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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하와이 특산 와인

알로하! 하와이 특산 와인

임지연 2020년 2월 26일

Quality, Handcrafted Hawaiian Wine

많은 사람들에게 하와이를 ‘와인의 땅’이라고 소개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현존하는 유일한 ‘파라다이스’ 하와이라는 홍보 문구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하와이 예찬자들조차, 이곳에서 생산된 다양한 종류의 와인에 대해서는 일면식 없다는 표정을 짓기 일쑤.

하지만 알고 보면 하와이 또한 섬에서 생산되는 각종 야생 꽃과 거기서 추출한 100% 하와이산 꿀, 천연 과일 등을 활용해 만든 맛 좋은 와인이 생산되는 미국의 주요 지역 중 한 곳이다. 매년 작은 규모이지만 신선하게 생산된 와인이 온/오프라인 두 채널을 통해 전 세계 주류 애호가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하와이 주민의 약 80% 이상이 밀집해 거주하는 오아후(Oahu) 섬 일대의 대형마트에서 ‘하와이 특산품’이라는 이름으로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하와이를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라는 3월부터 7월까지, 전 세계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할인 행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호놀룰루 시 중심의 대형 마트 ‘돈키호테’ 내의 와인 전문 진열대

Hula o Maui

단 10~20달러대에 맛 좋은 하와이 현지 특산 와인을 맛볼 기회인 것이다. 비록 화려한 유명세는 없지만, 하와이의 풍미를 제대로 담았다고 평가받는 현지 와인 중 단연 눈에 띄는 상품으로 ‘Hula o Maui’가 꼽힌다.

오아후 섬 호놀룰루 시에 위치한 대형 마트부터 골목마다 한둘씩 자리 잡은 주류 소매점에서 여행자의 눈을 가장 빨리 사로잡는 것이 있다면 바로 ‘훌라 춤’을 추는 여인의 사진이 부착된 이 제품일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하와이 전통춤 ‘훌라’라는 명칭을 가진 ‘Hula o Maui’는 파인애플 스파클링 와인(Pineapple Sparkling Wine)의 일종이다.

마트 내의 하와이 특산 와인 코너

아시아인의 거주 비율이 유독 높은 하와이 특성상 호놀룰루 중심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각 나라 상품을 진열해 판매하는 대형 상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상점 중 가장 큰 규모는 ‘돈키호테’. 일본계 이주민의 수가 가장 많은 호놀룰루(Honolulu)의 사정상 이 일대에서 가장 손꼽히는 대형 상점 역시 일본에서 상륙한 대형 마트 ‘돈키호테’가 꼽힌다. 물론 이곳을 찾는 이들의 상당수는 일본 또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출신의 현지 이주민과 여행자들이 대부분이다. 아시안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각종 수입품이 진열장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매장 사정에도 불구하고, 와인 전문 판매 구역에는 하와이 특산 와인 제품들이 가장 보기 좋은 자리에 진열된 것이 눈에 띈다. 이 일대 와인 상품 진열장 중 가장 잘 보이는 ‘메인 진열장’을 차지한 제품이 ‘Hula o Maui’ 등 현지 하와이 특산 와인 브랜드인 것. 아마도 현지 주민은 물론이고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하와이 특산 와인을 꾸준하게 찾는 이들이 상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와인은 훌라춤을 추는 여인의 사진을 담은 ‘훌라오 마우이(Hula o Maui)’로, 지난 1994년 첫 생산된 이후 약 25년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꾸준하게 받아왔다는 평가다.

하와이 특산 와인 ‘Hula o Maui’

와인 생산을 위해 첨가되는 주원료는 현지에서 생산된 유기농 파인애플이다.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30~40분 거리에 위치한 마우이 섬(Maui)에서 매년 직접 생산되는 100% 로컬 파인애플(Maui Gold pineapple)로만 제조되는데, 신선한 파인애플 본연의 향을 살리기 위해 Hula o Maui 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파인애플 농장에서 공수된 덜 익은 상태의 파인애플이 주요하게 활용된다.

산도가 높은 상태의 다소 덜 익은 파인애플을 첨가해 1차적으로 주조한 이후 각 병에 담긴 와인은 2차 단계의 성숙, 발효 과정이 수반된다. 더 좋은 맛과 풍미를 더 하기 위해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8개월까지 추가 숙성 기간을 갖는 것. 숙성 시기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상이하게 조정되지만, 이 기간을 통해 알코올 도수 12.5%인 최적 상태의 농도로 완성된다. 이 기간은 신선한 파인애플 향을 잃지 않으면서도 가장 성숙된 농도의 와인 풍미를 느끼기에 가장 적절한 시간이라는 것.
업체가 소개하는 ‘Hula o Maui’의 가장 큰 매력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스파클링 와인 중 연인과 즐기기에 가장 매혹적인 와인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Hula o Maui’를 소개하는 현지 신문에는 ‘열정’ 한 스푼에 신선한 파인애플, 레몬을 첨가해 만들어낸 환상의 향과 맛이라고 소개되고는 한다.

지난 2014년에는 ‘Hula o Maui’ 첫 상품 출시 20주년을 맞아, 단 100개의 한정판이 판매된 바 있다. 이 제품은 시장에 출시되기 이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는데, 출시 한 달 전 이미 ‘완판’되며 더 많은 이들에게 그 맛과 풍미에 대한 궁금증을 남기기도 했다.

