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꼭 마셔봐야 할 증류주, 프랑스인들이 즐기는 술의 대명사라면 어떤 술이 떠오르나요? 프랑스 브랜디의 대표주자 꼬냑(Cognac)과 아르마냑(Armagnac), 오렌지 리큐르로 칵테일과 디저트 등 여러 경우에 두루 쓰이는 그랑 마르니에(Grand Marnier)와 쿠앙트로(Cointreau), 허브 등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약주라 부를 수 있을법한 샤르트뢰즈(Chartreuse)와 베네딕틴(Benedictine), 사과로 만든 증류주인 칼바도스(Calvados), 그리고 천재 화가 고흐의 비극에 한몫했다 믿는 압생트(Absinthe)까지. 와인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와 맛을 가진 증류주는 프랑스를 더 매력적인 나라로 만드는 중요한 음료라고 소개되고는 합니다.
<위스키, 럼, 아니스를 원료로 한 술 : 프랑스 증류주의 삼 대장>
유럽,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던 주류 행사들이 2021년 후반부터 재개되고 있습니다. 9월의 위스키 라이브, 위스키 페어 등의 행사가 열렸고, 지금도 각종 페어는 한창이지요.
주류와 주류 행사를 담당하는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까지 프랑스에서 소비되는 증류주 가운데 1위는 위스키, 2위는 럼이 차지하며, 3위는 아니스를 주재료로 하거나 그 향이 가미된 주류가 뒤따른다고 합니다. 특히 40대에서 60대 연령군에 속하는 프랑스인 사이에서 파스티스(Pastis)와 같은 아니스 향이 가득한 주류가 여전히 인기이며, 그 뒤는 진, 보드카, 데킬라, 민트 리큐르 등이 뒤따릅니다. 증류주를 베이스로 만든 칵테일 음료는 북미에 비해 전혀 인기 있는 음료가 아니었지만 편한 것,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자 하는 젊은 층 사이에 점점 알려지는 추세입니다.
<프랑스보다 해외에서 명성이 높은 꼬냑>
위스키, 럼, 아니스 등 인기 있는 증류주를 제외하면 진, 보드카, 데킬라 등의 증류주가 10% 내에서 소비되며, 프랑스에서 생산되고 해외에서 명성을 떨치는 꼬냑, 아르마냑, 칼바도스를 비롯한 브랜디 계열의 증류주는 0.5%로 명성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양이 소비된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증류주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미국이며, 그 뒤를 이어 2위는 영국, 3위는 독일이 위치합니다. 그리고 최근 꼬냑을 비롯한 고급 증류주에 눈을 뜨기 시작한 중국이 4위를 차지했으나, 소비하는 술의 금액을 따져보면 2위로 급부상했습니다. 프랑스의 대표 증류주처럼 여겨지는 꼬냑의 95% 이상이 해외 수출되고 있으나 막상 프랑스에선 그 존재감이 생각보다 미미한 편입니다.
<가정과 홈파티에서 소비되는 증류주>
고급 증류주의 수출국인 프랑스에서도 증류주에 대한 세금은 꽤 높은 편입니다. 다른 여러 나라들과 유사하게 술의 순수 알코올양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는데, 18도가 넘는 주류에 부과되는 세금에 더해 20%의 부가가치세를 계산하면 와인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더 어려운 술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선 카페 혹은 바에서 훨씬 더 많이 소비되는 맥주와 달리, 증류주는 집에서 사람들과 식사하면서 식전주 또는 식후주로 제안을 하거나 혼술의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식사하고 식전주를 나누는 문화가 이에 한몫합니다. 럼, 보드카, 데킬라 등은 집에서도 소비하지만, 클럽이나 바, 칵테일을 판매하는 곳에서 쓰이는 베이스 주류로 쓰이는 주종이기에 코로나 위기를 크게 겪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생산되는 위스키>
꼬냑보다 위스키를 더 많이 마시는 프랑스이지만, 프랑스에서 만들고 구입할 수 있는 증류주는 꼬냑과 아르마냑 뿐만이 아닙니다. 신기하게도 프랑스의 위스키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지요. 오늘날 약 80개 이상의 위스키 증류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99여 개의 위스키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영향을 크게 받아, 대부분의 프랑스 위스키는 보리 몰트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1983년 Warenghem 증류소가 첫 번째 프랑스의 위스키를 만들어 판매했고, 1998년에는 첫 번째 싱글몰트 위스키인 Armorik을 출시하였습니다. 2002년엔 Plomelin이라는 곳에 위치한 Menhirs 증류소가 최초로 메밀을 이용해 만든 위스키를 출시하였고, 이후 다양한 원재료로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들이 생겨났습니다.
오늘날 프랑스 전 지역에 걸쳐 다양한 위스키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알자스와 브르타뉴 지역에선 이미 위스키가 지역의 이름을 붙여 출시할 때 지켜야 할 위스키의 도수, 재료, 스타일 등에 대한 규칙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시음하거나 방문해볼 만한 증류소[증류소명(지역)] : Warenghem(Côtes-d’Armor) / Distillerie des Menhirs(Finistère) / Domaine des Hautes Glaces(The Alps) / Castan Distillery(Occitanie) / Domaine Mavela(Corsica)
<개성이 강한 프랑스의 진>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진은 표현력이 강하고 진한 아로마를 가진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다수의 진 생산지는 꼬냑의 증류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꼬냑의 증류가 필요하지 않은 시점에 이 시설을 이용해 진을 만들며, 포도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진도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독특한 모양의 바틀, 다양한 향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진을 기념품으로 구입해보는 건 어떨까요?
마셔볼 만한 프랑스의 진[제품명(지역)] : Diplôme Dry Gin(Dijon) / Generous(Cognac) / G’Vine Nouaison(Cognac) / Gabriel Boudier Saffron infused Gin(Dijon) / Citadelle(Cogna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