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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는 몰라도 안동소주는 안다. 명인 박재서 안동소주

전통주는 몰라도 안동소주는 안다. 명인 박재서 안동소주

강주원 2018년 10월 24일

“자, 3초 드리겠습니다. 생각나는 전통주 하나만 말씀해보세요.”

“음, 안동소주요.”

주변 지인들에게 전통주를 마셔본 적이 있냐고 물으면 ‘전통주? 그게 뭔데? 소주? 막걸리?’라며 전통주의 정의를 되묻는 사람들이 많다. 애석하게도 전통주의 개념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말이다. 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그럼 안동소주는 들어봤어?’라고 물으면 대부분 마셔봤다거나 그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다. 전통주는 모르지만, 안동소주는 알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

그만큼 국내에서 안동소주의 존재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필자도 전통주에 관심이 없던 시절, 전통주를 곧 안동소주와 동일하게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니까. 그만큼 유명하고 전통 깊은 술이 곧 안동소주다.

우리술방에서 유통되는 박재서 명인 안동소주 / 사진 제공: 강주원

안동소주는 700년 전부터 거슬러 내려온 우리나라의 3대 명주 중 하나이다. 안동의 물과 쌀로 빚은 순곡 증류주이며,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상에 빛나는 이 명주는 자타공인 국내외 애주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전통주이다.

안동소주에는 박재서 명인 안동소주, 조옥화 명인 안동소주, 윤종림 대표의 명품 안동소주 등이 있다. 그 중 박재서 명인의 안동소주가 가장 눈에 띈다. 동네 마트에도, 대형 백화점 및 마트에도, 온라인 매장에도 박재서 명인의 안동소주가 거의 지배적이다. 필자도 가장 먼저 접한 안동소주가 ‘박재서 명인’의 안동소주며, 계속해서 찾게 되는 전통주 또한 박재서 명인의 것이다.

호리병 모양의 박재서 명인 안동소주 / 사진 제공: 강주원

박재서 명인은 국내 최고의 소주명가 중 하나인 반남박씨 가문의 25대손이다. 그의 안동소주는 일반 안동소주와 달리 청주를 한 번 더 발효시켜(발효는 한 달간 이루어진다) 3단 사입으로 중탕식 증류한다. 여기서 중탕식 증류란 불에 직접 닿지 않고 뜨겁게 가열된 물로 증류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렇게 증류한 술을 100일 이상 숙성시켜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술맛을 낸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희석식 소주와는 달리 화학물의 첨가 없이 지하 암반 270m에서 뽑은 천연암반수와 쌀 100%를 순수 발효 및 증류해서 만든 술이기에 숙취 또한 없다.

다른 안동소주가 밀 누룩을 사용하는 반면 박재서 명인의 안동소주는 쌀 누룩을 사용하여 발효를 진행한다. 또한 막걸리가 아닌 맑은 청주를 증류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도수는 45도, 35도, 22도, 19도로 다양하지만 안동소주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45도를 감히 추천한다. 고도주임에도 불구하고 입안에서 서서히 퍼지는 안동소주의 은은한 향과 믿기지 않을 정도의 부드러운 목 넘김이 아름답다.

안동소주는 두말하면 입 아픈 국내 전통주를 대표하는 술이다. 동시에 해외에서 인정받은 뛰어난 술이기도 하다. 바로 2013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 더블 골드 메달의 주인공이 바로 박재서 명인의 안동소주이다. 정말 대단하다. 주류 소비량이 많기로 세계에서 손에 꼽는 우리나라지만, 정작 대표 주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안동소주가 그 첫 번째 국가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유통하는 곳도 많고 하회탈, 호리병 등 패키지 또한 다양하니 다 마시고 병을 수집하는 재미도 있다. 전통주를 마셔보고는 싶지만 다음 날 숙취가 두려워 독주를 피하시는 분들, 전통주에 입문하고 싶은데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은 고민 없이 안동소주를 택하면 된다. 사람들이 ‘전통주 = 안동소주’로 기억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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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원

우리술에 대한 지식은 아마추어이지만 우리술을 대하는 자세는 프로인, 전통주 알리는 청년 강주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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