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마스터 소믈리에가 되려면?

마스터 소믈리에라는 자격을 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험은 어렵기로 악명 높고, 오직 와인의 세계에서 진정으로 살아 숨 쉬는 사람만이 합격할 수 있다. 매트 스탬프 MS가 설명한다.

나보다 경험이 많은 동료 마스터 소믈리에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마스터 소믈리에는 세계 어느 나라의 어떤 와인에 대해서든 합리적인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반피의 브루넬로부터 레나르다-파슈의 부게이-세르동에 이르기까지, 정확하면서도 간결하게 와인을 분류하고, 손님에게 영업하고, 음식과 자신 있게 매치하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와인을 내놓고, 이 모든 걸 요령 있으면서도 침착하게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성공의 관건이다.

우리는 우리의 취향을 주장하기보다는 고객의 취향과 입맛을 잘 해석하는 사람이라고 보는 게 옳다. 다큐멘터리 영화 SOMM에서 펼쳐지는, 내 MS 시험에서 본 것 같은 장면들을 보면서 새삼 깨달은 것이지만 우리는 일류 와인 비평가들이 위치한 꼭대기에서 거리가 먼,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의 소믈리에들은 와인의 세상에서만 살고 숨 쉰다.

많은 훌륭한 소믈리에들이 독학을 통해 직접 찾은 최고로 가는 길을 걷기도 하지만 MS야말로 와인을 서빙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면서 획득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따는 일은 전혀 쉽지 않다. 최근 치러진 시험에서 총 60명의 응시생 중 단 7명만이 합격의 영광을 누렸고, 코트 오브 마스터 소믈리에(CMS)는 매년 소수의 사람만 회원으로 받아들인다. 런던에서 첫 시험이 치러진 1969년 이래로 지금(2013년)까지 이 자격증을 딴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197명에 불과하다.(2017년 현재는 236명이다.-편집자)

현재 CMS는 유럽과 미국에 지부를 두고 있고, 회원은 영국, 미국, 캐나다, 칠레에 분포하고 있다. 회원들은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뉴욕의 일레븐 매디슨 파크, 영국의 팻 덕, 캘리포니아의 더 프렌치 론드리)이나 이보다 조금 더 캐주얼한 식당들(뉴욕의 코르크버즈, 런던의 28-5, 콜로라도의 프라스카 푸드 앤 와인)에서 열심히 일하며 와인의 마케팅과 양조에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장기자랑이 아니다

그렇다면 마스터 소믈리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답은 수년에 걸친 준비를 통해 세 가지 영역, 즉 테이스팅, 서비스 실기, 그리고 이론 시험으로 구성된 테스트를 통과하면 된다. 일종의 로또를 입에 물고 태어나서 성인이 될 즈음이면 마고와 이켐의 미묘한 차이까지 구별해낼 줄 아는 프랑스인 ‘슈퍼 테이스터’ 같은 이미지는 잊어라. 내게 있어 마스터 소믈리에로 가는 길은 훨씬 힘들었다.

2005년 나는 레스토랑 운영 분야의 커리어를 와인의 커리어로 바꾸기로 마음 먹고 교육받을 곳을 찾았다. 당시 나는 네브라스카 주 오마하 – 워렌 버핏과 소고기의 고장 – 에 살고 있었기에 그런 교육 기관은 찾기 힘들었다. 지역 와인 전문가들이나 무거운 와인잔과 값비싼 와인을 탐내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와인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을 더욱 키워 제대로 된 커리어로 만들어줄 수 있는 진지한 프로나 멘토는 거의 없었다. 지역 와인 교육자들은 대부분 소비자에게 중점을 두었고 그중 한 ‘전문가’는 우스꽝스럽게도 테루아와 조그맣고 겁 없는 강아지를 혼동해 말하기까지 하여(그것도 일관되게) 나는 토론토로 가 CMS에서 실시하는 이틀짜리 과정을 수강했다. 그곳에서 나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의 기본과 소믈리에로서의 기본자세와 기술을 배우고 이 일에 뛰어들었다.

어떤 이들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장기자랑이나 재미있는 게임 정도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아주 유용한 도구다. 이 기술을 연습하면 – 이것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연습이 필요하다 – 와인의 특징을 객관적이면서도 의미 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갈고닦을 수 있다. 그리고 와인의 점수나 라벨, 역사, 인식된 가치 같은 잡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와인을 정확히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기본 강좌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MS를 꿈꾸는 사람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 가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바로 서티파이드 소믈리에 시험, 어드밴스드 소믈리에 시험, 그다음이 초청된 사람만 치를 수 있는 마스터 소믈리에 시험이다. 세 가지 시험 모두 블라인드 테이스팅 능력이 요구된다.

