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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에세조 수수께끼

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에세조 수수께끼

Decanter Column 2018년 12월 3일

앤드루 제퍼드가 이 알쏭달쏭한 그랑 크뤼의 잘 성숙된 와인을 맛보았다.

에세조 그랑 크뤼 포도밭 / 사진 제공: 에이지 포토스톡/알라미

2018년 9월의 시작, 홍콩의 학구적인 부르고뉴 와인 컬렉터 모임에서 에세조 10종(1990-1999, 2004)을 테이스팅하는 데 날 초대했다. 과연 이 베일에 싸인 와인의 윤곽이 제대로 드러났을까? 길고 구부러진 코, 조각한 듯 깎아놓은 광대뼈와 베일 듯 날카로운 네모난 턱선까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이곳에 대해 알아야 할 약간의 배경지식을 알려주겠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그랑 크뤼는 본과 디종 사이 철도 반대편 마을인 플라지-에세조에 속해 있다. 그 땅을 부조의 아주 작은 마을이라고 보는 편이 더 이치에 닿을 수도 있다. 와인 세상에도 평행 우주라는 것이 있다면 이 포도밭 중에서도 최고의 부분은 그랑 에세조와 클로 드 부조 윗부분과 함께 당당한 그랑 크뤼를 형성할 것이고, 이 두 거대 포도밭에서 질이 떨어지는 부분들은 프르미에 크뤼나 빌라주 정도로 등급이 내려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다른 우주 어딘가의 이야기다.

여기에도 과거 언젠가는 건물이 있었다. 아니, 이름을 보면 그랬을 거라고 생각된다. 에세조는 라틴어에서 오두막이나 작은 집을 뜻하는 카사(casa)나 후기 라틴어에서 농장 건물을 뜻하는 카살레(casale)에서 나왔다. 이것이 중세 프랑스어인 셰살(chesal) 혹은 셰셀(chesel)이 되었다가 복수 형태인 셰조(cheseaux)가 된 것이다. 접두사인 ‘es’는 ‘en les’의 축약형이다. 코트 드 뉘에도 다른 에세조(샹볼과 지브리에 모두 이런 이름의 땅이 있다)가 있지만 이곳이 잘나가는 곳이다.

실제로도 크다. 36헥타르 하고도 거의 26아르(2014년 실뱅 피티오에 따르면 그렇다. BIVB의 아펠라시옹 안내서에는 생산 중인 곳이 35.77헥타르라고 나와 있고 재스퍼 모리스와 레밍턴 노먼 둘 다 37.69헥타르라고 하긴 하지만.)에 달한다. 이곳은 11개 리외디(lieu-dit)로 나뉜다.

위의 당국에 따르면 에세조는 본디 시토회 수도승들의 소유로 이들이 1109년부터 이웃의 클로 드 부조를 개발했다. 그런데 이 구획은 클로의 담장 뒤에 있고 수도승 대신 평신도가 재배했다. 클로 드 부조의 뒷마당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리라.

그 후 소유권이 여러 개로 쪼개졌고, 1937년 7월 말 아펠라시옹이 생겨나기 전에는 포도밭이 에세조 뒤 데수의 핵심 리외디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곳들도 이 이름을 사용했다. 재스퍼 모리스 MW는 자신의 저서 『인사이드 버건디Inside Burgundy』에서 이로 인해 1925년에 법정 소송이 벌어지고 에티엔 카뮈제와 도멘 몽자르-뮈네레가 에세조라는 이름을 에세조 뒤 데수에서 생산되는 와인에만 국한시키고자 했지만 패소하고 말았다고 전한다. 수도승들이 레 풀레이레르 같은 다른 리외디 와인에도 그 이름을 썼다는 기록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아펠라시옹은 샹볼의 삼림 지대부터 플라제의 마을까지 넓은 지역에 관대하게 적용되게 되었다.

클로 드 부조 내의 유용한 전망 포인트인 샤토 드 라 투르의 테이스팅룸 옆 작은 루프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면 에세조 포도밭이 언덕 꼭대기 삼림 지대 속 움푹 들어간 곳에 폭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 삼림 지대는 여기에서부터 내리막이 시작된다. 특히 경사지가 북쪽이나 북동쪽을 향하고 있는 곳이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그랑 에세조 그랑 크뤼 자체는 이 포도밭들 중에서도 거의 가장 낮은 곳(그랑 에세조의 거의 절반이 클로 드 부조의 가장 높은 부분보다 낮다)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높이 하나만으로는 이곳에서 품질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 방향과 토양 성분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그랑 에세조는 바조시안(쥐라기 시대 중 한 기) 석회암 위에 점토가 덮였다는 점에서 균질적이고 거의 뮈니지와 비슷하지만 에세조의 11개 리외디의 토양은 매우 다양하다. 일부는 돌이 많고(레 크뤼오나 비뉴 블랑슈), 또 다른 일부는 습기가 많고 중토 위주(레 트루, 레 카르티에 드 뉘, 클로 생 데니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리외디)다. 최고의 리외디로는 레 풀레이레르와 앙 오르보, 그리고 물론 에세조 뒤 데수가 있다. 재스퍼 모리스의 책을 보면 각 리외디 별로 구획들을 소유하고 있는 거의 50명에 달하는 소유주들을 보여주는 유용한 차트가 잘 소개되어 있다.

