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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보르도 와인 이야기 2

[와인바 Talk] 보르도 와인 이야기 2

Emma Yang 2021년 4월 8일

서른 번째 와인바 Talk, 보르도 와인 이야기 2

고급 와인이 만들어지기 위한 여러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떼루아(Terroir)이다. 지난 기사 중 ‘와인의 빈티지’에서 언급한 것처럼, 와인의 생산에 지역적 요건과 지역에 따른 기후 조건은 매우 중요하다. 보르도는 이런 고급 와인을 만들기 위한 떼루아의 조건에 매우 많은 부분이 부합하고 있다. 적은 연평균 강수량과, 높은 일교차 그리고 높은 일조량이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데 중요한 요소라면, 해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보아도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데에 매우 이상적인 지역이 보르도이다. 거기에 더해 와인을 생산하는 데 있어 오랜 역사와 경험은 보르도가 고급 와인의 대명사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신세계 국가의 와인이 자본과 기술력으로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그들의 연구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떼루아에 맞는 포도 품종을 찾아내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국가의 와이너리에서는 구세계의 품종들을 가지고 와서 실험적인 와인 스타일과 블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반면에 보르도나 구세계 국가의 경우 긴 시간 동안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며 지금은 떼루아에 가장 적합한 품종과 블랜딩 비율들을 찾아내 와인을 만들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로 안정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기에 보르도는 지금도 고급 와인의 대명사로 불릴 수 있게 되었다.

[보르도의 포도밭]

현재 보르도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산지 보호 명칭(AOP)에서 정한 품종을 사용해야 한다. 레드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말벡(Malbec)이고, 화이트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세미용(Semillon), 뮈스카델(Muscadelle)이다. 보르도에서는 레드 와인을 만들 때 기본적으로 4가지 정도의 품종을 블랜딩한다.

좌안이라고 불리는 지롱드강 왼쪽의 경우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 품종으로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를 블랜딩하여 만든다. 우안, 즉 지롱드강 오른편 지역의 경우 메를로를 주 품종으로 하여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카베르네 프랑을 블랜딩하여 만든다. 때에 따라서는 메를로만을 사용하여 만든다. 블랜딩의 비율은 해마다 포도의 상태를 보고 와인 메이커가 맛을 테이스팅해서 정한다. 말벡 포도 품종은 보르도에서 재배하여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많이 사용하지는 않고 소량 블렌딩 하는 편이다.

메독 지역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작은 마을 단위로 들어가 와인의 스타일이나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크게는 주 품종으로 사용하고 있는 품종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와인의 스타일 차이가 있고 각 마을의 떼루아 지형, 토양, 토질 등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차이가 있다.

[메독 그랑 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 샤또 마고]

믿고 마실 수 있는 프랑스 메독의 그랑 크뤼 클라세 와인도 빈티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해마다 일정한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블랜딩을 하여 와인을 만들고 오랜 기간의 데이터를 가지고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지만,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힘이 있다. 인간의 힘으로 최대한 많은 부분을 고려하여 최고의 와인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지만, 원재료인 포도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넘어선 와인을 만들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빈티지가 와인의 품질에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빈티지의 한계라는 부분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라고 하여도 빈티지에 따라 와인의 품질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을 고를 때 빈티지 차트를 참고하여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해마다 국내에서도 개최되는 프랑스 그랑 크뤼 클라세 테이스팅 행사를 참가하다 보면 매해 와인의 품질의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와인 생산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기후 변화이다. 좋은 기후에서 생산되었던 기존의 프랑스 와인들도 기후의 변화에 따른 와인의 품질의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연평균 기온이 조금씩 올라감에 따라 섬세하게 떼루아를 표현해내던 보르도 와인들이 너무 잘 익어가는 포도 때문에 조금씩 강렬한 인상의 와인들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오랜 기간 고수해온 보르도의 와인 스타일을 변하게 만들고 있는 요소이다. 심지어 기후 변화에 따라 와인의 품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랑 크뤼 클라세를 처음 제정할 때 그랑 크뤼 클라세의 등급에 가격 측면의 정보의 반영이 있었기 때문에 와인이 비쌀 수밖에 없다. 그 당시 가격의 순서대로 등급을 정했고 그 가격이 그대로 전해져 왔기 때문에 지금도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가격에 맞춰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 한가지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아직 어린 포도나무에서 수확된 포도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랑 크뤼 클라세 와인을 만들지 않는다. 포도나무가 충분히 성장하기 위해 대략 2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어린 포도나무는 충분히 뿌리를 뻗지 못해 떼루아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해 와인에 복합적인 표현을 주지 못한다.

[샤또 마고의 세컨드 와인인 파비용 루즈 뒤 샤또 마고]

그렇다고 그동안 어린 포도나무를 통해 수확한 것을 폐기하는 것도 와이너리 입장에서 너무 큰 손해라 이것으로 와인을 만들고 그 와인에 ‘세컨드 와인(Second Wine)’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한다. 빈티지가 좋지 않은 해는 그랑 크뤼 클라세 와인을 생산하지 않고 세컨드 와인만 생산하는 경우가 있다. 세컨드 와인은 비교적 그랑 크뤼 클라세보다 저렴한 가격대라 인기가 있다. 세컨드 와인은 저렴한 가격으로 그랑 크뤼 클라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와이너리는 써드 와인(Third Wine)이라고 불리는 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그랑 크뤼 클라세가 가격대가 너무 높아 도전해보기 어려웠다면 세컨드 와인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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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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