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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우리의 와인 생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우리의 와인 생활

Rachael Lee 2020년 3월 9일

모든 게 멈춰진 것만 같은 세상. 일도, 학교도, 사람을 만나는 약속도, 여행도, 모든 것이 멈춰 섰다. 실내에서 지내야 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아진 하루하루.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직면한 달라진 일상이다.

며칠 전만 해도 이탈리아 Vinitaly 전시를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기사를 보고 ‘설마?’라는 의구심을 가졌는데, 오늘 마지막 남은 와인관련 글로벌 전시회인 Vinitaly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미 홍콩의 Vinexpo와 독일의 ProWein은 연기가 결정되었고,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협회(BIVB, Le Bureau Interprofessionnel des Vins Bourgogne)는 Grand Jours de Bourgogne를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국제 박람회를 통해 많은 와인을 시음하고 교류하고, 수출과 수입 계약이 맺어진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행사취소로 인한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 투자시장 전반으로 타격이 심각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절감하고 있는 사실인데, 와인시장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우선,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시장의 수요감소를 먼저 짚어볼 수 있겠다.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중국 내 최대 와인소비채널인 레스토랑 및 바는 영업을 중지한 곳이 많다. 중국에서 발행한 기사에 의하면, 식당과 와인샵의 매출은 춘절 이후 99%나 하락, 바이러스가 매출까지 박멸시킨 전면 중단 사태라고 한다. 반면, 온라인 판매는 120% 매출상승폭을 기록했다 하니, 이 또한 주목할 만하다.

“Whilst many brick-and-mortar wine shops and restaurants say post Chinese New Year sales are down by 99.9% (reads more like the amount of bacteria that Dettol promises to wipe off!), several established online retailers have seen over 120% increase in sales in the same period.” – <The Buyer> Janet Wang, “How the coronavirus is affecting wine trade in China.”

스페인의 Torres(Torres 와인은 중국 내 판매 Top 3 와인 중 하나이며, Torres China는 1997년 설립되었다.)의 경우, 2월에 약 80% 판매 하락, 3월은 약 50%의 판매감소를 예측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보르도 와인의 경우, 2월 한 달간 약 40%의 소비감소가 있었다고 한다.

중국은 전 세계 와인 소비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이다. 와인의 총소비량 기준으로 보자면 미국, 프랑스, 이태리, 독일에 이어 5위를 차지, 게다가 와인 소비량이 감소추세인 유럽에 비해 매해 소비량이 늘어나는, 많은 와인 메이커들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수입량 또한 세계 5위로 프랑스, 호주, 스페인, 칠레 와인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으로 인해 주요 와인 메이커는 1분기 실적 타격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향후 수출시장 기회를 앗아갈 위기라고까지 인식하고 있다.

세계 와인 소비와 수입국별 순위(2014-2018) / 자료 출처: OIV 2019 Statistical Report on World Viticulture

중국 와인 시장이 파죽지세가 된 것은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국내 와인 판매 채널은 크게 대형마트, 와인샵, 식당과 같은 업장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시국에 대중들이 마트, 샵, 식당을 기피하고,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와인 판매가 상당히 침체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월부터 4월, 이후 더 장기화될 수 있는 사태로 인해 와인 시장 침체는 세 가지 주요채널에서 고루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와인샵과 업장 종사하는 업계분들의 고민의 목소리가 크다.

당장 와인 소비자로서 체감적으로 다가오는 불편함은 ‘구매’이다. 미국 거주 당시, 온라인 쇼핑몰에서 와인리뷰를 꼼꼼히 보고, 가격도 비교해 보고 클릭 결제하면 집에서 와인 한 상자를 선물상자처럼 받아보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여 생필품, 식음료, 건강보조식품 등을 “사재기”를 하는 상황인데, 와인 애호가로서 와인비축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하고, 구매 욕구가 솟구치는데 온라인상 구매가 안 된다는 건 상당히 불편한 현실이다.

