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를 보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와인을 선택하라면, 리오하 화이트 와인이라 할 수 있겠다. 리오하 와인에 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의 리오하 에듀케이터 여행을 통해 100여 종의 리오하 와인을 시음하면서 품질과 스타일의 다양성에 많이 놀랐다. 특히 리오하 화이트 와인을 시음한 후 그 매력에 푹 빠졌다. 그뿐만 아니라 로제와 스파클링 와인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리오하는 전 세계 그 어떤 와인 지역보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그 사이 어디쯤에 위치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공존하는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지였다.
리오하에는 14.230명의 포도원 소유주가 있으며, 이들이 소유한 약 66.653헥타르의 포도밭에서 2021년 한 해의 수확한 포도는 4억 킬로로 3억 5천만 리터의 와인을 생산했다. 이 수치는 2021년 뉴질랜드 국가 전체의 수치와 동일하다고 한다. 이 중 레드 와인 생산 비율은 85.56%이며, 로제는 4.82%, 화이트가 9.62%로, 화이트는 2012년에 비해 생산량이 2배로 증가했다. 리오하에서 최근 주목받는 화이트, 로제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에 관하여 그리고 5일 동안 여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와인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포도 재배지 리오하는 스페인 북부의 중심에 위치하며, 대서양 연안에서 겨우 120km 떨어져 있지만 여러 산맥의 보호 덕분에 예상보다 해양의 영향을 덜 받는다. 그중 시에라 데 칸타브리아(Sierra Cantabria)와 시에라 데 톨로뇨(Sierra del Tologno)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에브로강과 7개의 지류가 서-동 방향으로 150km를 가로질러 흐르며, 대조적으로 남북 축은 폭이 40km에 불과하다. 남쪽으로는 여러 산맥이 카스티야 고원과 분리되어 있으며 산맥 중 가장 높은 것은 씨에라 데 라 디멘다(Sierra de la Demanda)이다.
리오하는 에브로강 양쪽으로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3개 지역 중 가장 작지만 ‘킹 오브 템프라니요’의 생산지로 불리는 에브로강 북쪽 기슭에 위치한 리오하 알라베사(Rioja Alavesa)와 100년 이상 된 생산자들의 본고장으로 전통과 큰 규모를 지닌 리오하 알타(Rioja Alta), 특히 이곳의 하로와 로그로뇨 마을은 근처의 와이너리와 거리의 음식으로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리오하 오리엔탈(Rioja Oriental)은 리오하의 동쪽 절반을 차지하며, 세 곳 중 가장 따뜻하고, 건조하다. 알파로(Alfaro)와 칼라오라(Calahorra)의 고대 도시 한가운데, 가르나차(Garnacha)가 번성하는 곳이다.
리오하는 엄격한 숙성 과정에 따른 품질 등급인 크리안자(Crianza), 레세르바(Reserva) 및 그란 레세르바(Gran Reserva) 등급이 있다. 또한 그 위에 지역, 지방 자치 단체 및/또는 포도밭으로 분류되는 “비노스 데 소나(Vinos de Zona)”, “비노스 데 무니시피오(Vinos de Municipio)” 마지막으로 카테고리의 가장 높은 단계인 “비녜 도 싱굴라르(Viñe do Singular)”는 새로운 품질 피라미드를 만든다.
또한, 2017년부터 원산지 명칭(Denomination of Origin)에 인정된 새로운 와인 카테고리인 비노 에스푸모소 데 칼리다 데 리오하(Vino Espumoso de Calidad de Rioja)를 정하여 화이트와 로사도, 그리고 전통 방식의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한다. 이 중 브뤼, 엑스트라 브뤼 및 브뤼 나투르(Brut, Extra Brut 및 Brut Nature) 란 용어는 스파클링 와인의 스타일을 의미하며, 로제와 화이트는 손으로 수확해야 하며, 크리안자(Crianza) 라벨이 붙은 와인은 앙금 접촉을 최소 15개월, 리제르바(Reserva)는 24개월, 그란 아냐다(Gran añada)는 36개월을 숙성해야 한다.
리오하는 끊임없이 품질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그 결과 지난 몇 년 동안 화이트 와인은 스페인과 전 세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스파클링 와인 또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아마도 전 세계 다른 와인 지역보다 엄격한 숙성 요건을 유지하기에 이뤄진 결과라고 본다. 즉 와인에 붙은 모든 라벨은 병의 품질을 보증한다.