최종 시험의 경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여섯 가지 와인이 주어지는데, 총 25분 동안 각각 주된 포도 품종, 빈티지, 품질 수준, 생산국과 생산지를 알아맞혀야 한다. 합격점을 받으려면 완벽한 결론이 필요하지만 이것 말고도 타닌, 알코올, 산도, 당도 등을 추정하여 와인을 묘사하는 것은 물론, 아로마를 정확히 밝히고, 여운의 길이를 판단하고, 와인의 외양을 평가해야 한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추론의 과정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초록 피망이나 잔디 향을 소비뇽 블랑에 함유된 피라진 화합물과 연관시켜 생각하고, 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시험 응시자는 논리적으로 소비뇽 블랑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추론을 통해 와인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와인을 정확히 묘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는 이런 기술을 매일 연습한다. 2011년 MS 시험에 통과했을 즈음 나는 아마 와인을 구매하는 데만도 대학교 3-4년 치 등록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썼을 것이다.

 

직감, 자기 수양, 평정심

와인에 대해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하고 나면 소믈리에로서 기술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나는 2008년 어드밴스드 소믈리에 시험에 통과한 뒤 네브라스카를 떠나 캘리포니아로 갔고, 거기에서 유명한 레스토랑 두 곳, 팜하우스 인 앤 레스토랑과 프렌치 론드리에서 소믈리에로 근무했다.

MS 명예의 배지, ‘레드 핀’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훌륭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이 분명 도움이 된다. 프렌치 론드리에서 나는 2,000종이 넘는 와인을 관리하고, 세세하게 다른 요령이 있어야 하는 별의별 손님을 다 만났으며,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부터 요르단의 왕비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그곳을 찾았다. 한 테이블에서는 러시아의 석유 재벌에게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의 리쉬부르 1964를 서빙하고, 바로 옆 테이블에서는 뉴저지 출신 한 커플이 근처 시장에서 사온 호니그 소비뇽 블랑을 따라주기도 했다. 좋은 소믈리에는 사람들의 겉모습을 무시하고 직감을 개발하며, 청구서에 적힌 금액보다는 손님의 즐거움으로 성공을 판단하는 방법을 배운다.

MS 시험 중 실기 시험을 치를 때에는 ‘손님들’ – 사실은 MS 채점관들이다 – 로 붐비는 식당에 들어가 45분 동안 따뜻하고, 친절하며, 효율적인 와인 영업인이 되어야 한다. 물론 함정도 있다. 채점관들이 와인과 빈티지에 대한 긴 토론에 끌어들이는 동안 가짜 지배인이 등장해 시간을 확인하며 또 다른 테이블 손님이 기다리고 있으니 서두르라고 소리를 친다. 출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는 샴페인 서비스와 오래 숙성된 레드 와인 디캔팅 같은 것들이 있지만 이 시험의 진짜 목적은 응시자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피는 것이다. 당황스럽고 놀랄 일도 흔히 벌어진다. 그런 경우 응시자는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일 것인가?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며 나는 한 마디로 볼 것, 못 볼 것 다 보았다. 레드 와인을 쏟는 일은 다반사고, 식사 중인 손님이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커플이 큰 소리로 싸우며 헤어지거나, 간질 발작을 일으킨 적도 있었고, 아일랜드 록밴드 U2의 리더 보노가 즉석에서 아카펠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열창한 적도 있었다. 어처구니없거나 끔찍한 시나리오를 아무거나 하나 상상해보라. 십중팔구는 내가 근무하면서 맞닥뜨린 상황 중 하나일 것이다.

서비스와 테이스팅을 뒷받침하는 것이 와인 이론이다. 구두 이론 시험을 준비하는 데에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 희생이 필요하다. 자기 수양도 필요하다. 평균적인 소믈리에처럼 부르고뉴나 리슬링 같은 주제에 대해서만 책을 조금 읽어서는 부족하다. 전 세계 와인을 공부할 결심을 해야만 한다.

시험을 준비할 당시 나는 거의 매일 아침에 두 시간씩 테이스팅 그룹에 참여했고, 정오부터 자정까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뒤, 잠들기 전 서너 시간 동안 이론 공부를 했다. 다른 일을 할 시간은 거의 없었다. 감정적으로 힘들었고, 스트레스가 쌓였고, 시험이라는 무게 아래 인간관계는 처참히 허물어졌다. 그 모든 것이 끝나고 나면 환희와 안도감 중간 어디쯤 속한 감정이 솟아난다. 보수와 평판이 높아지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제대로 된 응시자라면 미래의 보수 때문이 아니라 자기 발전을 위해 이 시험을 준비한다.

최근 몇 십 년 동안 와인의 세계는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했고, 소믈리에라는 직업도 그와 함께 성장했다. 50년 전만 하더라도 몇 명 없던 소믈리에는 보르도와 부르고뉴, 간혹가다 독일 리슬링을 공부했지만, 오늘날 우리의 지식은 세계로 확장되었고, 멈추는 법이 없다. 이 세상에 와인 ‘전문가’라는 건 없다. 마스터 소믈리에라는 것도 올바른 명칭이 아닐지 모른다. ‘영원한 학생’이 더 어울리는 명칭 아닐까.

