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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동화마을 –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

어른들의 동화마을 –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

신동호 2016년 7월 4일

프라하에서 이틀 정도 근처 지역을 가기로 하고 바로 터미널에 갔다.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 1992년에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내리자마자, 영토의 동서남북을 파악하고 근처에 세워진 마을지도 앞에 섰다. 마을 중간에 왼쪽으로 누운 옴 Ω 모양의 블타바 강 Vltava River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강 주위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으며, 동네 주민의 말로는 반나절이면 도보로도 여행할 수 있단다. 사전에 알아본 정보는 이 지역의 맥주 양조장뿐이었는데, 작디작은 마을이라고 하니 큰 두려움이 사라졌다.

[사진 001]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 사진

[사진 001]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 사진

[사진 002] 블타바 강 주변의 마을 모습

[사진 002] 블타바 강 주변의 마을 모습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걷다 보면 입이 심심할 터. 체코에도 좋은 군것질거리가 존재한다. 뜨르들로 Trdlo는 체코의 전통 빵으로 체코 여행 중에 노상에서 판매한다. 굵은 나무 봉에 이스트 반죽을 감아 숯불에 바로 구워서 주는 빵으로 다 익으면 계핏가루가 섞인 설탕을 뿌려 손님에게 제공한다. 따끈할수록 빵이 야들야들하고 달콤하다. 길거리에 뜨르들로를 들고 뜯으며 돌아다니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0원하는데, 체코의 물가에 비해서 싼 편은 아니다. 식으면 금방 텁텁해져서 재구매 욕구가 사라졌다. 한계효용이 시간이 흐르면 체감된다. 온전히 내 개인적인 취향일지도 모른다.

[사진 003] 체스키 크룸로프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뜨르들로 Trdlo

[사진 003] 체스키 크룸로프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뜨르들로 Trdlo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벨베데레 궁전에는 에곤 실레의 작품이 걸려 있다. 그는 클림트에게 그림을 배웠지만, 그림 기법은 클림트와는 대조적으로 어두웠다. 성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작가라서 논란도 많았다. 실레가 성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것은 사회에 대한 반항이었다. 그는 28세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그의 그림을 볼지는 상상도 못 했다. 에곤 실레 문화 센터 Egon Schiele Art Centrum에서는 에곤 실레의 그림뿐 만 아니라 작은 수이지만, 클림트와 피카소의 작품도 있다. 알고 보니 이 지역은 실레의 어머니의 고향. 그는 이곳에서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여기는 스보르노스티 광장에서 골목으로 들어오면 되는데, 사진 속 골목이 그곳이다.

[사진 004] 에곤 실레의 ‘왼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는 여자(1917)’ 작품

[사진 004] 에곤 실레의 ‘왼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는 여자(1917)’ 작품

[사진 005] 에곤 실레 문화 센터 Egon Schiele Art Centrum 앞

[사진 005] 에곤 실레 문화 센터 Egon Schiele Art Centrum 앞

체스키 크룸로프 성 앞에서 짧은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다리를 건너다가 관광객들이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무슨 일일까? 누군가를 부르는 호객행위도 하면서, 카메라를 들며 기회를 포착한다. 바로 그 아래 곰이 산다고 한다. 일종의 간이 동물원 같았다. 몇 마리가 사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누구는 2마리, 다른 이는 4마리란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곰은 현장에 나오지 않은 채, 콘서트장에서 앙코르를 외치며 가수를 기다리는 관객처럼 사람들은 각자 소리지리며 곰이 나오기만을 고대한다. 일부 포기한 사람이 생길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난 곰의 존재마저 의심했다. 그 찰나,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지며 곰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에 곰은 마치 이런 광경을 즐기는 양 느긋하게 주위를 돌며 스트레칭 중이다. 1마리뿐이다. 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사진 006] 난간 아래를 쳐다보고 있는 관광객들

[사진 006] 난간 아래를 쳐다보고 있는 관광객들

[사진 007] 슬슬 기어나오는 곰 한 마리

[사진 007] 슬슬 기어나오는 곰 한 마리

라제브니키교를 건너면서 보이는 체스키 성. 체코에서 프라하 성 다음으로 큰 규모이다. 성의 외벽은 스그라피토 기법으로 채색되었고, 13세기 전반에 영주 크룸로프에 의해 최초의 체스키 크룸로프 성이 세워졌다. 14세기에는 로젠베르크 가의 소유가 되었고, 이때 성은 서쪽으로 계속 증축되어 육교를 만들고 옆의 언덕까지 뻗어갔다. 마침내 체스키 크룸로프 성은 5개의 안뜰로 이루어진 대궁전이 되었고, 서쪽으로는 큰 정원이 펼쳐졌다. 18세기에 슈바르첸베르크 가가 소유하면서 내부가 화려해졌다. 둥근 원형의 성의 탑에는 160여 개의 계단이 있어서, 계단을 올라가면 시가지 윤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겨울인 11월~3월은 휴무이다. 마을을 걸을 땐 몰랐는데, 이 성에 들어오면 동양인들을 다수 볼 수 있다. 특히, 탑에서 서로 사진 찍어주는 광경은 흔하디흔하게 볼 수 있다.

