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美 와인, 주 소비층이 60대? 젊은 층을 잡아야 산다!

美 와인, 주 소비층이 60대? 젊은 층을 잡아야 산다!

임지연 2023년 3월 28일

전 세계에서 와인을 가장 많이 소비한 국가는 어디일까?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 불리는 와인의 최대 소비국이라면 의당 전통적인 와인 강국인 프랑스나 포르투갈, 스페인 같은 유럽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은 이 모든 유럽 국가들을 제치고 미국이 와인 소비량 1위 국가에 이름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제와인기구(OIV)가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21년 33.1mkl(밀리언헥토리터)를 소비해 같은 기간 프랑스(25.2mhl)의 것을 훨씬 초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1인당 소비량으로 따지자면 1인당 와인을 가장 많이 소비한 국가로는 포르투갈이 꼽혔지만, 전체 소비량은 단연 미국을 따라갈 만한 국가는 없었다고 보고서는 집계했다.

그런데 이 같은 와인 소비 최강국의 면모를 단단히 하는 미국 와인 시장에 때아닌 위기론이 제기돼 더 큰 관심이 모아진 상황이다. 거기에 더해 일각에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들이 빠른 시일 내에 15달러 이하의 보급형 와인 등 대중성 있는 와인 상품을 대거 출시하지 않을 시 미국 와인 시장은 가망이 없다는 절망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매년 미국 와인 산업에 대해 평가하고 분석해오고 있는 ‘미국 와인산업현황 2023 보고서’(State of the U.S. Wine Industry 2023)에 따르면, 미국 와인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했던 프리미엄 고급 와인의 주요 소비층이 60대 이상의 고령층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미래의 와인 시장을 주도할 주요 소비군인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할 경우 미국 와인 시장의 영화가 한때의 영광으로 막을 내릴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저가 와인 상품 출시에 방관, 프리미엄급 와인 출시에만 집중하는 추세로는 미국 와인 산업의 미래가 암울하기 그지없다는 것. 특히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와이너리와 내로라하는 광고주들은 사실상 젊은 세대를 공략할 타켓 마케팅에 소홀하면서 미래를 이끌 주요 소비층인 20~30대 소비자들을 놓치는 가장 큰 실수를 범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 보고서에 참여한 미국와인시장의 베테랑 분석가인 롭 맥밀런은 현재 미국 와인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소비자층이 70~80대의 고령층이라는 점이 결코 장점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이번 조사 결과 미국 와인 시장의 유일한 성장 동력이 60세 이상의 고령층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면서 미국의 부를 대부분 손에 쥐고 있는 고령층 덕분에 미국 와인 시장 성장을 노릴 수 있었으나, 그것은 아주 단기간에 불과한 성장으로 결국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간의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젊은 세대층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미국 와인 시장이 젊은 세대를 공략하지 못한 주요 원인이 와인 그 자체의 품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 층을 겨냥하지 않았던 홍보, 마케팅 분야에서의 뒤늦은 움직임 때문이라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미국 와인 분야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세대의 와인을 대체할 새로운 와인 상품 출시에 대한 호기심을 지니고 있으나, 이를 충족시킬 만한 어떠한 마케팅이나 홍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MZ세대들을 겨냥한, 이전 것과는 사뭇 다른 다채로운 이벤트와 와인 신상품 출시 마케팅 등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등한시하는 등의 문제가 현존하고 있다는 풀이다.

특히 그는 이번 조사 보고서가 비단 그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미국의 주요 와인 생산지 50여 곳을 대상으로 지난 1980년대 이후 총 2천만 건 이상의 와인 판매 기록을 추적 조사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 60세 미만의 소비자들은 지난 2007년 이후 미국산 와인에 대한 관심이 점차 급감했고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미국 와인 시장의 비전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젊은 세대 소비자들의 경제력이 부족하거나 소비력이 낮아서 미국 와인을 구매하지 않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현재 미국 와인이 어떤 방법을 동원해 2030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을 수 있는지 마케팅 측면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동안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경고해왔지만, 미국 와인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이제는 반응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미국 와인 시장이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 젊은 세대를 주요 소비자군으로 붙잡기 위해 가장 빠르게 움직여야 할 부분은 단연 미국 시장의 화두인 지속가능성 상품과 투명한 영양성분 표시를 통한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을 끌어들이는 것에 있다고 분석했다.

롭 맥밀런은 업계에서 ‘프리미엄 와인’이라고 부르는 최소 15달러 이상의 와인 상품은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팔려 나가는 반면, 15달러 이하의 대중적인 제품에 대한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15달러 이하의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소비자층은 젊은 세대들로, 이들에게 미국의 대중적인 와인이 더 이상 매력적으로 비치지 않으며, 이들이 저가 와인을 계기로 미국 와인에 입문하지 않는 한 앞으로 미국의 프리미엄급 와인 시장의 몰락도 멀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이 보고서는 저가 와인의 대표주자로 ‘캔’에 담아 판매하는 캔 와인을 꼽으며, 향후 캔 와인 시장이 젊은 세대를 공략할 주요한 기회가 되리라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 와인 시장이 미래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15달러 이상의 와인을 구매하고 있는 고령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점과 저가 와인 시장에 동력을 지피지 못한다면 결국 프리미엄급 와인 시장도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Tags:
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 1

You Might also Like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