소믈리에를 위한 궁극의 배지 레드 핀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포함해 마스터 소믈리에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MS와 MW, 이 둘은 어떻게 다른가?

서비스업의 발전에 헌신한 공으로 2011년 영국 4등 훈장(OBE)을 받은 제라르 바셋은 2010년 베스트 소믈리에 인 더 월드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마스터 소믈리에(1989년)와 마스터 오브 와인(1998년)을 모두 취득한 전 세계 단 3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2013년 현재 네 명으로 늘었다.) 그는 두 가지 시험의 어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두 시험을 둘러싼 미스터리의 구름 같은 것이 있다. 두 시험 모두 응시자의 와인 지식과 테이스팅 기술을 시험하지만, 그 방식은 매우 다르다. 당연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MS 자격증을 따면 가장 도움이 될 것이고, 레스토랑에서 근무한다면 시험 준비하기도 더 쉬울 것이다. 그들이 매일 하는 일과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와인 상거래에 종사하거나 더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의 경우라면 MW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나는 대단한 열의를 가지고 와인 무역업에 종사하는 MS들도 많이 알고, 레스토랑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MW들도 있다. 두 가지 상황 모두 이상할 것이 없다.

나의 경우 MS를 취득하고 MW를 따기까지 거의 10년에 달하는 기간이 나의 경험에서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989년에 시도했다면 당연히 MW를 취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이 시험을 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영어 실력도 좋지 못했다. 16세에 학교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MW에 필요한 에세이 쓰기 실력과 영어 실력을 기르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반면 MS의 경우 많은 이들이 실기 시험을 걱정하지만 나는 당시 풀타임 소믈리에였기에 그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레스토랑이 아니라 와인 가게에서 근무한다면 조금 더 힘들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자격증이 와인 지식과 테이스팅 기술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이것들은 와인 업계의 수준과 이미지를 개선하기에 매우 좋은 도구들이다. 이 시험을 보지 않는 재능 있는 와인 전문가들도 각 자격증 소유자나 응시자들과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교환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자격증들은 계속해서 존재하고, 개선되며, 우리 산업의 발전에 따라 적응을 거듭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와인 법률, 포도즙 무게, 관능 검사: MS 시험을 위한 공부

마스터 소믈리에 시험에 실제로 나오는 문제들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고, CMS는 지난 시험 문제들도 공개하지 않는다. 응시자들은 오직 대략의 범위만 알 수 있다. “전 세계 와인 생산지에 대해 논하시오”라든가 “정중하게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는 행동을 보이시오” 같은 광범위한 문제만 제기될 뿐이다. 합격하려면 세 가지 분야 모두 75% 이상을 획득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식적인 점수가 매겨지는 것도 아니다. 다음은 와인 생산지 한 곳 – 독일 모젤 – 의 예이고, 나는 시험 준비를 하면서 이 부분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기고 철저히 외웠었다.

-모젤의 역사, 지리, 토양, 기후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과 포도원

-주요 생산지의 리슬링 와인의 전반적인 특징

-양조 기법과 귀부 곰팡이의 효과에 대한 이해

-카비넷, 슈페틀레제, 아우슬레제, BA, TBA, 트로켄, 할브트로켄, 그로세스 게백스 리슬링의 차이

-골트캅셀 와인 식별

-독일 와인 법률과 최소 포도즙 무게 요건에 대한 확실한 이해

-2012년 전과 후의 용어(그로세스 게백스, 그로스 라거 등)를 포함해 VDP 와인 협회, 최소 숙성 요건, 수확량, 당도 등에 대한 확실한 이해

-JJ 프륌, 에곤 뮐러, 칠리켄, 닥터 루센, 카르트호이저호프 등과 같이 유명한 생산자와 그들의 개별적 스타일에 대한 이해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각 빈티지의 특성 이해

-아인젤라거부터 포도즙 강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일 용어 알기

여기에 독일 안바우게비에트(와인 생산지)의 수 13을 곱한 만큼 공부하기. 그리고 전 세계 주요 와인 생산 지역에 대해서도 똑같이 공부하기. 마지막으로 증류주, 맥주, 사케에도 비슷한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면 마스터 소믈리에 시험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날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SOMM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들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연습하는 소믈리에 더스틴 윌슨을 쫓아다니고 있다.

제이슨 와이즈 감독의 SOMM은 네 명의 마스터 소믈리에 응시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올해에(2013) 영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나, 정확한 개봉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CREDIT

        • 작성자

          Matt Stamp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3.4.30

        • 원문기사

          링크바로가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Tags:

You Might also Like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