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 & 최소한의 개입을 추구하는 와인을 만나는 세계 최대 행사 Raw Wine London 2019를 소개합니다.

2019년 로 와인 런던에 참여한 와인 생산자들과 이자벨 르쥬롱 / 사진 제공: RAW WINE

2019년 3월 10일과 11일, 영국 런던에서 내추럴 와인의 선구자이자 마스터 오브 와인인 이자벨 르쥬롱이 주최하는 특별한 와인 페어, 로 와인(RAW WINE)이 열렸습니다. 로 와인은 유기농 혹은 바이오다이나믹으로 포도를 재배한 후 만드는 내추럴 와인과 아주 최소한의 개입이 들어간 와인을 알리고자 전 세계 와인 생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비자와 수입업자를 직접 만나는 행사입니다.

로 와인은 소비자와 업계 종사자가 모두 참석할 수 있는 와인 페어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 참여해 내추럴 와인과 최소한의 개입을 추구하는 와인을 즐기고, 이를 더 알고 싶어하는 여러분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참가한 와이너리

총 150여 개의 와이너리들이 참가했습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한 주요 와인 생산국은 물론, 요즘 각광 받고 있는 조지아와 오스트리아,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내추럴/가장 최소한의 개입을 추구하는 와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Radikon과 Gut Oggau처럼 이미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와이너리는 물론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빈티지의 와인을 출시한 젊은 생산자들의 와인이 눈에 띄었고,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생산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SPEAKER’S CORNER

와인 생산자나 그를 알리는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지식과 현장의 경험을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2019년 로 와인 런던에는 이틀간 총 8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프로그램은 22년 전부터 오늘날 오렌지 와인이라 불리는 와인을 만들어온 Josko Gravner와 그의 딸 Mateja Gravner가 마련한 리볼라(Ribolla) 와인의 버티컬 테이스팅입니다. 극히 소량을 생산했기에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1999년, 2004, 2007, 2010 빈티지를 그들이 직접 만든 리볼라에 최적화된 잔을 이용해 시음하며, 타협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발전시켜온 이탈리아의 그라브너, 그 열정의 역사를 들었습니다.

런던의 힙스터 먹거리

조지아 음식, 고메 샌드위치는 물론, 한창 화제가 되고 있어 긴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다는 런던의 Bunshop의 번을 맛볼 수 있는 음식 코너가 마련되었습니다.

로 와인 위크 RAW WINE WEEK

로 와인이 열리는 기간 전후인 3월 6일에서 13일까지 런던 전역의 와인바와 레스토랑에서 로 와인에 참가한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런던의 넵튠(Neptune)이라는 레스토랑은 이자벨 르쥬롱이 내추럴 와인 리스트를 큐레이팅하는 레스토랑입니다. 이곳에서는 라디콘의 다양한 와인을 멋진 가격에 잔이나 병으로 맛볼 수 있는 저녁 이벤트가 준비되었습니다.

2012년 로 와인 런던을 시작으로, 이제는 런던,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베를린과 몬트리올에서 매년 로 와인이 열립니다. 포도밭을 직접 가꾸고, 손으로 수확을 하는 과정을 와인을 만들기 전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생각하는 내추럴 와인 혹은 최소한의 개입을 추구하는 와인의 생산자들은 큰 규모의 와이너리와 달리 포도의 경작, 와인 양조, 패키징 작업과 판매까지 모든 일을 가족이나 개인이 전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들의 와인은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을지라도 생산자들이 직접 소비자와 판매자를 만나는 기회는 적습니다.

바틀링을 시연하는 이자벨 르쥬롱 / 사진 제공: RAW WINE

서울에서 내추럴 와인을 마시고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자벨 르쥬롱은 편견 없이 마셔보고 생산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대답했습니다. 로 와인의 한 가지 장점은, 해외에서 열리는 다른 행사에 비해 대부분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와인 생산자들이 참석을 한다는 것입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여러분이 혹시 로 와인이 열리는 도시를 여행하는 기회가 있다면, 이 행사를 일정에 넣어 한 번 참석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생산자에게 직접 와인을 만드는 과정과 그들의 역사와 신념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며, 한국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미수입 와인을 테이스팅하고 만날 수 있는 기쁨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