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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중국인에게 ‘마오타이’가 뭐길래.

[China] 중국인에게 ‘마오타이’가 뭐길래.

임지연 2019년 10월 15일

지난 10월 1일부터 약 7일 동안 계속됐던 중국의 국경절 명절 기간에 대륙의 주류 시장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귀성을 앞둔 중국인들이 저마다 한두 병씩 구매한 마오타이주(茅台酒)로 인해 해당 제품의 가격이 평소보다 1.5배 이상 치솟은 사건이다.

중국인들 사이에 ‘마오타이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중국의 주류 분야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륙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술이다. 마오타이주에 대한 자긍심이 얼마나 높은지, 필자와 평소 가깝게 지내는 중국 지인 중에는 “마오타이주는 아무리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고 할지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그 가치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만큼 마오타이주에 대해 갖는 신뢰가 상당한 셈이다.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소재한 마오타이주 전문 체험 및 판매소. 해당 체험관은 창사시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는 곳으로 지난해 처음 개관했다. 

실제로 전국 각 지역에는 마오타이주를 소개하는 박물관과 전문 체험관이 운영된다. 마오타이주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구이저우(贵州) 성은 물론이고, 마오타이주 생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당수 도시에서조차 중국을 대표하는 술로 ‘마오타이’를 소개하는 전문 체험관과 판매소를 따로 마련해 둘 정도로 중국에서 마오타이의 위세는 상당한 편이다.

그런데 국경절 기간 한눈에 알아볼 만큼 크게 오른 마오타이주 유통 가격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중국 주류 업계의 큰손이 이 시기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해당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 차익을 노렸을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밝힌 입장문에는 징둥(京东), 타오바오(淘宝), 쑤닝(苏宁) 등 대륙의 대표적인 유명 온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다수의 중국인이 마오타이주를 구매하면서 벌어진 단순 해프닝이라고 공고한 상태이지만, 그 속사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국경절 기간 중국을 수놓은 오성홍기와 열병식 모습

짧은 기간 동안 눈에 띄게 오른 유통 가격 탓에 보이지 않은 누군가에 의해 ‘사재기’ 됐을 것이라는 추측은 국경절 명절이 종료된 현재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 기간에 평소 1,200~1,500 위안(약 20~27만 원) 대에 구입이 가능했던 업계 1위 ‘귀주마오타이(贵州茅台)’의 대표 고급 백주인 ‘53도 비천마오타이(53度飞天茅台)’ 마오타이주(500ml) 한 병의 가격은 국경절 기간을 앞두고 2,500~3,000위안(약 48~57만 원)까지 치솟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마오타이주 전문 딜러는 “최근 마오타이주 가격 상승의 기현상은 주로 온라인 통신 업체를 통한 수요자의 급증으로 생겨난 것”이라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국경절 기간을 앞두고 마오타이주 제조 업체 측은 상당량의 물량을 증가시켰지만 수요 물량이 이를 크게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마오타이주 생산 업체가 소재한 구이저우(贵州) 일대에서는 국경절 기간을 앞두고 총 7,400톤가량 대량의 마오타이주가 시장에 풀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같은 물량 중 상당수인 총 8만 병의 마오타이주는 9월 26~29일까지 베이징 등 대도시 일대에 공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초과 물량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 보이지 않게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시장가의 고공 상승 현상은 한동안 지속됐던 셈이다.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매장 진열대를 가득 채운 마오타이주

이 시기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유통 업체 타오바오 측은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총 600만 명의 회원이 마오타이주를 구매했던 것으로 집계했다. 10월 1일은 중국의 국경절이 시작된 시기로 이 시기 고향을 찾은 중국인의 이동 규모는 약 8억 6,000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모 주류 전문 애널리스트는 이 시기 해당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마오타이주를 구매한 이 중 가장 많은 양을 구매한 회원은 1인당 3,000병의 마오타이주를 사재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제조된 지 5년 이상 된 제품이 유통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길게는 100년 이상 지난 마오타이주가 고급술로 귀하게 유통되고 있다. 특히 아홉 번 찌고 여덟 번 발효시킨 뒤 5년 이상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힌 술만 ‘마오타이’라는 명칭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오래된 마오타이주의 가치는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부르는 것이 가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찾는 이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구이저우 성 가운데서도 화학 공업 공장이 들어서지 않은 청정 지역으로 꼽히는 일대에서만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이 지역 마오타이주 특산품으로 꼽힌다. 최고의 맛을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수원지가 이 일대에 보존돼 있다는 것이 마오타이주 생산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경제의 상당수가 마오타이주와 관련돼 있을 정도인데, 마오타이주의 그 이름 역시 구이저우 성의 마오타이 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면 이 같은 추측에 대해 해당 온라인 유통 업체 측은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마오타이주의 최대 생산지로 알려진 구이저우 성 정부는 이번 ‘마오타이주’ 사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경절 연휴가 종료된 15일 이례적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지역 경제의 중심에 있는 마오타이 생산 산업에 대한 의혹에 대해 정부가 직접 입장을 밝힌 셈이다. 해당 성 정부는 향후 이 일대의 주류 생산 업체들과 협의해 내년 마오타이주의 생산 물량을 많이 증가시키는 등 물량 확보에 정부가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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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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