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하 지역은 에브로강의 지류인 오하(Oja)강(Rio)의 이름을 본떴다. 리오하의 와인 역사는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1850년에 루시아노 무리에타(현재 마르케스 드 무리에타)가 첫 번째로 상업적인 와이너리를 설립하고 스페인 식민지로 와인을 수출하면서 본격적인 와인 산업이 시작되었다. 리오하는 1860년대에 프랑스 보르도 와인 메이커들로부터 뜻밖의 도움을 받고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다. 바로 1840년에 보르도에서 백분병이 창궐하여 보르도 와인 메이커들이 보르도를 떠나 가장 가까운 리오하로 넘어온 것이다. 1860년대에 보르도에 필록세라 진드기가 포도밭을 파괴하자 더 많은 전문가와 상인들이 와인을 찾아 리오하로 모여들었다. 이때 CVNE, 로페즈 드 헤레디아, 라 리오하 알타, 프랑코 에스파뇰라 등 프랑스 와인에 깊게 영향을 받은 새로운 와이너리들이 탄생했다. 또한 이 기간에 보르도에서 쓰는 225L 오크통인 ‘바리크’가 소개됐다. 이후 기찻길이 뚫리고 매우 많은 양의 리오하 와인이 프랑스로 수출되었다. 하지만 1901년 필록세라가 리오하를 덮치고 프랑스가 뿌리 접목을 통해 필록세라를 극복하면서 리오하 와인 산업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이후 1차 세계 대전, 3년간의 시민 전쟁, 2차 세계 대전 등을 거치면서 리오하는 침체기를 겪다가 1960년대, 70년대에 들어서서야 회복할 수 있었다.
리오하는 칸타브리아 산맥이 북쪽과 서쪽을 막고 있어서 습한 대서양의 기운을 차단한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강우량이 매우 적은데, 리오하 알타와 알라베사는 연중 약 500m, 리오하 바하는 약 300mm밖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 리오하는 에브로강을 기준으로 북서쪽의 리오하 알타, 에브로강 북쪽의 리오하 알라베사, 남쪽의 리오하 바하로 나뉜다. 리오하의 가장 뛰어난 포도밭은 리오하 알타의 주요 마을들(Haro, San Vincente, Laguardia 등)의 석회석 기반암에 진흙 표토인 북서쪽 사면에 위치한다. 이 구역은 더운 리오하 알타에서도 서늘한 편에 속해서 산도가 좋은 포도가 재배된다. 리오하 바하는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를 띠고 더 덥기 때문에 가뭄이 고질적인 문제이다.
리오하는 5개 적포도, 9개 청포도가 공식적으로 허용되지만 가장 널리 재배되고 중요한 품종은 템프라니요 적포도이다. 템프라니요는 점토 석회질 토양의 리오하 알타와 알라베사에서 잘 자라며 리오하 전체 포도밭의 ¾ 이상을 차지한다. 리오하의 와인은 한 개 품종 이상을 블렌딩해서 양조 된다. 템프라니요를 중심으로 가르나차 틴타는 알코올과 무게감을 더하고 카리냥과 그라시아노는 소량 블렌딩 된다. 가르나차 틴타는 더운 리오하 바하에서 주로 재배된다. 리오하에 필록세라가 퍼지기 전에는 말바시아가 가장 흔한 청포도였다. 하지만 필록세라 파동 이후 마카베우(비우라로도 불림)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리오하의 화이트 와인은 마카베우 청포도를 오크통에 숙성시켜 고소한 견과류 풍미로 대변되는 산화 풍미가 특징이다.
리오하의 와인은 오크 숙성이 특징이다. 오크 숙성을 포함해서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크리안자, 레제르바, 그랑 레제르바 순서로 라벨이 달라진다. 그리고 다른 주요 와인 생산 국가와 달리 아메리칸 오크통에 와인을 숙성시킨다. 최근에는 프렌치 오크통 사용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