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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링, 어디까지 마셔봤니?

스파클링, 어디까지 마셔봤니?

조나리 2022년 1월 25일

생일, 졸업식, 결혼식, 입사 혹은 승진 파티… 이 모든 자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단연코 샴페인일 것이다. 코르크를 뺄 때 나는 경쾌한 ‘펑’ 소리와 쉴새 없이 떠오르는 기포가 즐거운 기분을 돋우기 때문. 그러나 이것은 샴페인뿐 아니라 모든 스파클링 와인이 가진 미덕이고,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모든 스파클링 와인이 샴페인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여건이 된다면 언제나 샴페인을 고르는 것이 최선일까? 프로세코니, 까바니 하는 것들은 샴페인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기준으로 붙여진 이름일까?

출신지에 따른 구분

다들 알다시피 샴페인은 프랑스의 샹파뉴에서 엄격한 기준을 따라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만을 일컫는다. 샴페인의 프랑스어 발음이 샹파뉴이니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게 기억할 수 있다. 까바는 스페인 출신, 프로세코는 이탈리아 출신이며 젝트는 독일이 고향이다.

스페인 북쪽의 카탈루냐 지역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까바에는 주로 마카베오와 파에야다, 자렐로가 사용되어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르로 양조하는 샴페인과 차이가 있지만, 만드는 방법은 샴페인과 같다. 프로세코는 이탈리아의 베네토 지방에서 글레라를 주로 사용해 만들며, 만드는 방법은 샴페인과 다르다. 한 가지, 모든 프로세코가 스파클링 와인인 것은 아니다. 베네토 지역에서 일정한 기준을 따라 만든 스틸 와인도 프로세코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프랑스의 샹파뉴 이외 지역에서 샴페인과 같은 방식으로 양조하는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이라고 부른다. 샹파뉴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부르고뉴, 남부의 리무, 중부의 루아르에서 나는 크레망이 잘 알려져 있다. 크레망 드 부르고뉴는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를, 크레망 드 리무와 크레망 드 루아르는 슈냉 블랑을 중심으로 블렌딩한다.

기포를 만드는 마법

‘샴페인과 같은 방법’, ‘샴페인과 다른 방법’이 대체 뭘 의미하는 거냐고? 이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스파클링 와인의 매력적인 기포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스파클링 와인도 스틸 와인처럼 포도를 수확하고, 즙을 짜낸 뒤 발효해서 만든다. 비밀은 그 다음 단계에 있으니, 바로 (샴페인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스틸 와인을 블렌딩한 뒤) 이스트와 설탕을 넣어 한 번 더 발효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발효하는 통 혹은 병이 닫힌 상태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지 않고 액체 속의 탄산으로 남는다.

샴페인은 이 두 번째 발효가 병에서 이루어진다. 이스트와 와인이 더 가깝게 접촉하는 만큼 토스티한 아로마가 강조되며, 압력이 높아 섬세하고 오래 가는 버블이 만들어진다. 이 방식을 ‘트래디셔널 메소드’ 혹은 ‘메소드 샹프누아즈’라고 부르며, 위에 언급한 대로 크레망과 까바 역시 이 방식으로 만든다.

대부분의 프로세코는 병이 아닌 탱크에서 두 번째 발효가 이루어진다. 이스트와의 접촉면이 줄어들어 글레라 포도 본연의 프루티함과 꽃 아로마가 두드러진다. 이 방식을 ‘탱크 메소드’ 혹은 ‘메소드 샤르마’라 부른다. 여기서 잠깐, 그럼 ‘스푸만테’나 ‘프리잔테’는 뭘 의미하는 것일까? 이 둘도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의 종류인 것 같기는 한데, 그럼 프로세코와 어떻게 다른 것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프로세코는 스푸만테도, 프리잔테도 될 수 있다. 지역과 품종을 기준으로 명명하는 프로세코와 달리 스푸만테와 프리잔테는 발포성의 정도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기 때문. 강한 발포성 스파클링 와인은 스푸만테, 약 발포성 스파클링 와인을 프리잔테라고 부른다.

꼭 샴페인이어야 할까?

샴페인은 비싸다. 엔트리급이라 해도 한국에서는 8~9만 원부터 시작한다. 좋은 날 한두 번이야 괜찮을지 몰라도 데일리로 퐁퐁 따서 마시기는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종류에 따라 4~5만 원대부터 구할 수 있는 크레망을 샴페인의 대체제로 많이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까바는 트래디셔널 메소드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중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고 접근성도 좋다. 그렇지만 때때로 역시 싼 게 비지떡인가 싶은 퀄리티를 만나기도 하는데, 일정한 숙성 기간을 보장하는 리제르바 혹은 그란 리제르바, 포도나무의 수령과 생산량을 제한하고 싱글 빈야드의 포도만으로 만드는 파라헤 칼리피카도(Paraje Calificado)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밀라노에서 열리는 프란치아코르타 페스티벌]

이탈리아 스파클링 중에서도 프로세코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수확량 면에서는 샴페인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며 트래디셔널 메소드로 만드는 고급 스파클링 와인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도 눈여겨 보자. 낮에는 햇볕이 풍부하고 저녁에는 서늘한 기후와 미네랄이 풍부하며 배수가 잘 되는 이 지역의 토양은 와인의 산도를 보장하고, 이스트 찌꺼기와 함께 충분한 숙성 기간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샴페인 못지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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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리

애주 경력 15년차 북 에디터. 낮에는 읽고 밤에는 마십니다. / mashija@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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