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하와이에는 오직 ‘캔’으로만 출시되는 맥주가 있다?

하와이에는 오직 ‘캔’으로만 출시되는 맥주가 있다?

임지연 2019년 10월 8일

수제맥주 ‘마우이 브루잉(Maui brewing)’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과 마우이 브루잉 / 사진 제공: 임지연

365일 푸른 하늘과 연평균 26도씨의 따뜻한 날씨를 자랑하는 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섬.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하와이의 11월은 여전히 따사로운 햇살이 한창이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1년 중 가장 살기 좋다는 11~12월 2개월 동안의 꿈 같은 날씨를 만끽하는 요즘이다.

그리고, 낮은 습도 덕분에 연중 기분 좋은 햇살이 내리쬐는 하와이에서만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특별한 ‘무엇’이 있다. 바로 하와이의 8개 섬 가운데 가장 안쪽으로 치우쳐 자리한 마우이섬에서 만든 수제 맥수 ‘마우이 브루잉(Maui brewing)’시리즈다. 그리고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마우이 브루잉 시리즈가 오직 ‘캔(can)’으로만 출시를 고집한다는 점에서 ‘캔맥주는 곧 저가 맥주’라는 인식을 정면에서 돌파한 맛 좋은 맥주라는 인식을 심어준 제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마우이섬에서 직접 생산된 ‘수제’ 맥주라는 점에서 ‘마우이 시리즈’로 불리는 3종의 하와이 현지 맥주를 맛보았다.

파라다이스 ‘하와이’의 맥주 역사

마우이 맥주 시리즈를 소개하기에 앞서, 현존하는 유일한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하와이의 맥주 역사를 지나칠 수가 없다. 하와이의 푸른 하늘과 그보다 더 파란 바다를 품은 와이키키 해변은 시원한 맥주를 떠올리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하와이의 맥주 역사는 지난 1854년에 시작됐다. 당시 호놀룰루 브루어리(The Honolulu Brewery)라는 이름의 맥주 공장이 호놀룰루 도심에 처음 문을 연 것이다. 하지만 당시 하와이에 거주했던 백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선교사였다는 점에서 종교적인 이유 탓에 호놀룰루 맥주 공장은 불과 2~3년 사이 폐점을 선언하게 된다.

10여 년이 흐른 1865년 무렵 이번에는 ‘하와이안 맥주’라는 간판을 단 맥주 공장이 다운타운에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하와이안 맥주 공장 역시 맥주 제조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인력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곧 문을 닫게 된다.

이후 1888년이 되어서야 내셔널 맥주라는 이름의 공장이 다시 문을 열게 되는데, 당시로는 혁신적인 맛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스팀 맥주를 시중에 내놓으며 하와이에서 맥주가 상용화되는 첫 사례로 기록된다. 하지만 상당수의 마니아층을 포섭하는 등 소위 ‘히트’ 맥주를 시중화 하는 데 성공한 이들 기업 역시 술을 금지하는 종교 주의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곧 문을 닫게 된다.

때문에 현재 하와이에서 생산되는 하와이안 맥주, 마우이 맥주 등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의 상당수는 20세기 중후반에 들어와 처음 생산이 시작된 것들이다.

비교적 그 역사가 짧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하와이에서 재배된 신선한 열대 과일과 다양한 현지 재료를 활용해 제조된다는 점에서 일명 ‘프리미엄’ 맥주로 불리며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청량감이 살아있는 ‘마우이 브루잉(Maui Brewing)’

일명 ‘비키니’ 맥주로 불리는 마우이 브루잉 맥주는 마우이 섬 라하이나 지역에서 처음 제조된 제품이다.

한국에서도 하와이 맥주를 선호하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제법 유명세를 가진 제품으로, 일명 파인애플 맥주, 코코넛 맥주 등 맥주 특유의 향과 맛을 가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ABV)는 불과 6%라는 점에서 현지에서도 널리 즐겨 마시는 맥주다.

마우리 IPA / 사진 제공: 임지연

마우리 Lager / 사진 제공: 임지연

마우이섬은 하와이의 8개 섬 가운데 가장 안쪽에 위치한 곳이다. 대부분의 하와이 인구가 오하우섬에 밀집해 거주한다는 점에서 마우이섬에 거주하는 인구는 15만 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맥주 제조에 필수적인 대부분의 생산 설비를 미국 본토에서 공수, 공수된 제품은 가장 먼저 오하우섬을 통해 2중 과정을 거쳐 들여오게 된다.

