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맥주 중 품질 좋은 맥주를 소량 생산하기로 알려져 출시 시기마다 전 세계 맥주 팬들이 환호하는 칸티용은 지구 온난화와 함께 그들이 간직해온 특성을 가진 맥주를 생산하는 것이 매해 어려워진다고 이야기합니다. 람빅이라는 이름을 단 세계 최고의 사워 비어 생산자로 알려진, 어쩌면 일부 내추럴 와인에 가까운 시큼하고 쿰쿰한 맛과 발효취가 가득한 칸티용의 맥주. 그들의 람빅이 우리가 자주 접하는 맥주와 다른 큰 하나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맥주 제조와 효모의 상관관계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맥주 제조와 효모 사용의 역사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소비되는 음료, 맥주는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만들어집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맥주 양조의 역사는 3,600 BC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오늘날 이라크, 그 당시 니네베라는 곳에서 맥주 양조를 찬송하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고 합니다.
맥주 양조에 대해 논할 때, 항상 곡물(시리얼)이라는 첫 번째 재료와 연관 지어 생각하곤 합니다. 이 재료를 사용한 것은 곡물을 경작하는 6,000 BC에 시작되었는데, 당시 사람들은 보리를 사용하고 맥아즙(wort)이 공기 중 이동에 붙어 시작되는 알코올 발효에 의존했으며, 그들만의 리퀴드 브레드(liquid bread)를 만들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습니다.
12세기 즈음, 많은 양조장이 지난해 거쳤던 맥주 양조 과정 중 다음 해를 위한 효모를 얻기 시작했는데, 이로써 유사한 성격을 가진 맥주를 매해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추출한 효모를 쓰는 방식에서, 19세기 이후 스팀 엔진과 인공 온도조절 장치 등을 이용하면서 동일한 효모를 재생산하고 그 맛과 향이 일정한, 오늘날 마시는 대부분의 맥주가 따르는 생산방식이 생겨났습니다.
안타깝게도, 맥주를 제조하는 이러한 현대적인 방법이 인기를 얻고, 그 이점이 각광을 받으면서 내추럴 효모를 이용하는 브루어리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는데, 자연 발효 기술을 이용하는 양조장은 람빅(Lambic)이라는 오직 하나의 맥주만이 남았습니다. 벨기에 브뤼셀과 그 주변 지역에서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는 람빅 맥주는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벨기에의 브뤼셀 지역에서 생산되는 오직 한 종의 맥주였으며 1950년 이후 여전히 12개가량의 람빅 브루어리가 활발히 생산하며 그 맥주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칸티용 브루어리
칸티용은 1900년에 설립된, 해외의 자본이나 회사의 투자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가족경영의 브루어리입니다. 오늘날에도 19세기에 이용되었던 도구와 시설을 이용하여 평균 1700 헥토리터(1450 배럴)의 맥주를 매년 생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벨기에는 매년 1,800만 헥토리터(1,550만 배럴)의 맥주를 생산합니다.
1900년 폴 칸티용(Paul Cantillon)은 브뤼셀에 브루어리를 설립하기로 마음먹었고, 그 당시만 해도 약 100여 개의 브루어리가 벨기에의 수도에서 운영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후 폴의 아들인 마르셀과 로버트는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았고, 이후 그 손자인 장 피에르 반 로이가 그의 아내인 클로드, 그들의 자녀인 장과 줄리가 람빅만을 생산하는 칸티용만의 독특하고 오래된 전통을 이어 나가려 애쓰고 있습니다.
칸티용의 위기
칸티용은 맥아즙을 선선해진 10월의 밤을 보내며, 공기 중의 자연 효모가 붙어 맥주를 만들기 위한 발효 과정을 겪는 전통 방식을 고수합니다. 일단 효모가 맥아즙과 배럴에 붙어 그들이 원하는 람빅을 생산하기 위해선 온도가 -3도 8도 사이에서 유지되어야 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의 겨울은 점점 더워지고, 따라서 이러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온도조절 장치를 따로 쓰지 않고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칸티용에선 예전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예측합니다.
단순한 온도 조절로 우리가 이제까지 마셔온 칸티용의 람빅을 그대로 생산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온도 조절은 자연 효모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교란하기에 양조장은 최대한의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지만 지난 몇십 년 동안 보통 10월에 시작했던 양조 과정은 오늘날 겨울인 11월에도 적절한 온도를 만나지 못해, 봄이 오기 전까지 전 인력을 투입해 맥주 양조를 5개월 만에 빨리 끝내야 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며 앞으로 칸티용 브루어리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칸티용 브루어리 방문
전통적인 람빅 생산자, 그리고 브뤼셀 시내와 매우 가까운 도심에 위치한 브루어리라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을 방문할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상대적으로 방문 시간이 짧은 셀프 가이드 투어를 택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하시는 것이 좋고, 최대한 많은 분과 함께 방문해 브루어리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칸티용의 맥주를 같이 경험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투어는 영어, 불어 그리고 경우에 따라 다른 유럽 언어로 가능합니다.
칸티용 대표 맥주와 그 재료
Fou’Foune : 18개월에서 20개월 숙성된 람빅 블렌딩과 살구
Mourvedre – Carignan : 2년된 람빅 무르베드르/카리냥 포도를 섞어 발효
Framboise Lou Pepe : 2년 숙성된 람빅과 라즈베리 블렌딩
Rosé de Gambrinus : 람빅 블렌딩에 리터당 200그램 이상의 라즈베리
Vigneronne : 16-18개월 숙성한 람빅 블렌딩에 뮈스카 포도
Mamouche : 2년 숙성한 람빅에 엘더베리 플라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