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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키지 피(Corkage fee)와 BYOB 문화

콜키지 피(Corkage fee)와 BYOB 문화

Eva Moon 2022년 1월 18일

음식과 와인을 함께하는 문화가 이미 자리 잡은 한국에선 레스토랑의 상황에 따라 와인의 반입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고, 음식점마다 다른 콜키지 피 정책을 적용합니다.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경로가 마트, 와인샵, 해외 직구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직접 구입하는 와인과 레스토랑에서 마실 때의 금액을 비교해보는 사람들도 많아지며 와인의 가격, 와인 반입에 대해 여전히 분분하기도 하지요.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와인과 직접 구매하는 동일한 와인의 가격이 다른 이유는 아무래도 높은 임대료, 서비스 인건비용, 최근 몇 년간 지속해서 인상되는 식자재 가격, 레스토랑을 운영하기 위해 쏟은 높은 투자 비용, 그리고 식음료 수입에 대한 압박이겠지요. 레스토랑 내 고객의 체류 시간이 긴 곳일수록, 주류의 판매를 통해 마진을 얻고 이윤을 추구하려 하는 레스토랑의 운영자와 매니저들은 와인 반입의 가능 여부, 허용할 경우 적용해야 할 조건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와인의 주 생산국이자 와인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프랑스에선 과연 어떨까요?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음식점에서 마시는 가장 중요한 주류는 와인이며, 거의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이 나라에선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가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와인을 가져가 마실 수 있도록 요청하는 것은 매너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더군요. 오늘은 이토록 다른 와인 반입에 대한 인식, 콜키지 피와 각기 다른 BYOB 문화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한 병에 150 달러의 코르크 차지를 내는 파인 다이닝이 있다?

미국의 유명 셰프 토마스 켈러의 파인 다이닝 French Laundry는 한 병당 150 달러의 콜키지 피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유명해지면서 여러 번 보도된 바 있습니다. 레스토랑 부근인 나파의 와이너리 투어 후 와인을 가져오고자 하는 고객이 너무 많아짐에 따라 고민을 거듭한 후 책정된 콜키지 피라는 설이 있지만, 사실 이곳 외에도 프렌치 파인다이닝은 와인 반입을 허용하면서도 높은 콜키지 피를 적용하는 곳이 많습니다.

프렌치 요리를 하는 파인 다이닝은 병당 100 유로 전후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곳들이 꽤 존재하며, 캐주얼한 아시아식 음식점은 가장 적은 콜키지 피를 내는 경향을 보입니다. 대개 병당 15-30 달러를 적용하며 와인의 종류에 따라, 와인의 핸들링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샴페인의 콜키지 피는 더 높게, 스틸 와인은 낮게 책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코르크 차지가 시작된 곳에서 오히려 찾아보기 힘든 와인 반입 문화

프랑스에서 18세기 결혼과 행사 케이터링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들과 와인 상인에 의해 만들어진 콜키지 피 제도는 행사가 끝나면서 케이터링 업자들이 마시고 난 와인의 코르크를 모으고 숫자를 세어 그들의 고객에게 와인과 그 외 주류의 가격을 청구하며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오늘날 프랑스의 케이터링이 존재하는 행사에선 고객이 대부분 와인의 병당 2유로에서 8유로까지를 지불하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레스토랑에서 고객이 와인을 가져와 소비하는 것은 거의 볼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콜키지 피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는 이웃 나라 중국

많은 중국인, 그리고 특히 기성세대는 레스토랑, 카페, 식음료를 소비하는 공간들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그곳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모두에게 개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하는 레스토랑에 가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이며, 제품의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되면 외부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가져와서 소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백주나 와인을 가져가 마실 때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에 반감을 가진 이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종류가 다양한 백주의 경우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식당에서 모두 구비하는 것이 힘들고, 손님은 레스토랑에서 정품이 아닌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는 의심도 이러한 관습이 계속되는 주요 이유입니다. 하지만 상하이나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선 외부 음식과 음료의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고객에게 이를 미리 주지시키는 곳이 있습니다. 다만 이는 레스토랑을 찾고 이곳을 존중하고자 하는 고객과의 이해로 유지가 되는 것이며, 중국의 공식적인 법규상 식당에서 고객의 음료/주류 반입을 금지하면 주의/벌금을 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때문에 제대로 된 글라스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술을 가져와 일행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레스토랑에 와인을 가져가 음식과 즐기고 싶다면 생각해볼 것들

자신이 마시고 싶은 와인을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같이 즐기고자 할 때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꼭 따라야 하는 법은 아니지만, 와인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고려해보아도 좋을 항목이 아닐까요.

1. 레스토랑에 미리 전화해 와인 반입 여부가 가능한지 확인할 것
2. 레스토랑에 구비되어 있는 와인을 가져가는 일은 꼭 피할 것, 구하기 쉬운 와인이나 리스트에 있는 와인과 흡사한 와인을 가져가는 것은 자제할 것
3. 한 병을 가져가면 한 병은 레스토랑의 와인을 주문할 것
4. 가능한 콜키지 피의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의 와인을 가져갈 것
5. 레스토랑의 음식과 잘 어울릴만한 와인을 반입할 것
6. 흔치 않은 와인을 가져간다면 소믈리에에게 테이스팅을 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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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Moon

파리 거주 Wine & Food Curator 음식과 술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한국과 프랑스에 멋진 음식과 술,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 oli@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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