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할 때 맥주 한 잔 곁들여 즐기는 것만큼 디저트와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중 개인적으로 좋았던 페어링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맥주를 사례로 설명해 볼까 합니다.
디저트는 일반 음식보다 강도가 강한 편이라 다른 페어링에 비해 강도를 강하게 맞춰야 하는 점이 있지만, 일부 디저트는 맥주의 맛을 잡아먹을 정도로 강하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강도 별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애플파이 with 벨지안 윗(Belgian Wit)
서양과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애플파이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는 잘 없지만, 가까운 베이커리나 카페만 가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빵을 한두 개 정도 사둔 뒤 집에서 맥주와 페어링하는 것을 특히 좋아합니다.
여러 가지 맥주 중 호가든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벨지안 윗(Belgian Wit) 스타일과 페어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벨지안 윗의 오렌지 껍질과 효모의 에스테르로부터 오는 프루티한 과일의 풍미는 애플파이의 사과 맛과 잘 어우러져 풍부한 과일의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적당한 맥주의 탄산감은 입안을 헹궈주고, 적당한 바디감과 밀의 풍미는 도우의 풍미를 더욱 끌어 올려줍니다. 식사 후 간단히 먹는 애플파이와 벨지안 윗의 페어링은 단순하면서도 훨씬 더 풍부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니 추천합니다.
시나몬 도넛 with 브라운 에일(Brown Ale)
던킨도너츠와 같은 대형회사들의 독점적인 시장에서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도넛 가게 및 회사들이 만들어지면서, 저처럼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다양한 선택지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중 시나몬이 올라간 도넛과 브라운 에일(Brown Ale) 페어링에 대하여 설명하겠습니다.
시나몬과 갈색빛이 도는 도우에서 오는 고소한 풍미는 브라운 에일의 마이야르 과정을 통해 생긴 캐러멜, 토피 등의 고소한 풍미와 잘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은은한 단맛의 풍미는 도넛의 감칠맛을 올려줍니다. 이 외에 코젤 다크처럼 시나몬을 잔에 둘러 맥주를 곁들여 마시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당근케이크 with 영국식 IPA(English IPA)
이는 클래식한 페어링으로 영국식 IPA뿐만 아니라 미국식 IPA와도 잘 어울린다고는 많이 설명되어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영국식 IPA와 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당근의 Earthy함과 단맛, 풍부한 질감과 풍미가 나타나는 디저트 요리입니다.
이는 맥주에서 오는 고소한 맥아의 풍미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홉으로부터 오는 Earthy함이 당근의 풍미를 끌어 올려 한층 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크리미하고 진득한 마우스필은 맥주의 쓴맛과 탄산으로 입을 헹궈주어 깔끔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당근케이크에 종종 시나몬이 첨가된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일수록 영국식 IPA와 마시는 것을 더욱 추천합니다.
딸기 티라미수 with 크릭(Kriek)
딸기 티라미수는 진득한 바디감과 강한 단맛, 딸기의 풍미가 잘 어우러지는 디저트로, 겨울철에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디저트는 체리의 풍미를 가진 크릭(Kriek)과 마시는 것을 추천하는데, 일부 시럽이 들어간 크릭과 마시면 더욱더 맛있는 페어링이 됩니다.
크릭에서 오는 체리의 풍미와 딸기의 풍미가 만나 더욱 진하게 느껴지며, 디저트의 과한 단맛은 맥주의 신맛이 일부 잡아주어 밸런스를 잘 유지해 줍니다. 또한 적당한 탄산감은 케이크를 먹고 난 후에 입안을 헹궈주어 다음 케이크를 먹을 때도 부담감을 덜어줍니다.
맥주와 케이크 둘 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류이니, 한번은 페어링하여 즐기는 것을 꼭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