[사진 008] 체스키 성의 모습

[사진 008] 체스키 성의 모습

[사진 009] 체스키 성의 탑에서 보이는 마을 전경

[사진 009] 체스키 성의 탑에서 보이는 마을 전경

체스키 크룸로프 성의 맞은편에 아기자기한 작은 가게가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가게 디자인이 꽂혀서 들어갔는데, 그 안에는 생각보다 구미에 당기는 물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먼저 보이는 건 ‘체코 전통 압착 생강빵 Cesky Pernik(Old Bohemian Gingerbread)이다. 체코전통 생강빵은 16세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비번으로 만들어 왔으며 수작업으로 나무틀에 재료를 다져 생강빵을 제조한다. 생강빵은 고품질의 남부 체코의 꿀, 밀가루 및 양념으로 만들어진다. 원래 생강빵의 나무틀에는 그 당시의 사회와 종교 상황을 보여주는 문양이 그려져 있다. 특이하게도 가게의 제품 설명이 한국어로 되어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태국어 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보아 동양인 관광객이 많다는 방증이다. 생강빵외에도 꿀, 잼, 와인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010] 체코 전통 압착 생강빵을 파는 가게

[사진 010] 체코 전통 압착 생강빵을 파는 가게

[사진 011] 한국어로 적힌 빵 설명.

[사진 011] 한국어로 적힌 빵 설명.

체스키 크룸로프에는 250년 전통을 가진 맥주 양조장이 있다. 시내에서 좀 안쪽에 있어서 일부러 찾지 않으면 어려울 수도 있다. 아예 성 앞에 있는 다리에서부터 블타바 강을 따라 걷다 보면 양조장이 보인다. 양조장은 하루에 1회(보통 11:00) 정도의 투어 프로그램이 있는데, 사전 예약도 하지 않았을뿐더러 이미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가 넘어서 외관만 보고 나왔다. 그리고 현재 재공사 중이라서 2015년 4월이 되면 투어가 가능하다고 한다. 역시나 양조장 근처에는 그 맥주를 전문으로 파는 펍이나 레스토랑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양조장 정문에서 1분 거리에 에겐베르크 레스토랑 Restaurace Eggenberg이 보인다. 체스키 크룸로프의 수제 맥주인 에겐베르크의 직영 레스토랑이다. 이 레스토랑은 옛날에 쓰던 맥주병들과 주방가구들로 자연스럽게 인테리어로 손님을 맞이한다. 굴라시 등의 고기 요리와 잉어나 송어 등 생선요리가 주메뉴다. 맥주도 다양하게 테이스팅해봤다. 기본적으로 여기는 맥주 한잔이 거의 우리 돈으로 약 1,000원대, 음식도 1만원대란 점이 마음에 든다. 이 지역은 에겐베르크 맥주가 지역 맥주이기에 이 맥주의 간판을 달고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많다.

Eggenberg Lager(5.0%)
투명하고 약한 짙은 황금색빛. 과일향이 약하게 난다.

Eggenberg Black(4.2%)
둥켈 종류의 ‘검은 라거’다. 거품이 약한 노란색이며, 드라이하다. 흔히 개인적으로 ‘쇠맛’이 난다고 하는데, 몰트맛이 그러하다.

Eggenberg Weizen
독일의 밀맥주보다 연하고 부드럽다. 라거와 밀맥주의 중간 정도의 풍미.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맥주.

Eggenberg Citronove Pivo Lemon beer(3.2%)
다른 라들러 맥주보다 레몬 향과 맛이 강하다. 여성들이 레모네이드 대신으로 음용하기 좋다. 설탕을 함유하지 않았으며, 레몬과 라임으로 맛을 냈다.

[사진 012] 에겐베르크 레스토랑 Restaurace Eggenberg

[사진 012] 에겐베르크 레스토랑 Restaurace Eggenberg

[사진 013] 에겐베르크 레스토랑 Restaurace Eggenberg의 바 Bar

[사진 013] 에겐베르크 레스토랑 Restaurace Eggenberg의 바 Bar

 

[사진 014] Eggenberg Lager

[사진 014] Eggenberg L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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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발로 기억하는 보헤미안, 혀로 즐기는 마포술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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