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한옥‘이 세간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귀에 익숙할 전라북도 최고의 핫플레이스 전주 한옥마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끄는 서울의 한옥 명소 북촌 한옥마을과 경복궁 건너편의 서촌 한옥마을까지 봐도 한옥은 참 핫한 여행 키워드다.

근래의 가장 주목받는 한옥 여행 핫플레이스를 꼽는다면, 역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익선동 한옥 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한옥마을‘이라고 하기엔 조금 작은 규모이지만, 익선동 한옥마을은 최근 ‘인생샷‘ 남기기 가장 좋은 명소로 2030 젊은이 사이에서 인기몰이하고 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북촌 한옥마을뿐만 아니라 서촌과 익선동의 한옥은 완벽한 ‘전통 한옥‘이라기에는 조금 미묘하다. 한옥 같기도 하면서도 한옥을 닮지 않은 구조도 이쯤이면 슬슬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들 중 대부분이 학자들의 눈에도 전통 한옥이 아닌, 일제 강점기가 도래한 이후 전통의 ‘궁궐 도시‘였던 한양도성 안의 관청가, 대갓집 등이 있던 자리에 깨알같이 들어차기 시작한 ‘도시한옥‘이기 때문이다.

도시한옥. 이를 좀 더 정확히 표기하자면 ‘근대 도시한옥‘이라고 말함이 옳다. 이와 관련 2002년도 월간지 <월간건축문화>에 실린 송인호 기고자의 글을 참고하자면, 이러한 근대 도시한옥이 서울의 스카이라인에 빼곡히 들어찬 시절은 1930년대 즈음이었다. 해방이 1945년도 8월의 일이었으니, 시기적으로 대략 일제 강점기 중후반이라고 해도 좋다.

1996년도에 발표된 고려대학교 강사 유영희의 논문을 보면, 논의는 개항 이후부터 계속 이어졌으며, 이후 1920년대부터 일간지를 중심으로 ‘주택개량의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일부 지식인 건축가들에 의해 한일 절충식, 한양 절충식 등 여러 새로운 주거 형태가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북촌 한옥 마을 / 사진 출처:pixabay

요컨대 오늘날 우리 곁에 남은 북촌 한옥마을과 서촌, 익선동의 한옥들은 대부분이 1920년대 이후에 지어진 개량 퓨전 한옥의 일종인 ‘근대 도시한옥‘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1990년대 중반부터 점점 없어져 명맥만 간신히 유지했다는 사실을 유영희의 논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유인즉슨, 그즈음부터 재개발과 재건축의 붐이 전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근래 다시 우리 사회에 ‘새로운 트렌드’ 중의 하나로서 몰아닥친 복고풍과 그 한 축을 차지한 ‘경성 로망스’의 형태는 어찌 보면 참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서울의 핫플레이스가 바로 익선동 한옥마을이다. 근래에 SNS를 통해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히기도 한 익선동의 현재는 옛 근대 도시한옥의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개장한 여러 브런치 카페와 디저트 카페가 가득 밀집한 골목의 모습이다.

이색적인 분위기의 프앙디 안뜰 / 사진 제공: 김세원

마카롱과 각종 수제 타르트, 케이크 등 프랑스식 디저트로 유명한 익선동 카페 ‘프앙디’는, 바로 그중에서 단연코 가장 눈에 띄는 익선동의 핫플레이스라 이야기할 수 있다. 전형적인 근대 도시한옥의 외관을 잘 간직하고 있는 익선동 카페 프앙디는 안뜰을 비롯해 카페의 이곳저곳에 흡사 빅토리아 시대를 떠올리는 옛날 소품들을 배치해 더욱 이색적으로 보인다.

아닌 게 아니라, 이는 우리나라 서울 도심 한복판에 근대 도시한옥이 한창 지어지기 시작했던 일제 강점기 시기, 일본의 주류 사회를 휩쓸었던 서양풍이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더욱 흥미진진한 풍경이기도 하다. 근대 도시한옥과 빅토리아 시대, 그리고 그 시기 상류층의 애프터눈 티타임을 떠올리게 하는 달콤한 디저트라니! 그야말로 완벽하게 여심을 저격하는 최고의 잇 아이템이라고 말해도 좋다.

프앙디의 수제 디저트 / 사진 제공: 김세원

가게에서 늘 직접 만든다는 익선동 카페 프앙디의 수제 타르트는 애플망고부터 자몽, 블루베리 등 탑에 얹은 과일의 종류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붙는다. 이외에도 다쿠아즈와 마카롱, 머랭 쿠키, 케이크 등 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수제 디저트 역시도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나 음료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커피와 티에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욱 좋은, 프앙디 특제 수제 마카롱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기회를 한 번씩 제공한다고 하니, 놓칠 수 없다.

익선동 근대 도시한옥에서 만끽하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애프터눈 티타임, 진짜 경성 로망스에 흠뻑 취하고픈 연인이라면, 경성 로망스가 시작된 근대 도시한옥 핫플레이스, 익선동에서 달콤한 수제 디저트로 티타임을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프앙디

서울 종로구 수표로28길 21-3

MON-SUN 11:00 a.m.-11:00 p.m. / 휴무 없음

(02) 741-5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