 12~16도 정도라 겨울 코트를 입기엔 너무 따뜻합니다. 이곳의 면적은 801 제곱킬로미터로 제주도가 1849 제곱킬로미터이니 제주도의 절반 이하라 볼 수 있습니다. 푼찰(Funchal)이라는 도시가 가장 크고 붐비는 곳이며, 음식점들이 많고 교통이 편리해 차가 있더라도 시내 중심에 숙소를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데이라를 가야 할 이유 1 :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다양한 하이킹 코스
작은 섬이지만 산과 절벽이 많고, 장소와 시간에 따라 날씨와 풍경이 달라집니다. 고도에 따라 기온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온화한 날씨에 산과 바다, 숲이 어우러져 다양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다양한 시간과 난이도의 하이킹 코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마데이라를 가야 할 이유 2 : 마데이라 와인 테이스팅
약 85%의 마데이라 와인은 네그라 몰레(Negra Mole)라는 포도품종으로 만들어지며, 말베이시아(Malvasia), 부알(Bual), 베르델호(Verdelho)와 세르시알(Sercial)로 만들어진 와인과 오랜 숙성 기간에 따라 발전하는 다양한 아로마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현재 마데이라에는 아래 7개의 와이너리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 Henriques & Henriques : Câmara de Lobos에 위치, Cabo Girão라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절벽에 생산지가 있는 것으로 유명
– H.M. Borges : Funchal의 중심에 위치해 4대째 가족 경영하고 있는 와이너리
– JUSTINO’S : 1993년까지 가족 경영이었으나 프랑스 기업에 인수되어 전 세계에 수출 중
– BLANDY’S : Blandy, Leacock, Miles, Cossart Gordon이라는 네 개의 생산자가 합쳐져 가장 큰 마데이라 와이너리가 됨
– Pereira d’Oliveira : 5대째 와인을 만들어오고 있는 유서 깊은 와이너리로 방대한 빈티지 컬렉션을 자랑
– Vinhos Barbeito : 젊고 현대적인 레이블과 와인메이킹을 시도하는 곳
– J.Faria & Filhos : 마데이라 와인뿐 아니라 럼, 리큐르, 브랜디 등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
마데이라를 가야 할 이유 3: 폰차, 프랑고 치킨과 정어리구이
사탕수수 증류주에 꿀과 설탕, 귤이나 오렌지 주스를 넣어 새콤달콤하게 만든 마데이라의 대표 칵테일 폰차를 아페리티브로 추천합니다. 점심엔 주문하자마자 숯불에 매콤한 피리피리 소스를 발라 구워 나오는 프랑고 치킨에 포르투갈식으로 약간 단단한 듯 익혀 나오는 쌀밥이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니 꼭 같이 드셔야 하고, 저녁엔 별다른 양념 없이 소금을 뿌려 구워 나오는 신선한 정어리를 포르투갈의 상쾌한 미발포성 국민와인, 비뉴 베르데와 함께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