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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와인 글라스 2

[와인바 Talk] 와인 글라스 2

Emma Yang 2021년 2월 4일

스물 다섯 번째 와인바 Talk, 와인 글라스 2

스파클링 잔은 와인의 미세 거품을 즐기기 위한 것에 중점을 둔 경우가 많았다면, 화이트 와인이나 레드 와인을 즐기기 위한 잔은 와인의 향이나 맛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선택해야 한다. 화이트 와인 글라스는 레드 와인 글라스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크기가 더 작다.

화이트 와인 잔은 크기가 작아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기 용이하게 만들어졌다. / 사진 출처: pinar-kucuk@unsplash

이것은 화이트 와인의 특성 때문인데, 화이트 와인은 시음 온도가 낮아 대부분 와인 쿨러(cooler)에 서비스되어 나온다. 잔이 크지 않기 때문에 차가운 와인 온도를 유지하기 용이하다. 와인 잔에서도 낮은 온도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적은 양의 와인을 자주 따라주면서 잔 안의 와인 온도를 조절한다. 또한 작은 잔은 공기와의 접촉을 적게 하며 와인의 산화도 줄여 신선한 화이트 와인의 느낌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한다. 화이트 와인 잔의 모양은 꽃향기와 신선한 시트러스(citrus)의 아로마를 즐기기 적합하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 역시 종류에 따라 좀 더 큰 잔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오크통(oak barrel) 숙성을 거쳐 복합적인 아로마(aroma)를 가진 와인이나 섬세한 향으로 공기의 접촉을 많이 필요로 하는 와인 등은 큰 잔을 쓰는 것이 좋다.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섬세한 와인으로 알려진 부르고뉴(Bourgogne) 지역의 화이트 와인을 위해 일부 와인 잔 메이커는 이 와인 전용 큰 잔을 생산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 잔은 작고 입구가 좁지 않아 닦기 편하고 관리하기 쉬워 두루두루 많이 쓰인다.

보르도 와인 잔은 볼이 크고 입구가 넓어 강한 느낌의 와인에 적합하다. / 사진 출처: serge-esteve@unsplash

레드 와인 잔은 화이트 와인 잔과 반대로 와인과 공기의 접촉면을 늘려 산화를 촉진하고 와인의 풍미를 끌어 올리기 위해 넓고 크게 고안되었다. 잔을 사용하여 산화를 촉진하는 목적은 레드 와인의 타닌(tannin)이라는 혀를 조이는 쌉싸름한 맛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 와인의 밸런스(balance)를 좋게 하기 위함인데, 와인이 가지고 있는 다른 요소인 알코올의 세기나 아로마 등도 고려하여 와인 잔을 선택하면 된다.

보통 레드 와인 잔은 크게 프랑스 와인 산지명을 딴 보르도(Bordeaux)와 부르고뉴(Bourgogne) 와인 잔으로 나뉜다. 두 지역의 와인 스타일이 극명해 이에 따라 와인 잔도 모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보르도와 부르고뉴 와인의 기준에 따라 스타일이나 포도 품종 등을 고려해 비슷한 느낌의 와인 잔을 고르면 된다.

보르도 와인은 보통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등의 포도를 여러 종류 섞어 만들고 오랜 숙성을 목적으로 하는 와인이 많은 편이라 와인이 강하고 타닌이 세다. 이런 와인을 마시기 위한 보르도 잔은 잔의 볼이 크고 입구가 넓게 벌어져 있어 와인과 공기와의 접촉을 용이하게 하고 알코올을 효율적으로 증발시킨다. 보르도 와인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느낌의 와인을 마신다면 보르도 잔을 선택하면 된다.

부르고뉴 와인의 경우 보르도 와인보다 바디감이 약하고 섬세한 아로마를 가진 와인으로 보통 피노 누아(Pinot Noir)나 가메(Gamay) 포도 품종을 사용하여 단일 품종 레드 와인을 만든다. 피노 누아 포도 품종으로 만든 부르고뉴 와인은 섬세하지만, 장기 숙성을 위한 힘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섬세한 향을 담아주면서 와인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와인 잔이 적합하다. 보르도 잔보다 더 넓은 볼 면적과 좁은 입구를 가지고 있어 비슷한 느낌의 와인을 부르고뉴 잔에 마시면 잔 안에서 훨씬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보르도 와인 잔과 부르고뉴 와인 잔의 특징을 조합해 만든 유니버셜 잔은 어떤 와인에든 잘 어울린다. / 사진 출처: marcel-gross-marcelgross@unsplash

보르도 와인 잔과 부르고뉴 와인 잔을 모두 준비할 수 없다면 두 가지를 커버하는 유니버셜(universal) 와인 잔 하나로 사용해도 좋다. 유니버셜 잔이란 쉽게 생각해 만능 글라스라고 보면 된다. 화이트든 레드는 스파클링 이든 어떤 와인을 마시든 적정 수준 이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격식 없는 레스토랑이나 가정에서 와인별로 글라스를 갖춰놓기 어려운 경우에는 유니버셜 글라스를 쓰면 좋다. 필자의 와인바에서도 이 유니버셜 글라스를 기본 글라스로 쓰는데, 손님이 유니버셜 잔이 화이트 와인 잔인지 레드 와인 잔인지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멀티 글라스라고 표현하며 어떤 와인이든 마실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섬세한 와인이 아니고서야 거의 대부분의 와인은 유니버셜 글라스로 커버할 수 있다.

와인 잔 메이커에 따라 디저트 글라스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디저트 글라스를 꼭 구매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디저트 와인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20도 이상 되는 강한 와인도 있어 마시는 양을 조절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는 일반 와인 글라스보다 크기가 작은 디저트 와인 전용 글라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손잡이가 없는 와인 잔도 두루두루 널리 쓰인다. / 사진 출처: www.libbeyfoodservice.com

모든 종류의 와인 잔을 갖추기도 어렵지만 사실 정말 필요해서가 아니라면 모두를 갖출 필요는 없다. 한두 가지만 있다면 대부분의 와인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아주 얇고 가벼운 잔은 최상품으로, 와인을 즐기기엔 한없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잘 깨지는 단점이 있다. 좋은 잔은 깨질 경우를 대비해 여러 개를 여분으로 구비해 놓아야 하고 그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집에서 편하게 마시기 위해 와인 잔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잔의 가격과 튼튼한 정도를 고려해봐야 한다.

최근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글라스 모양이 아닌 손잡이 부분(stem)이 없는 글라스도 출시되어 있다. 사실 글라스는 손잡이의 있고 없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와인을 담는 몸통 부분(body)의 모양이 중요하다. 얼마나 와인의 향과 맛을 잘 발산 시켜 그 와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느낌을 잘 표현하는가가 와인잔을 고르는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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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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