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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샴페인 이야기 (1)

[와인바 Talk] 샴페인 이야기 (1)

Emma Yang 2020년 1월 29일

두 번째 와인바 Talk, 샴페인 이야기 (1)

와인바를 찾아오는 이들의 목적은 와인을 마시기 위함도 있지만, 와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도 있다. 실제로 와인을 주문하면서 와인을 배우러 왔다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잘못 알려진 정보들이 정설처럼 전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이야기가 바로 샴페인에 대한 것이다.

와인을 잘 몰라도 샴페인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어릴 적 엄마 따라 간 빵집에서 특별한 날 케이크와 함께 팔던 그 샴페인. 술을 마실 수 없던 어린 나도 알록달록 예쁜 색에 매료되어, 그 ‘샴페인’ 한 잔을 맛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샴페인은 그런 음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샴페인은 달고 저렴한 와인으로 인식된 이들이 와인바에서 위풍당당하게 비싼 가격을 뽐내는 ‘진짜 샴페인’을 보면 다들 그 가격에 놀라고는 한다.

샴페인은 원래 비싸다. 샴페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한다면, 그 비싼 몸값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만을 뜻한다. 유럽 연합에서는 유럽 전체의 농산물 및 농산품의 품질과 제품의 보호를 위해 A.O.P(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보호된 원산지 명칭)라는 명칭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달기 위해서는 A.O.P에 의해,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 와인을 만드는 방식, 포도 수확량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니 우리의 빵집 샴페인은 사실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쓰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샴페인 생산지 랭스(Reims), 샴페인 시장은 랭스와 몇 개 지역의 유명 업체들이 좌우한다.

샴페인은 기본적으로 화이트와 로제(Rosé) 와인으로 나뉜다. 샴페인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포도 품종은 법적으로 허가된 것이 7가지인데, 대부분의 샴페인은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샤르도네(Chardonnay) 이 3가지 품종을 주로 사용한다.

육질 많은 피노 누아는 총 재배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고, 그 뒤를 이어 피노 뫼니에, 그리고 신선하고 크림 향이 두드러지는 샤르도네는 30%에 육박한다. 이 외에도 아르반(Arbane), 쁘띠 메슬리에(Ptit Meslier),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를 사용하여 샴페인을 만든다. 각 포도 품종마다 샴페인에 영향을 주는 고유의 특징들이 있는데, 지역마다 와인 생산자마다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샴페인의 캐릭터에 따라 여러 가지 품종들을 블렌딩한다.

지금은 샴페인의 주 품종은 아니지만, 피노 그리는 18세기에서 19세기까지 샹파뉴 지역의 50%에 육박하는 면적에서 재배했었다. 하지만 수확량이 적고 질병 등에 취약해 믿고 경작할 수 있는 포도 품종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짙어지면서, 샹파뉴 근처의 부르고뉴(Bourgogne) 지역의 품종인 피노 누아에 눈을 돌리게 된다. 사실 피노 그리와 피노 누아는 상당히 비슷한 포도 품종이다. 미국 UC 데이비스(Davis) 대학의 연구원들은 피노 그리가 피노 누아와 유사한 DNA를 가지고 있으며, 사실상 두 품종을 구별할 방법은 색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둘이 닮았다. 아마 예전의 생산자들은 값비싸고 인기 있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피노 그리가 아닌 피노 누아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피노 누아와 피노 그리는 아주 흡사해 색으로만 구별이 가능하다.

샴페인에 사용되는 주 품종 3가지 중 2가지는 레드 와인 포도 품종이다. 포도는 4톤 단위로 압착하여 아주 살살 눌러 즙을 빨리 짜내기 때문에, 레드 품종인 피노 누아나 피노 뫼니에조차 껍질의 붉은 즙이 나오지 않고 맑은 즙만 나온다. 그래서 샴페인이 대부분 화이트 와인이다.

로제 샴페인은 로제 와인을 소량 첨가하여 생산한다. 샴페인에서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 품종만을 사용하여 만든 것은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이라고 따로 표기되어 있다. 샤르도네가 주는 산도와 구조감은 다른 블렌딩 샴페인에 비해 와인을 한층 더 발랄하고 가볍게 만든다.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은 청포도인 샤르도네만을 사용해 만든다.

이에 반해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는 레드 포도 품종만으로 만든 샴페인을 뜻하는데, 보통 100% 피노 누아거나 레드 포도 품종이 섞인 것이다. 피노 누아는 와인에 우아한 느낌과 향긋한 향, 그리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꽉 찬 느낌을 선사한다. 함께 많이 블렌딩되는 피노 뫼니에 역시, 입안에 꽉 차는 구조감과 달콤한 과실의 향이 좋은 품종이다. 샴페인 구매 시 전면 레이블을 잘 살펴보고 포도 품종에 관한 내용이 없으면 블렌딩된 것이고, 블랑 드 블랑이나 블랑 드 누아라고 표시가 되어 있으면 특정 포도 품종의 샴페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샴페인 버블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는 2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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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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