때문에 제조 공장을 마우이섬에 둔 마우이 브루잉 업체는 사실상 맥주 제조에 탁월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들 업체 역시 지리적인 측면에서는 공장 건설부터 생산 설비 공수까지 전 과정이 쉽사리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모든 역경의 제조 과정을 극복할 정도로 마우이섬에서 생산되는 브루잉은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 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실제로 하와이에는 현재 10개 안팎의 브루어리가 생산, 판매 중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마우이 브루잉은 하와이에서 가장 큰 제조 규모를 자랑한다.

마우이 브루잉이 애호가들 사이에서 특별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재료를 활용해 맥주를 제조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우이 브루잉 시리즈 가운데 코코넛 포터로 불리는 맥주는 전 세계 맥주 시장에 출시된 상업 맥주 가운데 최초의 트로피컬 맥주로 알려져 있다.

가히 혁신적인 맛이라는 평가를 받아오는 ‘코코넛 포터’는 2005년 무렵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World Beer Cup 2006 Herb & Spice Beer’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 유명세를 얻게 됐다.

태평양에 외떨어져 있는 하와이섬 가운데서도 가장 안쪽에 자리한 섬에서 생산된 맥주에 대해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된 첫 사례다.

지금이야 한국에서 하와이로 여행 온 이들 사이에서도 빼놓지 말고 꼭 맛보아야 하는 현지 맥주 목록에 당당히 링크될 정도로 큰 유명세를 가졌지만, 한때만 해도 ‘캔’에 넣어서 판매되는 저가 제품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하와이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상업화에 성공한 맥주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마우이 브루잉 시리즈는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에도 줄곧 시리즈 전 제품을 오직 ‘캔’으로만 출시해오고 있다는 점에 눈에 띄는 특징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는 맥주 캔 전면에는 ‘병에 담아 판매되어야 진짜 맥주다’라는 인식을 정면에서 반박이라도 하듯, 캔 맥주로 제조되는 이유에 대해 상세히 설명돼 있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마치 누군가 캔 맥주는 ‘버드’ 또는 ‘밀러’와 같은 저가의 맥주를 담는 용기일 뿐이라는 지적을 한 번에 해소하기 업체 나름의 노력이었을 것이다.

필자가 추천하는 마우이 맥주 시리즈의 맛은 단연 ‘빅스웰(BIG Swell)’과 비키니 블론드(BIKINI Blonde). 트로피컬한 맛의 향연이라는 칭찬을 받아오고 있지만, 사실상 잘 구워진 몰트와 코코아, 초콜릿 향이 동시에 첨가됐다는 점에서 다채로운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캔 뚜껑을 따는 것과 동시에 청량한 향이 코끝을 맴도는데, 가볍고 향긋한 맛을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임지연 에디터의 추천. 빅 스웰과 비키니 블론드 / 사진 제공: 임지연

미성년자 NO! 와이키키 해변에서도 NO!

와이키키 해변가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는 미성년자 음주 금지 사인 / 사진 제공: 임지연

여기서 잠깐, 하와이의 주류법은 제법 까다롭다는 점을 추가로 소개한다. 한국처럼 성인이라면 누구나 편의점에서 산 맥주를 들고 편의점 밖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캔맥주 한 잔을 시원하게 넘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공공장소’에서 그것이 무엇이든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를 꺼내 놓는 행위 자체에 대해 엄격하게 금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인 신분의 여행자나 내국인 누구도 성인이 아니라면 주류를 구매하는 것 자체가 금지다. 성인이라고 할지라도 신분증이 없을 경우에는 주류를 자유롭게 구매하기 어렵다. 때문에 하와이 현지에서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를 맛보기 위해서는 주류 전문 취급점과 펍(pub), 바(bar) 등을 찾거나 직접 구매한 제품을 포장한 뒤 밀폐된 공간에서 오붓하게 즐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와이키키 해변과 가장 잘 어울릴 것만 같은 맥주 한 잔의 꿈은 현실에서는 실현할 수 없는 노릇인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에서 맥주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 맥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Tip

마우이 맥주 시리즈는 와이키키 해변 인근에만 소재, 운영되는 ABC 마트에서 낱개로 살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신발 스토어 ABC가 아니다 / 사진 제공: 임지연

각 캔의 가격은 3달러(tax 포함, 정가 2.39달러) 수준. 자주 1.5달러 이상 할인하는 이벤트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정가보다 저렴하다. 또, 대형 마트인 월마트(Walmart), 세이프웨이(SafeWay)와 일본계 대형 유통업체 돈키호테(Don Quijote) 등에서 6개 세트 제품으로 싸게 판매한다.  단, 대형 마트에서는 낱개 구매가 불가하다는 점에서 혼자 여행 중인 맥주 애호가라면 낱개 구입을 위해 인근 편의점 또는 ABC 마트를 찾을 것.

Tags:
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 1

You Might also Like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