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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오래 사귄 커플일수록 와인 취향도 같다?

긴 시간, 오래 사귄 커플일수록 와인 취향도 같다?

임지연 2022년 3월 2일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평소 선호하는 와인 취향이 변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나이가 들거나 나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갑자기 변화하는 등 예측하지 못했던 이유들로 인해 한 때 죽고는 못 살았던 와인 취향이 어느 한 순간 변하는 경험을 종종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와인 취향이 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그 동안 우리가 생각치 못했던 원인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당신이 최근 들어와 부쩍 선호하게 된 특별한 와인 취향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진 셈이다.

오래 만난 연인들, 와인 취향도 닮아가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함께한 커플일수록 향과 맛에 대한 선호도 역시 유사해진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폴란드의 대표적인 공립대학인 브로츠 와프 대학교와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에 위치한 연구 중심의 공립대 드레스덴 공과대학교가 공동으로 연구한 논문에서, 장기간 함께 시간을 보낸 커플들 사이에 맛과 향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던 것.

가장 짧게는 3개월부터 최장수 커플인 45년 이상의 커플들을 기준으로 총 100쌍의 커플을 조사, 이들이 가진 향과 맛에 대한 선호도에 대한 실험 결과 커플이 함께 식사하고 와인을 즐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의 선호하는 맛과 향에 대한 적응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실험은 매우 섬세하게 진행됐다. 연구소 측은 참가자 한 명당 총 38가지의 향이 담긴 샘플 키트를 제공했는데, 이 샘플 키트에는 유칼립투스, 에탄올, 자몽, 훈제육류, 카라멜 등 참가자가 예측하지 못하는 다양한 향료가 담겨 있었다.

또, 맛에 대한 함의성을 연구하기 위해 연구진은 각 샘플 키트에 단맛과 신맛, 짠맛, 쓴맛 등 다양한 맛의 시료를 담아 각 참가자들의 혀에 분사해 맛에 대한 평가도를 측정했다. 각 참가자들은 각각의 맛과 향료가 들어 있는 샘플 키트를 직접 체험한 뒤, 그 선호도를 최저 1 점에서 최고 5점까지 계산해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각각의 커플들이 로맨틱한 시간을 함께 공유한 시간이 길수록, 다양한 맛과 향에 대해 느끼는 희로애락의 선호도 정도가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연애 기간이나 부부관계를 지속한 시간이 긴 커플일수록 맛의 취향과 후각에 대한 선호도가 비슷했던 것이다.

장수 커플의 남모를 비결, ‘와인 한 잔’을 공유하는 시간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부부 관계 또는 커플들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실험이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와 동시에 각각의 커플이 느끼는 상대에 대한 만족도를 함께 측정했는데, 놀랍게도 실험에 참가한 100쌍의 커플 중 상대방에게 느끼는 만족도가 높은 커플일수록 맛과 향에 대한 선호도가 유사하게 측정됐다는 점이다.

즉, 선호하는 맛과 향이 유사한 커플일수록 긴 시간 함께하는 장수 커플일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반면 맛과 향에 대해 서로 선호하는 경향이 다른 커플들일수록 상대방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 역시 눈에 띄게 낮은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은 실험이 종료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별하거나, 각자의 길을 걷는 등 맛과 향에 대해 느끼는 커플들의 유사성 정도가 장수 커플의 가능성 여부와 매우 농밀한 관련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하고 안락한 시간을 보내며 와인 한 잔을 나눠 마시는 행복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두 사람이 서로의 기호에 더 긴 시간 잘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심지어 현재 결별을 앞둔, 스스로를 불행한 커플이라고 주장하는 커플일지라도 일정한 시간을 마련해 식사하고 와인 한 잔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들이 느끼는 불행의 정도는 이전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상대와 함께 같은 맛과 향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간 동안 서로가 느꼈던 불편했던 감정이 점차 사라지고, 서로가 가진 유사성을 찾아내 결과적으로 커플 사이의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커플 사이의 만족도와 선호하는 맛과 향이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전의 연구 결과들과 비교해, 비슷한 맛과 향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커플일지라도, 일정한 시간동안 유사한 맛과 향을 가진 와인을 공유하는 노력을 통해서 결과적으로 관계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장수 커플들에게는 그 동안 우리가 눈으로는 해석하지 못했던 분명한 이유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가 그에 대한 해답이 됐다”면서 “커플들의 취향과 관련해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하지만 현재로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 선호하는 와인 한 병을 공유하는 로맨틱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만큼 더 훌륭한 방법은 없다. 오늘 당장 와인 한 잔을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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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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