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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결혼식에서 뷔페를 먹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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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결혼식에서 뷔페를 먹는 걸까?

김대영 2023년 3월 23일

코로나19 기간 전, 후로 나누어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행사를 떠올린다면, 단연 결혼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시행된 거리두기 정책으로 결혼식에 오는 식수의 인원은 제한되었고, 심지어 코로나 격리로 신랑 또는 신부가 없는 채로 결혼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연히 결혼식 식사 문화도 바뀌었다. 식이 끝난 후 진행했던 식사는 생략되었고, 선물 세트를 만들어 나누어주기도 했다.

결혼식은 가족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축제이자 행사이다. 축하받아야 하는 큰 행사에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까웠던 지난 시간이었다. 다행히 지금은 거리두기 정책이 완전히 해제되며 다시 제대로 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결혼 음식이 갑자기 특별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문득, 우리가 당연하게 먹고 있는 결혼식 음식들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있는지 한번 알아보려 한다.

현대의 결혼 음식은 뷔페 혹은 케이터링 업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지만, 가까운 과거만 해도 우리나라의 결혼 음식은 온 동네 아낙들이 다 모여 하객들에게 대접할 음식을 만들 정도로 큰 마을 행사에 가까웠다고 한다. ‘스.드.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관심이 더욱 많은 지금과는 다르게 당시 결혼 음식은 그 집안의 격과 음식 솜씨를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결혼식의 음식이 중요하다. 아무리 화려하고 좋은 식장을 준비했더라도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님들의 만족도가 많이 떨어지니, 지금도 결혼 음식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물론 직접 하지는 않지만..

국수는 언제 먹을 수 있어?

가끔 어른들이 결혼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 “국수는 언제 먹을 수 있어?”라고 물어본다. 이처럼 국수는 결혼에 빠질 수 없는 상징적인 음식인데, 이는 국수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 때문이다. 먼저 국수는 ‘장수’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생일, 회갑연, 결혼식 등 특별한 날 먹는 잔치의 상징이 된 음식이다. 심지어 ‘잔치국수’라는 이름이 있지 않은가?

지금의 국수는 어쩌면 흔하고 저렴한 음식으로 취급받지만, 조선시대는 밀가루가 아주 귀한 식재료였기에 정말 중요한 날이 아니고는 대접하기 힘든 고급 요리였다. 쌀과 보리를 주 식량으로 삼는 우리나라의 식생활에 밀은 귀한 식재료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1950년 이후 미국의 잉여 농산물 원조를 통해 밀과 밀가루가 대량으로 우리나라로 유입되었고, 그때부터 밀가루를 활용한 음식이 흥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고급 음식의 상징이었던 ‘국수’는 대중 음식이 되었다.

갈비탕은 왜?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경제는 급격하게 성장하게 된다. 이에 밀가루의 대중화로 저렴한 음식으로 취급되던 국수를 대신해 ‘갈비탕’이 결혼식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한데, 당시 가장 귀한 식재료인 소고기, 그중에서도 ‘갈비’라는 부위를 사용하며 당시에 가장 고급스러운 음식의 상징이 되었고, 좋은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 결혼식에 딱 맞는 음식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1990년대부터 갈비탕보다는 뷔페가 결혼 음식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간단하게 생각하더라도 결혼식에 오는 하객 입장에서는 단품 메뉴보단 다양한 음식을 양껏 먹을 수 있는 뷔페가 만족스러웠고, 신랑과 신부 입장에서도 음식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분명히 있었다. 또 뷔페의 특성상 본인 직접 음식을 가져다 먹을 수 있었기에 최소한의 인력으로 식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1980년대 당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최로 인해 대형 건물들이 생기면서 등장한 대형 고급 예식장들이 피로연장을 통합하여 직접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결혼식의 형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결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다. 각 시대에 따라 결혼 음식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고, 시대마다 먹었던 결혼 음식은 달랐지만, 결혼식에 오는 하객들에게 가장 좋은 고급스러운 음식을 대접한다는 마음은 다 같았다. 코로나로 인해 마음껏 음식도 대접할 수 없었던 결혼식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될까? 별생각 없이 먹었던 결혼 음식에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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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음식이야기를 좋아하고 즐깁니다. 음식의 가치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팟캐스트 "어차피, 음식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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