중국 시장은 온라인 채널을 통한 와인 판매 비중이 이미 20%에 달하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온라인 와인 시장 자체가 성장하여 향후 전체 판매 비중의 50%를 차지할 거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비대면 구매와 배송이 늘어나는 상황에, 아니 반드시 필요한 시점에 주류 만은 예외라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다양한 주류 중 유일하게 시음문화가 많이 발달한 와인은 “시음하고, 내뱉고, 평가하기(Tasting, Spitting, and Appreciation)”로 인해 글로벌 행사뿐만 아니라, 각국의 크고 작은 시음 행사는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홈파티, 혼술로 인해 음용할 수 있는 와인에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우울하게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현실에, 그나마 와인 시장에서 긍정적인 요인을 찾아보자면 무엇이 있을까. 그것도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생각해 보자면,
1.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가격은 책정되기 나름. 중국 시장 판매 하락을 상쇄할 만 한 시장으로 인접 국가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테고, 한국으로 수입되는 공급가가 다소 떨어질 수도 있지는 않을까? 그 가격적 혜택을 소비자가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2. 한국 시장에서도 비대면 구매, 주류의 온라인 채널 판매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며칠 전 CNN 방송에서 발표한 내용이라고 “Drinking alcohol kills the coronavirus”라는 자막의 스크린 샷을 지인으로부터 받은 적이 있다.

이 스크린 샷은 실제 CNN에서 방송된 내용이 아닌 한 네티즌의 조작이라고 밝혀졌지만, 그 사진을 보았을 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맞다고 믿었던 나였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기는 건 면역력밖에 없다. 면역력을 기를 방법은 스트레스 없이 건강한 삶을 사는 것 – 즐겁게 사람을 만나고, 와인 한잔 나눌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스트레스 없는 일상이 아닐까. 그런 일상이 그리운 만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도 조만간 진정되기를,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이 불안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참고기사
Wilson, Chris. “Coronavirus impact hits wine producers as Asian market slows.” Decanter. <https://www.decanter.com/wine-news/coronavirus-wine-industry-as-asian-market-slows/>

Dingwall, Kate. “Coronavirus Leaves the Wine Industry Dizzy.” Forbes. <https://www.forbes.com/sites/katedingwall/2020/02/25/coronavirus-leaving-the-wine-industry-dizzy/>

Mustacich, Suzanne, Harans, Julie, and Schifter, Cassia. “How Will the New Coronavirus Impact the Restaurant and Wine Industries?” Wine Spectator. <https://www.winespectator.com/articles/how-will-the-new-coronavirus-impact-the-restaurant-and-wine-industries>

Camuto, Robert. “Updated: Restaurants, Hotels and Wine Trade Shows Suffer as Coronavirus Spreads” Wine Spectator. <https://www.winespectator.com/articles/restaurants-hotels-and-wine-trade-shows-suffer-as-coronavirus-spreads>

Boyce, Jim. “Wine in a Time of Coronavirus” Wine-Searcher. <https://www.wine-searcher.com/m/2020/02/wine-in-a-time-of-coronavirus>

Morton, Andy. “China beer, wine demand to drop one-fifth in Q1 as coronavirus impact widens.” Just-Drinks. < https://www.just-drinks.com/news/china-beer-wine-demand-to-drop-one-fifth-in-q1-as-coronavirus-impact-widens-analyst>

Macias, Amanda. “Champagne producers worry coronavirus will close promising Asian markets.” CNBC. <https://www.cnbc.com/2020/02/25/coronavirus-champagne-producers-worry-asian-markets-will-close.html>

Want, Janet. “How the coronavirus is affecting wine trade in China.” The Buyer. <https://www.the-buyer.net/insight/coronavirus-affecting-wine-china/>

“The Most Important Websites for Wine Sales in China.” China Wine Competition. < https://chinawinecompetition.com/en/blog/insights-1/the-most-important-websites-for-wine-sales-in-china-13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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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ael Lee

Life, world, contemplation, and talk through a glass of wine 여행과 예술을 사랑하는 프리랜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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