리오하에서 인정받은 품종은 14종으로 5개의 템프라니요, 가르나차 틴타, 그라시아노, 마주엘로, 마투라나 틴타 적포도 품종과 9개의 비우라, 말바지아, 가르나차 블랑카, 템프라니요 블랑코, 마투라나 블랑카, 투룬테스,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베르데호 청포도 품종이다.
특히, 비우라(Viura; 마카베오Macabeo라고도 함)는 리오하의 대표적 청포도 품종이다. 지금은 현대적 양조법으로 프리미엄급 와인을 생산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품종이다. 이 외 공인된 8개 청포도 품종을 선별하여 대부분은 블렌딩 화이트 와인으로 사용한다. 어떤 와인은 10년 후에도 여전히 신선함과 주요 과일 향을 유지하면서 2차 및 3차 향을 발전시킨다!
로제 와인은 일반적으로 적포도에 소량의 청포도를, 가르나차와 소량의 비우라, 혹은 템프라니요 블랑코를 블렌딩하거나 가르나차, 템프라니요 블랑코, 단일 품종만으로도 생산한다. 산뜻한 높은 산도에 꽃과 풍부한 과일 향을 지닌 프리미엄급 로제부터 은은한 과일 향만을 지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한 스타일까지 다양하다.
스파클링 와인은 산뜻한 산도와 신선한 붉은 과일 향을 제공하는 가르나차, 구조감이 좋아 숙성 잠재력을 제공하는 마주엘로 혹은 전통 품종에 샤르도네를 블렌딩한 다양한 포도 품종으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주로 드라이한 프리미엄급이다. 특히, 알라베사의 알토 나제릴라Alto Najerilla의 서늘한 곳의 싱글 빈야드 스파클링 와인은 기대 이상의 생동감과 단단한 구조, 과실의 집중도가 매우 인상적이다.
아직은 많은 사람에게 리오하의 숙성된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이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비우라 품종으로 만든)은 최고의 그랑 크뤼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과 종종 비교되며, 수십 년 동안의 숙성 가능성을 보여 준다. 전통 스파클링 와인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스페인과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는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 모두 정해진 와인 법규에 따라 라벨에 표기된다.
이번 5일동안의 프로그램은 DOCa 리오하를 구성하는 세 개의 하위 구역을 방문하면서 지역의 다양성과 본질을 발견하고 와인 스타일의 혁신과 다양성을 체험하기에 완벽했다. DOCa 리오하 통제 이사회(Rioja Control Board)에서 주관하며, 이사회에서 설립한 교육 센터인 리오하 와인 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정식 교육 프로그램이다.
엄격한 절차를 걸쳐 선발된 와인 전문가와 와인에 종사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리오하 와인 교육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식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램의 참가자는 ‘리오하 공식 와인 교육자’란 타이틀을 갖게 되며, 각자의 국가 및 교육 센터에서 리오하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게 된다.
일정 첫 날, 리오하 위원회에서 비우라, 가르나차 블랑카, 말바지아, 템프라니요 블랑카, 샤르도네, 베르데호 단일 포도 품종 와인 7종을 시음했다. 입안에서의 산뜻한 산도와 부드러운 텍스처, 집중력 있는 과실의 풍미와 깔끔한 여운 등 과거의 색이 진하고 오크 풍미가 강했던 인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모두 신선함과 과일 향이 잘 드러나는 와인이었다. 현대적이고 저온 발효한 다양한 품종의 7개 와인을 시음하고 정말 감명받았다.
Wine 1: Viura – Conde de Valdemar Finca Alto Cantabria Viñedo Singular 2020
Wine 2: Garnacha Blanca – Viña Pomal Vinos Singulares Garnacha Blanca 2020
Wine 3: Malvasia – MacRobert & Canals Laventura Malvasia 2020
Wine 4: Tempranillo Blanco – La Vicalanda Blanco 2021
Wine 5: Maturana Blanca – Juan Carlos Sancha Ad Libitum Mataran Blanca 2021
Wine 6: Chardonnay – El Coto Chardonnay 857 Barrel Fermented 2021
Wine 7: Verdejo – El Coto Verdejo 2021
일정 둘째 날, 하로(Haro)와 리오하 알타 서쪽 지역의 핀카 라 엠페라트리즈(Finca la Emperatriz)를 방문했다.