Hula o Maui의 달달한 향과 맛을 두 배로 즐기기 위해 현지 주민들은 상큼한 오렌지 주스와 함께 곁들여 마시는 등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 시간에 즐기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 친구들과 지인을 초대해 함께 하는 시간에 가벼운 음식을 곁들여 먹는 시간에도 함께 즐기기에 좋다. 뿐만 아니라,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현지 거주 한국계 이민자 가정에서는 한국 음식과 비교적 잘 어울리는 현지 와인으로 ‘Hula o Maui’를 꼽기도 했다. 가격은 1병당 24달러 내외다.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Meadery’

Nani Moon Meadery

또 다른 현지 특산품을 꼽자면, ‘Nani Moon Meadery’을 떠올리는 현지 주민들이 상당하다. 일체의 다른 화학 첨가물이 포함되지 않은 100% 하와이안 꿀로 주조됐다는 점이 Nani Moon Meadery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인지,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원주민 중에는 <It’s not beer, it’s not wine. it’s MEADERY!>라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Meadery’에 대해 정의하기를 맥주도 아니며, 와인도 아닌, 오로지 ‘Meadery’라고만 칭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제품이라는 것.

하와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종류의 주류가 있지만, 특히 ‘Meadery’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장에 진열됐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제품이다. 이처럼 주로 결혼식장 피로연에 참석한 하객들과 신랑 신부의 미래를 축복하는 자리에 함께하는 것은 ‘Meadery’에 담긴 번영과 다산의 이미지 덕분이다. 이와 관련해 부부가 결혼식 첫날 허니문에서 ‘Nani Moon Meadery’를 즐긴다면 허니문 베이비를 얻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설(說)’이 전해질 정도다.

‘Meadery’는 알코올 도수에 따라 6~16%까지 총 6종류가 판매 중이다. 시그니처 Meadery로는 ‘Winter Sun’이 꼽힌다. 도수 12%(750ml)의 하와이 카우아이(Kaua’i)섬에서 자란 야생 꿀을 채취, ‘스타프루트(starfruit)’와 ‘릴리코이(lilikoi)’ 등 현지에서 생산된 열대 과일을 혼합해 주조한 덕분에 부드러운 향과 맛을 갖췄다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특히 주말이면 해변가 또는 야외에 마련된 바비큐장에서 작은 파티를 즐기는 문화를 가진 하와이 현지인들에게 저녁 식사에 곁들여 마시기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가격은 28달러.

총 6가지 맛과 도수로 판매 중인 ‘Meadery’ / 사진 출처: Nani Moon Meadery 홈페이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또 다른 Meadery는 파인애플 라임(Pineapple Lime)이다. 카우아이 섬에서 생산한 라임과 햇볕에 숙성시킨 파인애플, 그리고 섬에서 자란 야생 꿀이 주원료. 도수 12%의 파인애플 라임은 차갑게 즐기거나 위스키에 얼음 조각을 넣어 혼합해 즐기는 on the rocks 방식으로 마시기 좋다.

카카오 문(Cacao Moon)도 하와이의 맛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줄을 잇는 제품이다. 하와이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마카다미아너트와 카우아이 섬에서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한 카카오에 바닐라 원액을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닐라 향과 견과류 특유의 고소함이 섞인 덕분에 부드럽고 달달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주로 연인과 함께 즐기기 좋다. 도수는 13%.

‘Deviant Beehavior’는 가장 최근에 출시된 신상품이다. 한정된 양만 생산하는 일종의 한정판 에디션인 셈이다. 카우아이 야생화에서 추출한 꿀과 유기농 파인애플, 하와이산 칠리 페퍼가 혼합된 덕분에 알싸하면서도 독특한 향과 풍미를 담아내고 있다. 주로 스테이크 요리와 코코넛 카레, 각종 크림 요리에 곁들여 먹기에 좋다. Meadery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마니아 층의 주민들은 다크 초콜릿과 함께 얼음을 넣어 희석한 뒤 즐겨 마시기를 강력 추천하기도 한다. 도수는 13%.

병 외관을 장식한 그림은 현지 아트 디자이너 Shastin Grace의 작품

특히 ‘Meadery’병에 새겨진 로고와 사진, 그림들은 모두 마오이 현지 로컬 아티스트들의 작품이다. 로컬의 대중화와 지역 경제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하와이 주민들의 의식이 담긴 제품인 셈이다.

아시아 대륙에서 출발하든, 미국 대륙에서 출발하든, 하와이는 태평양 한가운데 소재한 섬이라는 점에서 약 10시간에 걸친 긴 비행과 입국심사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지치게 하곤 한다. 하지만, 일단 도착한 하와이 공항에서 만나는 ‘알로하’라는 반가운 음성을 시작으로 오직 이곳에서만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각종 와인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10~20달러대에 맛볼 수 있는 풍미 깊은 현지 특산 와인을 맛보기 위한 이유 하나만으로도 하와이를 찾을 이유가 충분하다. 지친 일상을 벗어나 도시가 주는 중압감을 벗어던지고, 이름만 들어도 싱그러운 하와이로의 여행을 계획해보자. 물감을 풀어놓은 듯 쏟아지는 태양이 있는 와이키키 해변, 그리고 알라모아나 항구와 매일 저녁 7시 즈음이면 마주할 수 있는 보랏빛 석양까지. 거기에 더해 향 좋고 맛 좋은 현지 와인까지 떠올린다면, 이번 여행은 하와이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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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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