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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신비, 볼리비아의 소금사막 살라르 데 우유니(Salar de Uyuni)

태고의 신비, 볼리비아의 소금사막 살라르 데 우유니(Salar de Uyuni)

김욱성 2017년 2월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시작된 남미 여행 일정은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를 거쳐 벌써 4주차에 접어들었다. 드디어 남미 여행의 진수라 불리는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을 향해 출발하게 되었다. 새벽 버스를 타고 히토 카혼(Hito Cajon)이라는 칠레와 볼리비아의 국경 지역에 다다랐고, 황량한 들판에 대충 지은 출입국 통제소에서 칠레 출국 및 볼리비아 입국 절차를 밟고 나니 여행을 위해 예약했던 사륜구동 지프 3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측 일행은 13명, 차량 운전 및 현지 안내 3명과 볼리비아 아주머니 1명을 포함한 17명이 3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4일간의 볼리비아 대장정의 길에 오르게 되었다. 함께 탄 여성분은 알고 보니 여행 가이드의 부인으로 식사 담당이었다. 호텔을 벗어나면 중간에 식당이 없기에, 이 분의 임무는 점심과 간식, 음료를 사전에 준비해 때마다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여행코스가 대부분 해발 4천 미터를 넘나드는 지역이라 고산병 증세로 고생하는 동료들도 늘어났다. 산소가 부족해서인지 약간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머리가 핑 도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래서 타이레놀을 수시로 먹으며 깨지는 듯한 두통과 연신 싸워야 했다. 우리를 안내하는 현지인들도 연신 무언가를 꺼내 우물거렸는데, 알고 보니 코카 잎이었다. 이들은 조상 대대로 고산지역의 통증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코카 잎을 천연 타이레놀로 써 온 것이다.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우리 일행도 코카 잎을 사용해 보았다. 이때 잎이 독하고 마취성분이 있으니 씹어서는 안 되고 혀 밑에 넣고 우려내어 침만 삼켜야 한다.

볼리비아 소금호수의 일출 장면

최고의 명장면이 연출되는 시간은 바로 일출 순간이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새벽이 밝아오면, 화산재를 머금은듯한 아침노을이 펼쳐진다. 이때 바람 한 점 없는 호수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울이 되어 하늘이 담긴 데칼코마니를 찍어 낸다. 이 장면을 보는 순간 그동안 쌓여온 피로와 후회는 완전히 사라지고 경이로움과 희열만이 남게 된다.

소금호수에서의 일출을 온몸으로 느끼며 감상하는 동료들

우유니는 해발고도 3,650m의 고지대에 위치하며 우리나라 강원도만 한 크기의 세계 최대 소금사막이다. 2~3만 년 전에 일어난 지각변동으로 인해 바닷물을 머금은 땅이 솟아올라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곳에는 일 년 중 불과 일주일 정도만 비가 내려서 소금 호수의 물은 수 만년 간 증발하여 없어지고 하얀 소금만 남게 되었다. 일출의 시간이 찰나처럼 빠르게 지나가고 해가 지평선 위에 완전히 떠오르면, 강한 햇살과 파란 하늘, 점점이 박힌 구름이 호수에 투영되어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소금 호수의 여명이 가시고 해가 떠오른 이후의 모습

 

물이 없는 소금호수에서 이동을 위한 준비 중

소금호수라 하지만 실제 호수는 없고 그냥 하얀 소금의 결정체만 남아있는 사막일 뿐이다. 약 100억 톤의 소금이 묻혀 있다니 인류가 평생 파먹어도 될 정도이나, 이런 오지에서 소금을 외국으로 수출한다는 것은 운송료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 수익성이 없다. 게다가 독성이 있어 그냥 먹으면 안 되고 요오드 처리를 위한 가공 공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소금은 볼리비아 내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사막의 깊이는 보통 1~10m이나, 깊은 곳은 120m까지 된다고 한다. 물은 없이 전부 소금 알갱이인 게 신기하다. 그 외에도 소금에 함께 녹아있는 고농축 리튬은 핸드폰의 배터리를 만드는 핵심 원료로 쓰이고 있어 많은 나라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우유니 소금호수의 장관을 보려면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2~3월이 가장 적합한 여행 시즌이며 다른 시기에 오게 되면 고생만 실컷 하고 우유니의 정수를 맛보지 못한다. 사막이지만 우기인 12~3월에는 약간의 비가 내린다. 비는 소금사막의 일부 표면에 5㎝ 내외의 얕은 호수를 만들고, 이렇게 생긴 ‘염호’는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닌다. 호수마다 바닥에 쌓여있는 침전물과 자생하는 조류에 따라 흰색, 적색, 녹색 등의 다른 빛깔을 띤다. 다른 곳으로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비가 와서 호수의 수위가 올라가면 소금으로 가득 찬 얕디얕은 호수의 표면에 하늘이 비쳐 땅과 하늘이 하나가 된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여행 가이드는 그 자리를 미리 알고 정확히 찾아가야 한다.

소금호수 중간에 있는 물고기의 섬

호수 중간에 우뚝 서 있는 잉카와시 섬(Isla Incahuas)은 거대한 선인장으로 가득하다. 일 년에 1센티미터 정도 자라므로, 천 년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선인장도 많이 보였다.

흰 석호의 모습

우유니에 가는 길목에 있던 흰 석호에는 산의 모습이 반사되어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했다.

녹색 석호의 모습

녹색의 이끼로 뒤덮여 마치 태초의 저습지 같은 형상을 띄고 있는 녹색 석호의 모습은 신비롭게만 느껴졌다.

홍색 석호에서 한가롭게 이끼를 먹고 있는 플라밍고들

홍조류의 이끼가 낀 석호에는 플라밍고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플라밍고는 주로 붉은색 이끼를 먹기 때문에 깃털의 색깔도 붉은색이 된다고 한다.

평평한 호수를 벗어나 해발 5천 미터의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여정이 계속되었다. 6천 미터에 달하는 고산의 정상에는 한여름에도 만년설이 덮여 있다. 기암괴석과 협곡, 작은 호수와 지류로 태초의 자연 그대로의 장관이 펼쳐지는 볼리비아는 그야말로 남미 여행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광대무변의 대자연에 경외감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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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성

세계25개국 100개의 도시와 400개의 와이너리를 찾아 스토리를 만드는 Wine 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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