하로는 CVNE, 비냐 톤도니아(Viña Tondonia), 무가(Muga), 라 리오하 알타(La Rioja Alta) 등과 같은 100년 역사의 와이너리가 기반을 둔 잘 알려진 도시이다. 평균 고도가 550~650m이다.
알타 서쪽은 대서양과의 근접성으로 인해 상당히 습할 뿐만 아니라 열 대비가 큰 지역으로 포도밭이 가장 적은 지역이다. 정확히는 매우 혹독하고 춥기 때문에 남쪽에 노출된 포도밭에서 혹은 북동쪽의 오바레네(Obarenes) 산으로 둘러싸인 계단식 포도원에서 개성 있는 와인을 생산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다양한 스타일에는 높은 산도와 단단한 탄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의 화이트와 로제 와인은 훌륭한 품격과 엄청난 숙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Wine 1: Bodegas Urbina S.L. URVINA VIURA 2013
100% Viura, 12.5%
싱글 빈야드, 섭씨 10도에서 48시간 동안 껍질 접촉, 천천히 프리 런 주스를 섭씨 18도에서 발효, 죽은 효모와 함께 50% 뉴 225 리터 프렌치 배럴과 50% 뉴 225 리터 미국 배럴에서 숙성한다.
흰 꽃, 복숭아, 멜론, 파파야, 버터 스카치, 견과류 다양한 아로마, 신선하면서도 부드러운 산도, 과일 및 오크의 잘 융합된 무게감이 있고 복합적인 풍미와 하나 하나 풍미를 잘 느낄 수 있는 결이 있는 여운이 인상적이다.
Wine 2: Bodegas Alonso & Pedrajo, Shañe Rosado Reserva 2018
50% Viura, 30% Garnacha Tinta, 20% Sauvignon Blanc, 13%
일상적인 로제와는 매우 다르며 많은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연한 딸기색 와인으로 레제르바 카테고리에서 생산된다. 청포도는 껍질과 함께 3일 동안 침용한 후 가르나차 포도 송이 전체를 추가하여 15일동안 토착 효모에 의해 자발적 발효가 일어남. 사용한 프렌치 오크 통에서 12개월 동안 숙성한다.
신선한 산도와 향기롭고 농축된 집중력이 좋은 과일의 풍미와 긴 여운이 인상적이다.
일정 셋째 날은 리오하 오리엔탈 상부 지역을 방문했다. 놀랍게도 이 곳의 포도원은 고도가 900미터에 이르며 리오하의 다른 지역보다 일조 시간과 기온은 높지만 강수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 이 지역의 가장 뛰어난 와인은 붉은 과일 풍미가 풍부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연한 색상의 가르나차이다. 가르나차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과 다양한 로제 와인을 만날 수 있었다.
Wine 3: Finca Vistahermosa, Conserva Colección Blanco 2019
70% White Grenache, 30% Sauvignon Blanc, 12.5%
자체 껍질로 침용한 후 껍질과 함께 오크 푸드르에서 저온 발효를 한다. 500리터 프렌치 오크 통에서 10개월 동안 숙성과정을 거친다. 출시 전 1년 반동안 병 숙성을 한다.
강렬한 흰 꽃, 복숭아, 살구 향, 높고 신선한 산도와 농축되고 향기로운 과일 풍미가 잘 느껴지는 와인이다.
Wine 4: Beronia, Alegra de Beronia 2021
70% Garnacha, 30% Tempranillo. 13%
와이너리에 도착한 포도를 저온에서 보관한 후 저온에서 일반 바토나주로 2개월간 발효, 병입한다.
프리미엄 로제, 연한 연어색, 자몽, 흰 꽃, 복숭아, 석류 향, 신선하면서도 은은한 향, 입 안에서도 산뜻하지만 부드러운 산도와 은은하게 지속되는 다양하고 신선한 과일의 풍미가 매력적인 와인이다.
