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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와인 지역 – 캄파니아 (1부)

우리가 사랑한 와인 지역 – 캄파니아 (1부)

와인쟁이부부 2019년 5월 31일

서기 79 8 24 정오. 나폴리 연안에 우뚝 솟은 베수비오 화산이 거대한 굉음과 함께 폭발하면서 검은 구름과 함께 분화하기 시작했다. 화산은 엄청난 양의 화산재와 용암 그리고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뿜어내면서 인근 도시를 집어삼켰다.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도시가 바로 폼페이다. 로마 귀족들의 휴양지로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던 향락의 도시는 인구의 10% 2,000 명이 사망하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와인 애호가인 우리 부부에게 캄파니아는 시칠리아와 더불어 이탈리아 남부를 대표하는 와인 산지인 동시에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관광자원과 문화유산의 보고다. 아쉽게도 우리 부부는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폼페이 유적을 눈에 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주도인 나폴리는 근처도 갔고, 세계적인 휴양지인 아말피 해변이나 카프리섬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여행이 끝난 지금, 캄파니아는 죽기 전에 다시 여행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 1위로 모셔둔 상태다.

우리 부부가 캄파니아를 여행한 것은 이틀이다.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관광은 처음부터 포기했고, 평소 관심 있었던 와인 산지만을 간신히 둘러볼 있었다.

캄파니아의 포도밭 전경 / 사진 제공: 배두환

캄파니아의 어원은 라틴어로 ‘campania felix’ , ‘비옥한 혹은풍부한(행복한) 에서 유래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형성된 화산토가 지역의 과실 곡식 생산에 풍요로움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덕분에 와인에서도 바로 이웃인 라치오, 몰리세, 바실리카타, 풀리아와는 비교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와인들이 생산되고 있다. DOCG 4인방인 타우라지 Taurasi, 알리아니코 타부르노 Aglianico del Taburno, 피아노 아벨리노 Fiano di Avellino, 그레코 투포 Greco di Tufo 바로 화산토의 결정체다.

남부의 바롤로라는 타이틀을 자랑하는 타우라지 두말하면 아픈 지역 최고의 레드 와인이다. 메인 품종은 알리아니코. 기록에 따르면 의심할 여지 없이 이탈리아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품종 중의 하나라고 전해진다. 품종의 어원은 지역에 고대 그리스의 식민지가 건설되면서 정착한 ‘Ellanico’라는 이름의 포도 품종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구릉지, 화산토에서 특히 자라기 때문에 캄파니아야말로 알리아니코 최적의 재배지라 있다.

타우라지 마을을 둘러싼 광활한 산지 / 사진 제공: 배두환

알리아니코는 거의 단일 품종으로 양조 되고, 최종적으로 진한 루비색 또는 석류색을 띠며 숙성될수록 풍기는 특유의 섬세한 에틸 향이 특징적이다. 영할 때는 높은 타닌 때문에 배럴에서의 숙성을 필요로 하며, 장기 숙성할수록 품질이 향상되면서 특유의 서양 감초 향을 즐길 있다.

캄파니아 와인은 고대부터 시작되었지만, 타우라지라는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게 비교적 최근인 20세기 후반이다. 그리고 역사의 중심에는 안토니오 마스트로베라르디노 Antonio Mastroberardino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2 세계대전 종전 선대가 소유하고 있던 오래된 영토를 1878년부터 새롭게 일구기 시작했다. 전쟁, 공황, 필록세라 여러 악재를 버텨낸 땅은 그야말로 황무지나 다름없었지만 안토니오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나게 것이다. 가문의 부활을 꿈꿨던 그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는데, 당시 대세였던 유럽종을 심을 것인지 아니면 토착 품종을 재건할 것인지였다. 선택은 물론 후자. 이후 그가 만든 타우라지의 뛰어난 품질이 곳곳에 알려졌고, 특히 1968년산 타우라지 리세르바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일약 스타 와이너리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마스트로베라르디노의 노력에 힘입어 타우라지는 1970년에 DOC, 1992년에 DOCG 획득하면서 이탈리아 남부에서 가장 중요한 레드 와인 생산지로 발돋움하게 됐다.

참고로 마스트로베라르디노는 <Villa dei Misteri, Pompei>라는 프로젝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폼페이 역사지구에 포도밭을 조성하고, 전해져 내려오는 고대 방식으로 포도 재배 와인 양조를 거친 특별한 와인이다. 개인적으로도 와인을 어떻게든 마셔보고 싶어서 마스트로베라르디노의 문을 노크했지만, 이번 여정에서는 실패했다.

알리아니코 영 바인 / 사진 제공: 배두환

현재 타우라지 DOCG 달려면 최소 85% 이상의 알리아니코를 써야 한다. 또한 알리아니코의 높은 산도와 타닌 때문에 반드시 숙성을 거친 후에 출시해야 한다. 법적으로 일반 로쏘의 경우 최소 3(미니멈 12개월 배럴 숙성 포함) 숙성해야 하며, 리세르바를 달려면 최소 4(미니멈 18개월 배럴 숙성 포함) 숙성해야 출시할 있다.

알리아니코 타부르노 Aglianico del Taburno DOCG 타우라지, 팔레르노 마씨코 Falerno del Massico DOC 더불어 알리아니코 TOP 3 속하는 곳이다. 타우라지보다 늦은 1986년에 DOC 달았고, 최근인 2011년에 DOCG 획득했다. 85% 이상의 알리아니코를 레드 혹은 로제 와인만 생산이 가능하며, 숙성 기준은 타우라지보다 살짝 낮은 편이다.

TOP 3 막내 격인 팔레르노 마씨코 DOC 지역에서 중요한 와인이다. ‘Falerno’라는 단어는 고대 로마의 최고급 와인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화이트 와인인 팔레르눔 Falernum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알리아니코와 프리미티보 Primitivo 레드 와인을, 몰리세 편에서 차례 설명한 팔랑기나 Falanghina 화이트 와인을 생산한다. 참고로 프리미티보는 미국의 진판델 Zinfandel 유전적으로 같은 품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곳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지지대가 없이 포도나무를 재배하는 방식인 알베렐로 alberello 프리미티보를 재배한다.

뛰어난 품질을 지닌 프리미티보는 매우 진한 크림슨 색을 띠며, 숙성되면 오렌지빛이 감돈다. 뛰어난 바디감과 구조, 향신료 , 높은 알코올의 특징을 지닌다. 워낙 품종의 개성이 뚜렷하다 보니 과거에는 블렌딩용으로 주로 활용했지만, 최근 양조 기술이 발전하면서 100% 프리미티보로 만든 최고급 와인들을 이탈리아 남부에서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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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쟁이부부

선후배 사이였던 와인 매거진 기자 출신 남자, 소믈리에 출신 여자. 살아오며 경험한 와인의 절반을 함께 마셨고, 앞으로 만나게될 와인들은 항상 같이 마시게 될 동반자 관계. 평소엔 식당 주인, 때론 여행작가, 이따금 와인 강사, 이곳에선 와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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