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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와인 생활 : 테이스팅 클럽

프랑스 와인 생활 : 테이스팅 클럽

Eva Moon 2021년 10월 20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떻게 와인에 <입문>했고 지금도 어떻게 와인 생활을 <향유>하고 있는지요? 와인에 대해 공부할 수록 그리고 마실수록 와인의 세계는 하늘의 별처럼 많고 넓다는 것을 느끼고, 종종 와인을 마시며 알아야 할 것 같은 지식의 규모에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와인의 큰 매력이라 우리는 그 세계를 끊임없이 탐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선 와인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도 다양하게 생겨났지만, 와인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모여 더 많은 와인들을 같이 맛보고 경험을 나누는 여러 동호회도 와인 문화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와인의 주요 산지인 프랑스에서 프랑스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와인을 맛보며 배우고 있을까요? 와인의 소비량은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테이스팅 클럽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는 프랑스, 오늘은 와인의 산지인 프랑스에서 운영되고 있는 와인 테이스팅 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와인 업계의 대표가 운영하는 매우 사적인 테이스팅 클럽>
프랑수아 모리니에(François Morinière)씨는 뫼르소의 Domaine Jacques Prieur, 포므롤의 Château Rouget와 같은 유명한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는 Labruyère Group의 대표입니다. 그가 2007년에 4명의 친구와 함께 만든 와인 테이스팅 클럽은 오늘날 12명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 년에 네 차례 모여 회원 중 두 명 혹은 한 커플이 회원들을 위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모두가 모여 테이스팅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모임은 호스트가 미리 메뉴를 공지하여 각각의 멤버들은 메뉴에 맞춰 잘 어울릴만한 와인을 가져오고, 식사를 즐기며 같이 마셔보는 방식으로 모임은 진행됩니다. 이 모임처럼 프랑스의 많은 테이스팅 클럽은 사적으로 운영되며 아주 많은 인원을 가진 모임이 아니라면 특별한 장소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회원들의 집에서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22년의 역사를 가진 파리 근교의 와인 모임>
170명가량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Club Vins et Découvertes라는 테이스팅 모임은 파리 외곽 불로뉴 비양쿠르(Boulogne-Billancourt)에 위치한 Marie-Walewska House의 공간을 빌려 매년 6번에서 9번가량의 모임을 주최하는데, 이 공간은 파리 외곽에 위치해 있지만 마치 보르도의 성을 연상시키는 곳입니다. 지난 22년간 운영해온 이 클럽은 서점을 운영하는 클로드 베나디(Claude Bénady)라는 여성에 의해 오늘날도 매우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La Revue du Vin de France 잡지사의 와인 클럽>
프랑스의 매우 유명한 와인 잡지 La Revue du Vin de France 또한 독자적인 와인 테이스팅 클럽을 운영합니다. 와인 업계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인물들 Alexis Goujard와 Olivier Poels(잡지사의 테이스터이자 필자), 소믈리에 Philippe Faure-Brac,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일하는 신경과학자 Gabriel Lépousez, 비오다이나미의 선구자로 유명한 Nicolas Joly와 같은 인물들이 이 테이스팅 클럽에 참여하고 그들이 소개하고자 하는 와인을 회원들과 같이 나누며 클럽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회원의 와인 지식에 따라 모임을 나누어 운영하는 Vignyfica>
약 120명가량의 회원을 보유한 Vignyfica라는 와인 클럽은 초심자, 중급자, 전문가 세 개의 모임으로 회원들의 와인 지식과 경험을 고려해 모임을 고루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개 다양한 와인을 맛보는 것에서 경험을 쌓는 것에 집중하는 테이스팅 클럽들과 달리 이곳은 와인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고 테이스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기에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들이 모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초심자 모임은 포도품종, 와인 메이킹 테크닉, 지형과 역사를 이해하고 중급자는 토양과 기후에 대해 배우며, 전문가 모임은 와인 생산자들을 만나고 테이스팅 실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테이스팅 챔피언들이 만나고 만들어지는 소규모의 모임들>
세계 블라인드 테이스팅 챔피언십 대회를 주최하는 필립 드 캉트낙(Philippe de Cantenac)씨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블라인드 와인 테이스팅 챔피언들이 소규모의 모임에서 실력을 기르며 성장했다고 합니다. 앞서 소개한 Vignyfica는 파리지역에서, Vino Veritas라는 곳은 툴루즈를 중심으로, Tire Bouchon Attitude와 Osiris라는 모임은 보르도에서 모이는 대표적인 클럽 들이자 매년 열리는 블라인드 테이스팅 대회에서 프랑스를 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을 배출하는 클럽들입니다.

와인 산지, 프랑스 테이스팅 클럽 활동의 이점과 참여 비용
아마추어나 전문가 수준의 멤버들, 어떠한 회원들이 모인 곳이라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비해 산지에 가깝다는 이점을 한껏 누릴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물론 주변국인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와이너리를 적은 비용으로 방문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지요. 하지만 와이너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나 와인의 제한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와인 클럽의 미흡한 준비로 당황스러운 순간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 예로 Vins et Découvertes라는 와인 클럽에서 30명 이상의 회원들이 모여 쥐라의 유명한 오베르누아(Overnoy) 와이너리를 방문했는데, 너무 많은 인원이 모여 그들을 받아줄 수 없다는 이유로 정중히 거절당했던 일화도 있었다고 회원들은 이야기합니다.

와이너리를 방문하거나 전문가와 함께하는 테이스팅 클럽의 활동은 경우에 따라 일정 비용이 발생합니다. François Morinière의 테이스팅 클럽엔 참가 비용이 없지만, 회원들이 각자 바틀을 가져오는 것으로 운영이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클럽은 연간 회원비를 내고 클럽의 대표나 운영진들이 테이스팅할 와인을 선정하곤 합니다. 몽트뢰이에서 운영하는 Culture et Vins 클럽은 연간 10차례의 세션을 운영하고 약 10병에서 12병가량의 와인을 테이스팅하는데 연간 회원비로 160유로를 내야 합니다. 클럽의 운영방식이나 프로그램의 횟수에 따라 회원비는 300유로, 혹은 650유로 이상까지 내야 참여할 수 있습니다. 테이스팅 대회를 개최해 우승자를 뽑기 위해 클럽이 자주 운영되는 외국의 사례와 달리 친목이나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모임이 운영되는 곳이 많은 것이 프랑스 테이스팅 클럽의 경향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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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Moon

파리 거주 Wine & Food Curator 음식과 술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한국과 프랑스에 멋진 음식과 술,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 oli@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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