일정 넷째 날은 최고의 템프라니오 생산지로 잘 알려져 있는 리오하 알라베사를 방문했다. 동쪽의 티에라 에스텔라 데 나라(Tierra Estella de Navarra) 소구역과 접해 있으며 북쪽에는 시에라 데 칸타브리아(Sierra de Cantabria)가 웅장하게 솟아 있어 대서양의 영향으로부터 이 지역을 보호한다.
이 지역의 뛰어난 생산자 중에는 부르고뉴 스타일의 세계적인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레미레 데 가누자(Remírez de Ganuza)와 푸안자(Pujanza)가 있다.
Wine 5: Remírez de Ganuza Reserva 2020
80% Viura and 20% Malvasía, Garnacha Blanca and others. 13.5%
손 수확, 포도 송이를 냉장 보관 후, 가볍게 분쇄한 프리 런 주스를 껍질과 과육에서 분리한 후 새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발효한다. 동일한 배럴에서 잦은 바토나주와 함께 8개월 동안 숙성한다.
코에서는 레몬, 자몽, 복숭아, 바닐라, 향긋한 허브 향이 감도는 와인, 미각에서는 높은 산도의 신선함과 크리미한 부드러운 텍스처가 아로마가 잘 어우러지며 긴 여운으로 이어진다.
이 지역에서 좀 더 산에 가까운 알토 나제릴라Alto Najerilla는 전체 DOCa Rioja에서 가장 추운 지역이다. 이 곳에서는 템프라니요보다 더 오래된 포도나무가 가르나차이다. 리오하 오리엔탈의 가르나차보다 더 신선하고 집중도가 좋다. 이 곳의 와인 품질에 큰 공헌을 한 양조학 교수가 있는데 바로 후안 카를로스 산차(Juan Carlos Sancha)이다. 그는 포도 재배 교수인 페르난도 마르티네 데 토다(Fernando Martínez de Toda)와 함께 다양한 가르나차 품종 클론을 연구하고 재식하였다. 후안 카를로스의 열정과 비전 덕분에 나젤릴라 와인은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첫 번째날 그의 와인 중 마투라나 블랑카와 가르나차 와인을 시음했다. 이번에는 최고 수준의 싱글 빈야드 화이트 와인으로 알려진 블렌딩 와인을 시음하였다.
Wine 6: Juan Carlos Sancha, Cerro la Isa 2020
Calagraño, Garnacha Blanca, Viura, Malvasía, Turruntés 13.5%
유기농 와인으로 이 곳 가블렛 포도원은 해발 700m 남쪽을 향한 노출된 경사면에 철분 함량이 높고 점토 석회암 특성이 두드러진 척박하고 얕은 토양이다. 리오하에서 가장 경사가 가파른 포도원 중 하나이다.
추운 겨울, 온화한 여름, 온화하고 긴 가을이 있는 리오하에서 가장 시원한 지역으로 대서양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서 숙성이 느려 폴리페놀 합성과 방향족 발달에 매우 적합하다.
손으로 줄기를 제거하며 수직으로 압착한 후 새 500리터 오크 통에서 발효한다. 죽은 효모와 8개월 접촉 후 랙킹.
복숭아와 비스킷 향이 두드러진다. 신선한 산도와 풍부한 바디, 과실 풍미가 길게 이어지는 와인이다.
다섯째 날은 일정의 마지막 날로 전통 방식으로 만든 5개의 스파클링 와인을 시음했다.
Wine 1: Lumen Brut Reserva 2018 – 100% Garnacha, Blanc de Noir
Wine 2: Urbina Valle del Ángel Brut 2017 – 100% Viura
Wine 3: Vivanco Cuvée Inédita Reserva Extra Brut 2018 – 45% Maturana blanca, 30% Tempranillo blanco, 15% Viura and 10% Chardonnay.
Wine 4: Vivanco Cuvée Inédita Rosado Reserva Extra Brut 2018 – 90% Garnacha Tinta, 10% Mazuela
Wine 5: Osoti Brut Gran Añada 2018 – 100% Viura
이제 리오하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생산자와 현대 생산자들은 단일 품종 와인의 독창성을 탐구하고 있으며, 이 와인들은 세계에 새로운 차원의 리오하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
전통. 현대성. 다양성. 혁신. 우수성. 이것이 리오하다. 세계 최고의 와인 지역 중 하나를 발견(또는 재발견)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간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