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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알·못’까지 사로잡는 중국 와인 시장

‘와·알·못’까지 사로잡는 중국 와인 시장

임지연 2019년 10월 2일

중국의 와인 산업은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와인 수입량이 무려 6억 병을 넘어섰다는 언론 보도는 지금껏 전 세계 와인 시장에서도 목격하기 힘든 경이적인 기록으로 불릴 정도다.

특히 2018년 12월 기준, 중국의 와인 애호가 수는 약 8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매년 중국 내 와인 소비량이 연평균 40% 이상 급증하고 있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20년에는 중국인의 연간 와인 소비량이 60억 리터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길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마오쩌둥 주석이 내려다보는 대륙에서 ‘와인’의 열풍은 수년째 뜨겁게 지속 중이다. 실제로 중국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 업체 ‘뿌뿌까오’ 매장 입구에 걸린 마오 주석의 사진이 인상 깊다. 

최근에 감지되는 가장 큰 특징은 중국이 전 세계 와인 수입 시장의 ‘큰손’이라 지칭되는 것에서 나아가, 중국 대륙에서 생산된 신선하고 다양한 원료를 활용한 대규모 와인 생산국가로 발 돋음 했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와인 시장에서 눈여겨볼 특징 중 하나는 와인에 대해 문외한 이들조차 어렵지 않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마치 ‘양꼬치에는 칭다오’를 외치며 수입 맥주에 대한 친근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과 유사하게, ‘와·알·못(와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조차 반주로 ‘와인’을 즐기는 문화가 중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야말로 ‘와·알·못’이라도 그 향과 맛을 즐길 줄 아는 이라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골목 곳곳에 자리한 소규모 주류 전문점부터 중·대형마트,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에서조차 각종 와인이 저렴한 가격대에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중대형 마트와 와인 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판매 중인 다양한 종류의 와인 브랜드

실제로 평소 와인보다 마오타이주(茅台酒)나 현지에서 생산되는 각 지역 특산 맥주를 즐기던 주류 애호가들조차 최근 들어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에 흥미를 가지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베이징, 상하이, 홍콩 등 1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감지됐던 반면, 최근에는 2~3선 지방 도시로까지 와인 애호가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존의 중국 대표 술로 자리했던 바이주보다 와인을 선호하는 중류층 이상의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지 편의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와인 제품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가장 잘 체감 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주택가 골목마다 자리한 와인 전문 판매소다. 퇴근 후 와인 한 잔으로 ‘저녁 있는 삶’을 즐기려는 평범한 직장인부터 인근 대학교 재학생 등 삶의 모습은 저마다 제각기 다르지만 와인이 가진 특유의 매력에 기꺼이 빠지고자 하는 이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현지에서 운영 중인 와인 전문판매소의 이름은 상점 주인의 작명 취향에 따라 ‘와인하우스’, ‘와인 명소’, ‘와인샵’ 등 다양한 이름의 간판을 달고 운영되는 것이 보통이다. 작명 취향의 다양성만큼이나 취급하는 와인의 종류도 다양한데, 대부분의 경우는 해외에서 수입된 유명 와인 셀렉션부터 중국 국내 생산 저렴한 가격의 와인 상품들까지 두루 갖춰 놓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 와인 전문 판매소에 마련된 중국 국내 와인 브랜드 전용 구역

무엇보다 최근 몇 년 사이 매력적인 가격대에 와인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현지 와인의 강세가 눈에 띈다. 일부 상점에서는 아예 ‘차이니즈 와인’ 섹션을 따로 구획해 놓았을 정도로, 중국 현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그 명성이 이미 자자한 상황.

특히 중추절과 국경절 등 중국의 대표적인 명절을 앞두고 현지 와인 브랜드 업체들은 한 병당 20위안대(약 3~4천 원)에 공급하는 획기적인 이벤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남방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유통 업체 ‘와인샵(WINE SHOP)’에서는 ‘CHINESE WINES(國産紅酒)’ 전시 구역을 따로 설정하여 자국에서 생산된 대중성 있는 와인을 대대적으로 판매해오고 있다.

또, 오프라인 종합 유통 업체 ‘뿌뿌까오(步步高)’ 역시 매장 한 구석에 와인 전용 구역을 설정하여, 오는 10월에 있을 중국 국경절 행사 기간에 앞서 국내 와인 브랜드 할인 행사를 재빠르게 진행 중이다. 뿌뿌까오 매장에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와인 브랜드 ‘장위(Changyu)’가 1병당 60위안대(약 1만 원대), 창청(Great Wall)이 30위안대(약 5천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상품의 경우 1병 구매 시 1병 증정 행사 등 와인 애호가의 발길을 잡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와인 브랜드 장위와 창청, 2개 업체는 현지 와인 시장의 약 40% 이상을 점유한 대표적인 국내 와인 브랜드다.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 국내 와인들

실제로 필자가 방문한 현지 와인 전문 판매소 ‘와인샵’ 장쥔 매니저는 “중국의 와인 공장들은 대부분 베이징과 칭다오, 허베이성 등에 밀집해 있다”면서 “지역마다 다른 토양과 기후 등의 장점을 살려 와인의 주재료로 활용되는 Dragon’s Eye, Muscat of Hambourg, Chardonnay, Cabernet Sauvignon 등을 직접 현지에서 생산, 맛 좋은 와인을 저렴한 가격대에 공급한다는 점이 중국 와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평가하는 중국 와인에 대한 ‘저가 와인’이라는 호칭도 머지않은 미래에 재평가될 날이 올 것”이라면서 “맛 좋은 와인은 반드시 비싸다는 편견을 넘어 싸고 맛 좋은 대중성 있는 와인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중국의 와인 시장 분위기는 저렴한 가격대에 현지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원재료, 그리고 여기에 와인 애호가의 급격한 증가 등의 분위기에 힘입어 역사상 유래없는 와인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직접 목격한 골목 골목마다 자리한 와인 전문 판매소의 등장과 일반 마트부터 편의점까지 주류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한 와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지켜보며, 앞으로도 중국 내부의 와인 열풍은 한동안 꾸준하게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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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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