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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와인 셀러

[와인바 Talk] 와인 셀러

Emma Yang 2020년 12월 22일

스물두 번째 와인바 Talk, 와인 셀러

와인에 관심을 두고 즐기다 보면, 좋아하는 와인이나 마시고 싶은 와인을 사서 모아 두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된다. 언젠가 마시려고 한 병 두 병 사 모으다 어느새 집의 한구석을 와인으로 가득 채운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랬다. 와인에 입문했던 시기에 와인의 매력과 마력에 빠져 박스째 와인을 사다 날랐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사다 나른 와인들은 1년 4계절 동안 온갖 방법으로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다. 더운 여름엔 해가 들지 않는 시원한 곳으로 옮겨줘야 했고, 추운 겨울에는 난방하는 방을 피해 창고에 두었지만,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에는 와인에 이불까지 덮어줘야 했다.

필자가 전에 쓴 와인의 보관에 관한 글에 언급했듯이 그 당시 와인을 가장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으로 찾은 것이 옷장이었다. 와인을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서 보관하면서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은 것인데, 옷장에는 몇 병의 와인을 보관할 수는 있지만 수십 병의 와인을 보관하기에는 무리였다. 또한 이 방법은 오랜 기간 와인을 보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와인을 한 병씩 구매하다 보면 점점 늘어나게 되어 보관을 신경 써야 하는 때가 온다. / 사진 출처: christiann-koepke@unsplash

와인을 보관할 때에는 적절한 온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온도는 특히 와인의 숙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오랜 기간 숙성을 하게 될 경우 적절한 온도에서 보관한 와인과 그렇지 못한 와인의 차이는 매우 벌어진다. 짧은 기간이라면 적절한 방법으로 보관해 빨리 마시면 되지만,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와인을 좋은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면 와인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할 수 있는 와인 셀러의 사용을 추천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회사가 와인 셀러를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브랜드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브랜드별로 적게는 6병부터 많게는 200병까지 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셀러가 있다. 최근에는 와인의 대중화를 겨냥해 대형 마트에서 와인 셀러 PB(Private Brand) 상품을 제작하여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와인 셀러의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와인 셀러의 가격만을 보고 셀러 구매를 결정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와인을 적절한 환경에서 보관하기 위해서는 와인 셀러가 필요하다. / 사진 출처: nick-karvounis@unsplash

필자의 와인바는 인테리어의 대부분이 와인 셀러로 되어 있어 손님으로부터 와인 셀러에 대한 질문이 많다. 대부분 셀러의 크기와 그에 따른 가격에 대한 문의인데, 특히 어느 브랜드의 와인 셀러를 구매해야 한다고 콕 집어 대답해주기를 바란다. 와인 셀러를 선택할 때 물론 크기도 중요하고 가격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셀러 안의 진동이 적은 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즉 와인 셀러의 ‘기능’에 관한 것이다. 와인을 셀러에 보관할 때 셀러 안에서 일어나는 진동은 와인에 피로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인 셀러도 냉매를 이용하여 내부의 온도를 조절하는 하나의 냉장고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도 조절을 하는 과정에서 컴프레셔(compressor)가 돌 때마다 냉장고의 진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진동을 얼마나 줄여 와인에 영향을 덜 끼치게 하느냐가 좋은 와인 셀러의 기준이 된다. 진동을 줄이기 위한 각 브랜드의 기술력을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좋은 와인 셀러는 일정한 온도 유지 기능이 뛰어나다. 와인의 보관 온도가 들쑥날쑥하면 와인의 상태가 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하게 온도 유지를 하면서 진동이 적은 셀러가 가장 좋은 셀러라고 할 수 있다. 진동을 줄이기 위해 냉각 효율을 줄이거나 그 반대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진동이 늘어나는 것 사이에서 기술적인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이것이 와인 셀러 브랜드의 기술력 차이가 되고 가격 차이가 된다.

와인 저장 창고처럼 온도 변화가 적고 진동이 거의 없는 셀러가 좋은 셀러이다. / 사진 출처: francesco-ungaro@unsplash

온도와 진동이 와인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까 생각되겠지만 실제로 많은 와인 수입회사에서는 와인의 상태를 고려해 해외에서 와인이 들어오면 와인을 바로 판매하지 않고 ‘안정화’라는 기간을 거친 후에 판매를 시작한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이동해 온 와인이 운송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본연의 향과 맛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것을 우려해 와인이 안정되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 위하는 과정이다. 집에서 마시려고 구매한 와인 역시 와인 구매 후 셀러에 넣어놓고 이런 안정화 과정을 거친 후에 마신다면 와인을 좀 더 좋은 상태로 맛볼 수 있다.

가정에서도 와인 안정화를 거친 후 마셔볼 것을 권유한다. / 사진 출처: nomargaux@unsplash

와인 셀러의 크기 기준은 와인병 수로 하고 있는데, 10병 이하의 사이즈를 제외하고 그 이상의 사이즈의 경우 기준이 되는 와인병 수와 실제로 수납이 가능한 와인병 수의 차이가 조금 있다. 필자는 30병짜리 셀러와 200병짜리 셀러를 구매해 사용했었는데, 30병짜리는 생각보다 작아서 와인을 채우다 보면 얼마 안 가 셀러가 모자라게 되고, 200병짜리는 너무 부피가 너무 커서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50병에서 100병 사이즈 정도가 적당하다.

브랜드마다 셀러의 모양이나 내부 자재들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사후 서비스(AS) 또한 셀러를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와인 셀러는 냉장의 목적보다는 지속적이고 안정된 상태의 보관이 목적이기 때문에 셀러가 고장 났을 때 최대한 빠른 시간에 수리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국내 브랜드의 경우 서비스망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지만 해외 브랜드의 경우 수리 서비스가 어려운 경우가 있기도 하니 잘 체크해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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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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