와인의 윤곽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사실 와인의 참모습을 알아보는 건 쉽지 않았다. 깎아놓은 듯한 턱선도, 길게 구부러진 코도 가려낼 수 없었다. 나는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와인의 모습을 묘사해보자며 꼬드겼다. 사람들은 머리를 긁적이고 눈썹을 찌푸렸다. “흙냄새”와 “배짱”이 가장 자주 등장했고 “거친 탄닌”, 그리고 과일 풍미보다는 삼림 지대의 덤불과 관련된 표현이 많았다. (물론 이것은 아마도 와인의 나이를 반영한 것이겠지만.) “다른 가까운 그랑 크뤼 와인에 비하면 힘이 덜한 와인”이라고 한 노련한 수집가가 말했다. 배짱이 있다고 말한 사람들과는 반대되는 의견을 보이며 에세조가 “여성적인 스타일”이라고 했지만 그 역시 흙냄새를 느꼈다고 했다.

우리는 무엇을 테이스팅했는가? 우리가 맛본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도멘 에젤랑 자이에의 1990 에세조였다.

그것은 일단 겉보기에도 오래되었지만(맑고 벽돌색과 적갈색 빛이 풍부했다) 과일 풍미를 아직 잘 유지하고 있었다. 말린 자두와 크랜베리 풍미가 초기에 있었을 탄닌 대부분을 흡수해 버렸으나 촉촉함은 어느 정도 남아 있어 그 결과 전체적인 풍미는 풍부하고 만족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은은했다. (91점)

페블레에서 병입한 1991 에세조는 상태가 매우 좋았다. 더 신선한 과일과 상쾌한 탄닌이 잘 어우러져 있어 생기를 내며 흙냄새가 풍부했다. (92점)

파브리스 비고의 1994 에세조(에세조 뒤 데수 바로 위에 있는 루즈 뒤 바 리외디) 역시 진화를 완전히 마친 와인이다. 투명한 벽돌색-적갈색에 우아한 버섯과 말린 꽃 향기, 비교적 과일 맛이 적은 풍미에 입안을 건조시키는 탄닌의 핵심이 흙냄새와 말린 버슷 풍미와 합쳐져 매우 흥미롭다. (89점)

비고가 뮈네레 홀딩스의 포도밭 관리를 맡고 있지만 우리가 맛본 첫 번째 뮈네레-지부르 에세조(1998)은 산화되고, 지치고, 생기가 없는 반면(80점) 두 번째(2004) 것은 이상하리만치 달콤하고 텁텁하면서 다소 특징이 없는 스타일이었다. (87점)

서늘했지만 좋았던 1996년의 와인도 두 종 맛보았다. 그 중 로베르 아르누의 에세조는 섬세하고, 우아하며, 가볍고, 산도가 잘 유지되어 있었다. 역시 잘 발달되어 과일 풍미가 다소 줄어들고 탄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90점)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자이에-질의 1996 에세조로서(94점) 처음에는 오래된 와인에서 나는 악취가 심했으나 그 그늘에서 벗어나자 훌륭한 흙냄새와 질감, 진폭을 갖춘 깊고 생기 넘치는 와인이 나타났다. (자이에-질의 구획도 실제 에세조 뒤 데수 안에 있지만 그날 밤에 이러한 사실이 언급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또 하나 진정으로 훌륭한 에세조는 도멘 그리보의 1999 와인이었다. (94점) 어두운 색상에 향기도 어두웠고, 자두 풍미가 번지는가 싶더니 식물 뿌리와 스파이스로 가득한 뜨끈하고 탄탄한 풍미가 드러났다. 이 와인이야말로 “흙냄새”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그리보 홀딩스 대부분은 레 크리오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 트루, 레 크리오, 클로 생 데니의 각각 세 구획에서 나온 엠마뉘엘 루제의 에세조가 나왔다. 이 중에는 엠마뉘엘 루제가 아팠을 때 그의 삼촌인 앙리 자이에가 양조한, 그래서 값비싸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1997 한 병이 있었고, 나머지 두 병은 각각 1995와 1999였다. 애석하게도 1995는 코르크에 문제가 생겨 오염된 풍미가 칙칙하고, 건조하고, 딱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머지 두 빈티지는 둘 다 훌륭했다. 1997은 맑고, 꽃향기가 가득하고, 우아하며, 달콤한 과일 풍미를 내는 동시에 산뜻하여 그 밤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94점) 하지만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은 1999로서, 풍미의 관대함이 한층 더 높은 것은 물론, 질감도 더욱 훌륭하여 흙냄새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95점) 웅장하고, 능수능란하고, 완전한 와인으로서 같은 빈티지의 다른 그리보 와인과 같이 아직도 우리에게 내어줄 것이 많았다.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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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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